호주 언론, 한국의 `먹방’ 열풍 흥미롭게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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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언론, 한국의 `먹방’ 열풍 흥미롭게 다뤄
  • 허겸 기자
  • 승인 2015.08.2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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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0代 소년의 라이브 `먹방’ 소개… ‘나홀로족’ 느는 사회문화적 추세 연관?
▲ 뉴스코퍼레이션 계열의 호주 주류 언론이 한국 10대 소년의 `먹방’을 소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사진=News.com.au 캡처)

  한국인 10대 소년의 인터넷 `먹방’을 호주 언론이 흥미롭게 다뤄 눈길을 끌고 있다. 

  호주의 메이저 인터넷신문 뉴스닷컴(News.com.au)은 중학생 김성진(14) 군의 먹방을 조명하고, 이처럼 먹는 방송에 열광하는 한국의 사회문화적 현상을 AP보도를 인용, 24일 호주인들에게 소개했다. 

  매일 저녁 김 군은 프라이드치킨과 피자, 중화요리를 주문해 자신의 방에서 먹는다. 이 장면은 웹캠을 통해 네티즌들에게 생중계된다. 그래서 ‘먹방(Meok Bang)’이다. ‘먹다’와 ‘방송’을 합친 신조어다. 

  김 군은 음식들을 폭풍 흡입(gorge on)하면서 네티즌들과 채팅하는 유명 방송 진행자(BJ)다. 그의 방송에는 수백 명에서 때로는 수천 명의 네티즌들이 몰려든다. 

  이 방송은 가장 성공적인 에피소드로 뽑혀 2300 호주달러(한화 약 200만 원)를 약간 밑도는 온라인 화폐 수익을 김 군에게 안겨주기도 있다. 네티즌에게 `파투(Patoo)'라는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진 그는 아프리카TV의 가장 어린 BJ 중 한 명이다. 

  우람한 체격은 아니다. 신문은 김 군의 팔뚝이 젓가락처럼 얇다고 묘사했다. 그러나 김 군은 11세 때부터 거의 매일 저녁마다 먹방을 진행해왔다. 때때로 친구들을 불러 함께 방송을 하기도 했다. 여장을 한 채로 등장해 깨알재미를 준 친구도 있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인터넷은 많은 걸출한 스타들을 배출했다. 블로거에서 프로게이머에 이르기까지 유투브 조회수가 수백만 건에 달하는 신예 스타들이 쏟아져 나왔다. 

  먹방도 인터넷을 타고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비위 상할 정도만 아니라면 젊은 네티즌들은 누군가 음식을 맛깔스럽게 먹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소소한 재미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김 군의 방송을 생중계하는 아프리카TV는 한국 인터넷 문화의 숨은 이면까지 좌지우지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플랫폼이다. 그의 방송은 아프리카TV에서 방영하는 약 5000개의 방송 중에서도 높은 인기가 있다. 종종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한다. 

  김 군은 우연찮은 동기에서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 영상으로 서로 얼굴을 보면서 같이 저녁을 먹을 사람을 찾으려다 방송계(?)에 입문하게 됐다. 함께 사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저녁 식사 시간이 이른 편이다. 그래서 김 군은 늦은 밤이면 어김없이 허기를 느꼈다고 했다. 

  방송 시간이 비교적 늦은 밤 10시이긴 하지만 김 군은 방송을 계기로 규칙적인 저녁 식사를 하게 된 것은 장점이라고 말했다. 방송으로 얻게 된 재미와 유명세는 덤이다. 

  “거리에서 저를 보고 아는 체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저는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생각해요. 이게 바로 개인방송을 하는 특전이 아닐까 싶네요.” 

  많은 이들은 먹방의 인기 비결을 나홀로 거주자가 늘어나는 최근 한국의 사회문화적 추세와 연결 짓기도 한다. 

  아프리카TV의 안준수 본부장은 “온라인에서의 상황이긴 해도, 누군가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하면 똑같은 말이라도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먹방’에 대한 대중적 인기의 원인을 분석했다. 

  고등학생인 안원준(17) 군은 AP와의 인터뷰에서 부모님과 함께 식사하는 것 보다 김 군의 먹방을 보면서 저녁을 먹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나 신문은 방송에 출연하는 김 군의 태도가 항상 공손한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문에 따르면 김 군은 시청자들 앞에서 크게 트림을 하거나 화장실에 용건이 있다며 방송 도중 갑작스럽게 자리를 뜨기도 했다. 

  김 군은 다시 돌아왔을 때 가장 마지막으로 ‘좋아요(Like)’ 버튼을 클릭한 네티즌에게 상을 주겠다는 미션을 남기고 훌쩍 자리를 비우기도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허겸 기자  khur@dongponews.net 
               kyoumhu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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