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국회를 해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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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국회를 해산하라!
  • 정채환
  • 승인 2004.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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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5일 한국의 제 17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가 끝이 났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진보계열의 민주노동당이 정당득표에서 많은 지지를 받아 비례대표로 무려 8석이나 얻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구 당선 2명과 함께 단번에 10명의 의원이 탄생했다.
또한 민주노동당은 부유세 신설과 이라크 파병 반대 등 독특한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에 향후 의정활동에도 상당히 기대가 크다.

◎ 권영길 대표의 탄핵의 정치적 해결
그런데 걱정도 앞선다. 우선 권영길 대표의 첫 발언을 듣고서이다. 그는 "탄핵이라는 분란의 불씨를 그대로 둔 채 17대 국회로 갈 수는 없다"며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의장과 비슷한 발언을 하였다. 즉 "헌재 판결 전이라도 3당 대표회담에서 정치적 타결을 보자"는 것이다.
아니 헌재는 폼으로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분명 이런 탄핵에 관한 심판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독자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관인데 그들의 권한을 정치권이 뺐자고 하는 것이 말이 되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열우당의 송영길 의원은 한 수 더 떠서 "헌법재판소는 국민이 뽑은 것도 아니고, 민주적 정당성도 취약하다"며 "이런 헌재가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의 진퇴를 결정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방송 토론회에서 떠들었다. 두 '영길'이가 성(姓)만 달랐지 왜 그리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이 뇌물을 받았다고 검찰이 마음대로 기소하는 것도 말이 되지 않아야 하지 않은가. 그런데도 지금 줄줄이 구속되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정도라고 한다. 왜 여기엔 대해선 말이 없는지? 정치인은 자신의 논리가 뚜렷해야 한다. 오늘과 내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말이 틀려지면 그땐 정치인이 아닌 정략모리배이다.  

◎ 신실한 여론조사 기관으로 처리하라
물론 국민의 많은 수가 탄핵을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나와 있다. 또 그런 여론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탄핵을 감행했다. 투표 193명에 191명의 찬성으로 거의 만장일치와 마찬가지의 압도적 수치로 가결된 것이다. 마치 유신헌법 하에서와 같이 일사불란한 현상이 일어났다. 아마 헌정이래 이런 압도적 찬성은 처음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제는 헌재의 결과를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참 민주주의가 아닌가? 입으로 민주주의를 떠들면서 이미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3권분립 조차 말살하려고 시도하는 이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들인가? 행정부와 국회와 사법부가 서로 균형과 견제를 취하고 있는 상태가 민주주의 근간인데 무조건 여론으로 밀어 부쳐야 한다면 아예 국회를 해산하는 것이 가장 정당한 일 아닌가. 그래서 여의도 국회의사당도 없애고 사법부도 대폭 줄이고 신실한 여론조사 기관을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만들어 그들에게 매사를 맡기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여야의 싸움도 없고 국회의원에게 주는 세비와 기타 경비도 줄어 국가예산도 엄청 절약되니 이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고루 혜택이 가도록 긴요하게 사용하면 될 것이다.
아마 권영길, 송영길 두 영길은 펄펄뛰고 반대하겠지. 권영길은 난생처음 들어가는 국회라 더 길길이 뛰겠지만 말이다. 하여간 정치권이 만능이 아니고 정치인이 모든 권한을 다 갖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란 걸 명심해 주었으면 한다.

3권분립이 되어 균형과 견제를 취하는 것이 민주주의 근간인데 여론조사만 믿고 밀어 부친다면 아예 국회도 해산시키고 사법부도 줄여서 그 비용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훨씬 합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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