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김장도 한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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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김장도 한류죠"
  • 나복찬 재외기자
  • 승인 2014.11.2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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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2세와 독일인들에게 김치 담그는 방법 가르치는 한독간호협회

▲ 지난 14일 열린 '한독간호협회 김장담기 세미나'

겨울에 들어선다는 입동이 지나면 월동준비를 하게 된다. 그 가운데 처음 떠오르는 것이 바로 김장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식품인 김치가 다이어트와 항암효과 및 면역력 증진, 대장 건강에 좋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외국인들의 관심 또한 높아졌고 김치 만드는 법을 배우고자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에 맞춰 한독간호협회(회장 윤행자)는 한식홍보 차원에서 연중사업으로 한인 2세들과 독일인들에게 김치 담그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입동이 일주일이 지난 이번 달 14일, '한독간호협회 김장담기 세미나'를 맞이해 한인문회회관에 배추 150킬로와 무 100개 들어왔다. 이와 함께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이가 협찬한 새우젓과 고춧가루도 도착했다. 에센에 거주하는 어머니합창단원들과 간호협회 임원들은 함께 모여 이날 오후동안 배추를 절이고 김장에 쓰일 양념들을 준비했다. 윤행자 회장의 남편으로 평소에 늘 한독간호협회와 한인문화회관에 애정을 쏟고 있는 독일인 페터 피셔 씨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휠체어에 앉아 함께 파와 마늘을 다듬고, 위트 넘친 대화로 작업에 임한 이들에게 활력소를 제공, 준비하는 이들의 능률을 높였다.
 
본격적으로 김장하기로 한 15일이 되자, 네 쌍의 젊은 독일인 부부와 그 외 2세들이 모여들었다. 팔순을 훌쩍 넘긴 김연숙 부회장도 동참하여 동료임원들의 손길을 도왔다. 힘 좋은 독일인 남편들이 절인 배추를 4~5회 맑은 물에 헹구며 배추를 씻고, 속을 넣을 작업대로 정돈해 놓아야 하는 힘든 일을 숙달된 조교처럼 쉽게 해냈다. 김장을 처음 해본다는 젊은이들과 독일인들은 옆에서 김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면서 재빨리 움직이는 손놀림을 따라 하려 분주하게 움직였다.
 
배추에 양념을 묻힐 때는 김태무 임원을 비롯한 몇몇 임원들이 나서서 잘 모르는 이들에게 하나하나 과정을 가르치기도 했다. 배춧잎 사이사이마다 골고루 곱게 양념을 묻히는 방법을 가르쳐주느라 진땀을 흘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 독일 남성들이 직접 김장을 하고 있다.
몇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탐스러운 김치는 크고, 작은 하얀 용기에 담겼다. 담진 김치는 김장에 참여한 이들에게 전해졌다. 또한, 파독산업전사 세계총연합회(회장 고창원)의 원로들과 늘 회관에서 일하는 인원들에게도 감사의 뜻으로 전달되었다. "음식은 나누어 먹어야 그 맛이 더 난다"는 윤 회장은 김장 때문에 고생한 모든 이들에게 겉절이 김치를 나누어 주면서 임원들의 수고에 고마움을 표했다.
 
김장 담그기를 통해 소외되고 힘들어하는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김치 만들기를 배운 현지인들이 각 가정에서 또 친척이나 이웃들에게 소개하게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홍보도 없을 것이다. 김치담그기라는 연중행사가 힘든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임원들이 늘 화목하게 일하며 함께 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한편 이날 예정됐던 옷가지와 신발류 나눠 입기 바자회는 계획이 급히 변경되어, 물건 모두를 피난민들에게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윤행자 회장은 이와 관련해 “‘다가오는 추위에 피난민들에게 절실한 의류를 찾고있다!’는 현지 신문기사를 보고, 바자회에 찾아준 이들에게 양해를 구해 임원들과 급히 상의했다. 이들에게 직접 보탬이 되도록 하는 것이 바자회의 목적에 부합하기에 급히 계획을 바꾸게 됐다”는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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