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아르헨티나 한인이민 50주년을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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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아르헨티나 한인이민 50주년을 준비하며
  • 계정훈 재외기자
  • 승인 2014.07.1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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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환 아르헨티나 한인회장

▲ 이병환 아르헨티나 한인회장.
1965년 10월 14일. 13세대 78명의 한인이 부에노스아이레스항에 도착하며 시작된 아르헨티나 한인 이민역사가 어느덧 50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5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한인 인구도 3만 명으로 늘었고, 농업으로 시작한 아르헨티나에서의 삶은 현지 의류산업의 주류로 우뚝 설 만큼 성장했다.

최근 아르헨티나는 세계적인 경제침체에서 비켜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르헨티나가 갖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에 블라디미르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문했고, 시진핑 중국 주석도 방문을 앞두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헤지펀드가 해결되면 아르헨티나는 다시 성장 일로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그 가치를 파악하기 어려울 만큼 매장돼 있는 다량의 셰일가스에 대한 세계적인 투자자들의 시선도 모이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지난 2004년 전 노무현 대통령 공식 방문 이후 고위급 지도자의 공식방문이 전무한 상황이다.

아르헨티나 한인사회는 1966년 3월 한인회 설립 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26대에 걸쳐 한인사회의 화합과 현지에서 한민족으로서의 자긍심으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힘써왔다.

▲아르헨티나 한인 이민 50주년사 편집 회의장면
한인회는 지난해 말부터 현지 이민청과 협의를 거듭한 끝에 지난 4월 불법체류자에게 영주자격을 부여하는 행정령을 이끌어냈고, 이는 현지의 수많은 이민국가 가운데 한인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그 의미가 남다르며, 이를 위해 현지 주재 대사관은 물론 본국 외교부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따라서 한인회는 좀 더 정확한 한인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2016년 5월 총선 이전에 인구센서스를 시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르헨티나 한인 이민 50주년은 아르헨티나 한인뿐 아니라 중남미 한인, 나아가 본국에 이르기까지 그 중요함에 대한 설명이 불필요하다. 9년 전 이민 40주년을 기점으로 한국과 아르헨티나 두 나라의 정치와 경제, 문화 교류가 확대됐고, 아르헨티나 현지에 한국문화원이 설립됐으며 이루 한류가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민 5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한인회와 한인사회는 단순히 이민을 기념하는 행사가 아닌, 두 나라 사이의 교류증진을 더욱 폭넑게 모색하고 있고, 이후 파급효과는 기대를 훨씬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 준비하는 이들의 판단이다.

지난해 인접국가의 이민 50주년 기념행사를 위한 예산 사용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나, 이 사례가 일반화되어 다른 나라의 예산 집행이 위축된다면 이는 한 정부 부처의 예산이 잘못되었다고 예산 집행을 중단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어 심히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한인회는 내년 정부예산 편성 시기에 부족함이 없이 처리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민 50주년 기념행사와 관련해 외교부에 소요 예산을 세부 사용계획과 함께 제출했다.

우리 정부에 주재 공관과 긴밀한 협조로 예산을 요청하는 것은 ‘우리가 돈이 없으니 좀 나눠달라’는 것이 아니고, 그 열배 백배의 효과가 예상되므로 정부 차원의 지원을 기대하는 것이다. 물론 현지 한인들도 그에 상응하는 예산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현재 3만 여 한인 가운데 다수가 본국에 여러 모양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불편부당한 요구라 생각한다.

이민 50주년 기념행사에는 현지 정치 지도자들은 물론이고, 경제ㆍ문화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50년 전 맨 손으로 아르헨티나 땅을 밟았던 한인들이 어떻게 현지의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지 보여줄 계획이고, 아울러 현지 주재 대사관, 문화원, 교육원, KOTRA 및 지상사와 함께 한민족의 우수한 문화와 교육을 선보여 우리가 얼마나 우수한 민족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더불어 한인들은 자긍심과 함께 애국심을 높여 두 나라의 교류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지난 6월 본국 방문 시, 한 달 동안 다수의 국회의원과 외교부, 재외동포재단을 비롯한 여러 유관기관을 방문해 협조를 당부하면서 느낀 점은 재외 동포의 권익신장을 위하여 여야가 소리높여 외치는 소리가 아직은 잘 와 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정으로 재외동포를 생각한다면, 아르헨티나 한인 이민 50주년 기념행사 지원이 정치논리에 좌우되지 않고, 미래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판단되고 결정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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