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이란 나라는 세상에 없다 “도이칠란트” 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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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이란 나라는 세상에 없다 “도이칠란트” 만 있을 뿐이다
  • 유종헌 독일 우리뉴스 발행인
  • 승인 2015.02.1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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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네스코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현재 세계에서 사용되는 언어 수는 6900여 종에 달하는데 그중 문자가 없는 소수 민족수가 무려 6600여개 족에 이른다고 한다. 약 300종 문자중 우리 민족은 한글이라는 쉬우면서도 과학적인 글을 가지고 있다.

  최근 한글학자들의 연구발표 자료에 따르면 한글의 소리 표현능력은 놀랍게도 무려 1만2000여 종에 이른다고 한다. 그래서 거의 모든 소리를 표기할 수 있다. 중국 한자의 소리표현 능력은 400여 가지 정도이고 일본 글자인 '가나'의 소리 표현 능력은 고작 300여 가지이다.

  이렇게 우수한 한글을 두고도 왜 우리는 외국 국가명 또는 지명을 바르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 일까? 유럽을 ‘구라파’, 도이칠란트를 ‘독일’로 프랑스를 ‘불란서’, 스페인을 ‘서반아’ 등등...

  ◎ 이유는 간단하다.

  40여 년간 지배받던 일제의 잔재 때문이다. 일본인들이 300여개 밖에 안 되는 소리표현능력으로 서양의 소리글자를 발음하려고 일본식 발음으로 음역해, 현지 지명 또는 국가명을 원음에 가깝게 소리내기 위해 한자와 ‘가타가나’를 사용했었다. 즉 Deutschland를 獨逸國(도쿠이즈 고꾸), France를 佛蘭西(후란수), Holland(네델란드)를 和蘭(호란다), Swiss를 瑞西(쥬이수), Spain을 西班牙(수반아) 등으로 표기, 발음했다. (현재 일본은 모든 외국어는 한자로 표기하지 않고 ‘가타가나’로만 구분해 표기하고 있다.)

  해방 후 이승만 대통령의 집권으로 상해 임정 출신들 보다는 일본에서 유학했던 지도층들이 우리나라 건국 정부의 요직을 거의 맡았다. 당시 40여년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나라는 일본 본토와 유사하게 일본어(표준어), 행정, 교육 제도 등 이미 일제화 되어 있었고, 해방후에도 마땅한 우리말이 없는 표기는 일본어를 그대로 사용해 오기도 했다.

  예: 바께쓰(양동이)/ 오봉(쟁반)/ 와리바시(소독저)/ 벤또(도시락)/ 요오지(이쑤시개)/ 야스리(줄)/ 혼다떼(책꽂이)/ 가다로꾸(견본책)/ 다마(전구)/ 쓰메끼리(손톱깎이)/ 다라이(대야)/ 시다(보조원)/ 에리(깃)/ 마이깡(걸이단추)/ 우라까에(뒤집어짓기) / 간낭(양배추)/ 닌징(당근)/ 다마네기(양파)/ 미소시루(된장국)/ 덴뿌라(튀김)/ 당고(경단)/ 스끼야끼(전골)/ 스시(초밥)/ 다꾸앙(단무지)/ 오꼬시(밥풀과자)/ 간죠(지불, 셈)/ 기소(기초)/ 기즈(흠)/ 나라시(고르기)/ 네지마와시(나사돌리기)/ 히야까시(놀리기)/ 지라시(전단)/ 기도(표걷이) 등등.. (70년대에 일본어 사용을 금하고 새롭게 신종 말을 만들어 바꾸어 사용)

  현재도 많은 법률, 행정, 의학, 건축, 학술 용어에는 일제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다. 그러나 이러한 용어들 중 소리글자 보다는 뜻글자로 표기된 것이 많으므로 한자를 이해하면 뜻 해석이 가능하기도 하여 문제는 있지만 그리 큰 문제는 아닌 것 같아 보인다.(이것도 속히 우리말로 바꾸어야 하지만)

  큰 문제는 소리글자인 서양의 국가명이나 외국지명을 일본인들이 일본식 발음으로 외국 현지발음에 비슷하게 음역하기 위해 썼던 한자를 마치 뜻글자인 것처럼 그 한자를 그대로 받아들여 억지로 우리식 발음으로 짜 맞추어 우리 선조들이 사용한 것이다.

  아니 광복 70년 오늘날 까지도 우리들이 그대로 사용해 오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된다.

  만약 그때 이 한자를 일본식으로 읽어 우수한 우리한글로 표기했다면 현지 발음과 똑같지는 않더라도 그래도 비슷한 외국지명으로 표기하게 되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조들은 항일의식 때문인지 일본식으로 읽지 않고 한자를 우리식으로 음역하니 결국 뜻도 틀리고 발음도 틀린 엉뚱한 소리와 표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예: Deutschland를 '독일'(일본식 표기: 獨逸國, 도쿠이츠 고꾸. ドイツ), 유럽을 '구라파'(일본식 표기 歐羅巴, 요로빠), France를 '불란서'(佛蘭西 후란수.フランス), 네델란트를 '화란'(和蘭, 호란다 オランダ), 스위스를 '서서'(瑞西, 주이수), 에스파냐(스페인)를 '서반아'(西班牙,수반아), 이탈리아를 '이태리'(伊太利, 이타리), 오스트리아를 '오지리'(奧地里), 필리핀을 '비율빈’(比律賓), 등등...

  그동안 세월이 지나며 비율빈은 필리핀으로, 오지리는 오스트리아로, 서반아는 스페인으로, 포도아는 포르투갈로, 서서는 스위스로, 서전은 스웨덴으로, 파란은 폴란드로, 애급은 이집트로 바로잡아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도 구라파, 불란서 등 특히 도이칠란트는 ‘독일’로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 왜 아직 도이칠란트가 ‘독일’로 표기되고 있는가? 습관 때문인가?

  필자는 우리신문 발행인으로 11년전 창간당시부터 우리신문 지면에 도이칠란트로 표기하고 있다. 한때 몇몇 독자들의 ‘언어는 일종의 편리한 약속’인데 대부분 한국인이 알아듣고 쓸 수 있는 ‘독일’ 표기를 두고 그 대신 3글자가 더 많은 ‘도이칠란트’로 써야 되느냐는 반론이 있었다. 이에 대해 앞에서 언급했던 내용으로 설득했다. 그 외에는 '독일'이라는 표기를 고수해야 한다는 반론은 더 이상 듣지 못했다. 만약 습관 때문이라면 더 습관에 배이기 전에 바로잡아야 될 것이다.

  ◎ 왜 도이칠란트라고 불러야 되나?

  첫째, 내가 남을 또는 상대방을 호칭할 때 정확한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기본 예의이기 때문이다. 외국어라서 발음이 용이하지 않을 때도 그들이 사용하는 원음에 최대한 가까운 발음을 노력하여 사용해야 된다.

  둘째, 위에서 설명한대로 일본사람들이 사용했던 한자를 뜻도 이유도 모르고 70여년을 계속 사용해 온 것은 수치(羞恥)가 될 수 있기에 하루 빨리 바꾸어 써야 될 것이다. 또한 불필요한 일본잔재를 제거해야 하는 우리의 숙명이기도 하다.

  셋째, 우리들의 2세나 3세가 왜 한국에서 도이칠란트를 독일이라고 부르고 표기하냐? 고 질문하면 뭐라고 대답할 것 인가? 40여 년 일본 속국의 유산이라고 설명할 것인가? 특히 Deutschland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도이칠란트를 더욱 더 바르게 표기해야 할 책임이 있지 않은가?

  어느 날 도이칠란트정부로부터 공식표기가 ‘독일’이 아니니 Deutschland로 불러달라는 공식 서한을 받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몽골, 미얀마 처럼. 몽고로 불리던 몽골(1992년), 버마로 불리던 미얀마(1991년)는 각각 그 나라 정부의 노력으로 지금의 한국에서 국가명인 몽골, 미얀마로 불리고 있다.

  광복 70주년을 기다리면서 (비정상을 정상으로 1탄)

  유종헌 독일 우리뉴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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