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도시>이제 누가 사랑을 이야기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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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시>이제 누가 사랑을 이야기 하겠는가!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14.05.0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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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철 시인.

박철 시인이 최근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도시'이제 누가 사랑을 이야기 하겠는가'를 재외동포신문에 보내왔다. 박철 시인은 한국작가회의 소속으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을 위한 애도 시를 작가회의 소속 시인들과 함께 한겨레신문에도 연속 기고하고 있다.
 

이제 누가 사랑을 이야기 하겠는가

너 가라앉을 때 
우리 모두 가라앉았어
너 살아올 때
우리 모두 살아올 거야
아무리 멀리 가도 잊지 못할 거야
시간이 멈추어도 잊지 않으마
세상에, 어느 세상에 또 어느 먼 곳에
이토록 간절하고 진실한 사랑의 한마디 있겠니

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 보내놓는다 사랑한다
사랑해요
누나 사랑해 그동안 못해줘서 미안해
선생님 괜찮으신지 여쭤봐
엄마 아빠 내 동생 어떡하지 사랑해
언니는요?
선원은 맨 마지막이야, 너희들을 구하고 나는 나중에 나갈게

슬픔으로 가다 다시 분노가
냉정으로 가다 다시 분노가
체념으로 가다 다시 분노가
용서로 가다 다시 분노가
사랑은 바다 속에 처박히고
사랑을 바다 속에 처넣고서
이제 누가 사랑을 이야기 하겠는가

기다리래

죽어 넘치며 무엇을 더 기다리나
빤쓰 바람에 도망 나오는 선장과 승무원을 보며
나는 감히 생각한다
이 나라 기울 때,
선장과 승무원은 어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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