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셀도르프 코레아 헬라우!', 독일에 어우러진 한국 전통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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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셀도르프 코레아 헬라우!', 독일에 어우러진 한국 전통문화
  • 나복찬 재외기자
  • 승인 2015.02.2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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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뒤셀도르프 로젠몬탁 카니발' 현장을 가다

▲ 지난 16일 열린 '2015 뒤셀도르프 로젠몬탁 카니발'에 한국 풍물 전통문화팀이 참가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독일 현지인들에게 알렸다. 왕가행렬이 펼쳐지고 있다.
                     

  ‘2015 뒤셀도르프 로젠몬탁 카니발’이 ‘화려하고도 꿈결 같은 카니발을 즐기자!(Tarumhaft Jecken!)’라는 주제로 지난 16일 열렸다. 전 독일에 생중계된 이번 축제에는 수십만명이 참석했다.
 
  그 가운데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한국 풍물 전통문화팀도 함께했다. 이들은 수많은 뮤직카펠레와 차량, 카니발을 즐기려는 인파들과 어울려 아침 시간, 차갑게 느껴지던 라인 강변의 체감온도를 한껏 올려놓았다.
 
  근래 30년 만에 최고 화창한 날씨라는 기분 좋은 방송과 함께 시원스레 흐르는 라인강가에서 풍물패의 가락이 울려 퍼졌다.
 
  궁중복을 착용한 왕, 왕비들과 기념 촬영하는 사람들, 아름다운 자태의 무용단에 접근해 기념사진촬영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여기 저기 넘쳐났다.
 
  한국산 핸디와 장대 촬영기를 이용해 영상을 담은 한 독일인은 “굉장하고도 충격적인 음에서 어떤 에너지를 받는 것 같다”며 우리 풍물가락에 심취한 모습을 보였다.
 
 
▲ 깃발을 휘날리며 행진 중인 한국 참가자들
 
  쉴 새 없이 울려 퍼지는 우리 풍물가락은 행진 대기 장소에서부터 카니발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었다.
 
  오후 12시30분이 되자 뒤셀도르프한인회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RW)문화단체들이 준비한 행렬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독도는 우리 땅!'이란 현수막이 걸린 차량 뒤에서 두 마리의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그림이 담겨진 구미농악단의 대형 깃발을 선두로 86명으로 구성된 한국 팀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두레마당예술단 16명, 현지 풍물단(뒤셀도르프한글학교 성인반과 사물반, 복음한글학교, 윤행자 한국간호협회장 등) 30명, 탈춤, 왕가행렬(김좌겸, 안희숙 등), 춘향과 이도령, 월매와 어우동, 고창원 회장 등의 양반과 평민 행렬, 김시균 도르트문트한인회장 일가를 포함한 한복행진과 부채팀 순으로 행진이 진행됐다.
 
  한국 팀 행진 선두그룹에는 한국문화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는 16인조 한두레마당예술단이 나서 현지 풍물단과 함께 훌륭한 호흡을 맞추며 흥을 이끌어 나갔다. 연도에 늘어선 수많은 시민의 환호와 극찬이 쏟아졌다.
 
  시청 앞에 도착하자 “뒤셀도르프 코레아 헬라우!”라는 말과 함께 대형 스피커를 통해 한국 팀이 소개됐다. 한국 팀은 또 한 번의 신명나는 한판을 펼쳤다.
 
  가이젤 뒤셀도르프시장 내외, 니 어쉬박 독일축구협회장 내외, NRW주정부 인사들과 내빈들로부터 뜨거운 인사가 건네졌다.
 
  이날 뒤셀도르프시는 VIP 계단좌석을 1곳뿐이던 작년과는 달리, 총 3곳에 설치, 고가의 좌석을 3배로 확장함으로써 약삭빠른 상흔을 발휘하기도 했다.
 
  한편 실황중계를 마친 독일 WDR TV 방송국 중계차는 도보행진팀(Fussgruppe)을 통해 이색적이고 전통적인 문화를 보여준 한국 팀과 볼리비아 팀을 으뜸이라고 치켜세우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풍물패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차량행렬에서는 샤를리 엡도 사건을 반영한 ‘어떤 테러도 풍자(Satire)를 멈추게 할 수 없다!’는 문구, 메르켈총리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평화 노력, 이젤 신임시장이 텅 빈 시금고를 전임자로부터 받았다는 경고, 유럽연합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으로 농산업에 종사하는 서민들의 위축 등을 그린 차량과 구글,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남용, 보코하람을 제치고 테러경쟁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알카에다와 IS, 힘 빠진 PEGIDA의 움직임, 바티칸의 개혁 등 정치성 있는 그림과 문구를 담은 차량들을 그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았다.
 
  3시간여의 시가행진을 마친 최현영 단장(경북인터넷신문 대표)은 경북과 구미시의 지원에 감사를 전하며 “이번 독일방문이 독도 컨셉에 맞춰져 있다. 시민들이 함께하는 분위기, 한국의 위상을 볼 수 있는 발전된 재독동포사회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또한 최 단장은 "카니발행사를 한국과 연결해 보고 싶다"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행렬을 이끈 40명에 달하는 풍물 팀은 지난달 14일 첫 상면에 이어, 15일에도 한인문화회관에서 손발을 맞추는 등 만전을 기해 이 날 행진을 준비했다.
 
  뒤셀도르프한인회에서는 식사와 음료, 의상, 행렬 구성 등에 철저를 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약 50m에 달하는 한국팀 행렬은 코스가 바뀔 때마다 확성기를 통해 "코레아, 코레아"라 는 소개를 받았다.
 
  제2의 파리라 불리는 쾨닉스 알레 마지막 구역에서는 한국팀이 시야에 들어오자, 작년에 이어 참가한 “페어라인 코레아”, “게마인데 코레아”로 소개되어 그 인지도를 높였다.
 
▲ 사물놀이팀이 악기를 연주하며 행진하고 있다.
 
  온종일 독도홍보에 나섰던 김차경 민요가수는 눈에 띄는 사람들을 붙잡고 울릉도 사탕을 손에 쥐어주며 “구텐탁, 인 젤 독도 게회렌 쥐트코레아! ”라고 외치며 독어와 영어로 독도 홍보에 열성을 보였다.
 
   영남향우회원인 한독간호협회 박소향 사무총장과 정운숙 한인회 부회장도 합세해 홍보를 도왔다.
 
  한두레 마당 예술단 박정철 단장은  행진을 마친 뒤 "풍물을 비롯해 우리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해 보람 있는 하루였다"며 "독일인들도 우리 사물을 배워 함께 하는 것을 보며 매우 고무됐다"고 밝혔다.
 
  송순이 사물놀이 지도교사는 "영남풍물의 빠른 템포를 한국 최고의 그룹과 함께 하느라 어린 학생들이 힘겨워했지만 모두가 잘 해 주었기에 더 없이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왕 역할을 담당해준 뒤셀도르프 오페라극장 전속가수인 김좌겸 씨는 "독일인들이 한국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유학 초창기를 생갈할 때마다 연도에서 '코레아 코레아!', '안녕하세요!' 라는 현지인들이 건네는 인사를 들으며 격세지감을 갖게 된다"며 "젊은 세대들이 이러한 행사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우리 한국을 알리는 일에 솔선수범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말했다.
 
  이들 일행은 국민감사위원회 이희범 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시내 식당에서 뒤풀이를 열고 서로가 애썼음에 감사해 하며 한민족의 뜨거운 저력을 다시 소개하게 될 내년도 카니발행사에 더 큰 그리고 더욱 멋진 무대를 마련할 것을 기약했다.
 
  여부덕 수석부회장은 이날 한국 팀이 3시간 정도 행진하며 사람들에게 뿌린 사탕 전량은 시내 고혜영 고약국 대표가 1천 5백 유로를 지원함으로써 이루어 졌음을 밝히고 그들의 후원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Harald Wilke 경찰청장은 로젠몬탁 행사에 9백명의 경찰과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단 1건의 미아사고도 없이 지난해에 볼 수 없었던 양호한 하루를 보냈다며 행사에 참여한 각 단체에 전자서한을 보냈다.
 
 
 
  나복찬 재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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