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문화로 세계화를, 종이접기로 평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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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문화로 세계화를, 종이접기로 평화를!”
  • 김경삼 기자
  • 승인 2014.04.0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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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문화재단, 국내 및 해외서 한국종이접기 세계화 추진에 앞장

“색종이를 곱게 접어서 물감으로 예쁘게 색칠하고 알록달록 오색실 꼬리 달아 비행기를 만들자~”

▲ 노영혜 종이문화재단 이사장.

어렸을 적 종이접기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불러봤을 동요 ‘종이접기’의 첫 소절이다. 지금처럼 가지고 놀 게 많지 않던 시절, 종이는 아이들이 가장 쉽고 친숙하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었다. 학교 앞 문방구에서 색종이를 사서 접고 놀거나 남는 신문지로 딱지를 접어 친구들과 놀면 시간이 언제 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쉽게 구할 수 있고 다루는 데 어렵지 않은 종이를 이용한 놀이는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들까지도 거부감 없이 즐겼다.

그러나 일상생활 속에서 널리 보급됐던 종이문화는 오늘날 들어 점점 약해지고 있는 추세다. 인터넷, 모바일 등 뉴미디어의 발달로 종이보다 더 큰 놀이적 자극을 주는 게임이 등장하면서 이제 아이들 손에는 종이딱지 대신 스마트폰이 쥐어져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장착된 종이비행기, 종이배 접기 기술을 미래의 아이들에게 더 이상 전수해줄 수 없을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해있는 것이다.

이를 인식하고 예부터 전해 내려온 우리 종이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가 있다. 바로 ‘종이문화재단’(이사장 노영혜)이다. 종이문화재단은 삼국시대부터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꽃피웠던 우리의 종이문화를 지키고, 잃어버린 종이문화 강국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한국의 종이문화를 널리 알리고 있다. 아이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층이 자연스럽게 종이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는 종이문화재단에 대해 소개한다.

종이문화재단, 한국종이문화 어떻게 알려왔나 

지난 2005년 9월 첫발을 내디딘 종이문화재단은 설립 이후 노영혜 이사장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설립 첫 해부터 미국 시애틀서 ‘종이접기 종이문화 전시회’를 열고, 일본종이접기협회 컨벤션에 참가하면서 종이접기 국제교류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이어 2007년에는 문화예술아카데미 격인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을 개원하면서 종이접기 교육 및 지도자 양성에 힘을 쏟는다. 종이문화재단은 이와 함께 ‘종이나라플러스’라는 계간지도 발행, 국내 여러 고등학교와 산학협약을 체결하면서 종이접기 강사 양성을 위해 점차 발을 넓힌다.

2008년에는 종이나라박물관 운영,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상호협약 체결, 전국 102곳 찾아가는 종이접기·종이문화 봉사활동 등 한국종이문화를 널리 전파하는 종이문화재단의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된다.

이후 종이문화재단은 보다 적극적인 한국종이문화 홍보를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린다. 한·몽 수교 20주년 기념 몽골 울란바트로대학 종이접기 세계화 세미나 및 한·중·일 종이접기 전시회를 열고 재미한국학교협의회 한국학 국제교육학술대회에 참가하는 등 종이접기 및 종이문화 세계화를 위해 힘썼다.

특히 CIS지역 한글학교 교사들을 비롯한 전 세계 재외동포 한글학교 교사들에게 종이접기 교육을 실시하고,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의 재외동포국제학술대회에 종이접기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재외동포들에게 고국의 종이문화를 알리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종이문화재단은 지난해 CIS지역 ‘2013 대한민국 종이접기문화 세계화 한마당’에 참가하고 ‘2013 대한민국 종이접기·종이문화 컨벤션'을 주최, 종이문화 전파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민간자격유공자 표창(교육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종이나라박물관 설립...종이문화 확산 및 보존사업 중점

지난 1989년 ‘한국종이접기협회’ 창설발기인이었던 노영혜 이사장은 국내 종이문화 산업을 육성시키고 한국종이문화의 세계화를 이루기 위한 새로운 도약 차원에서 종이문화재단을 설립했다. 계간지 ‘종이접기’의 편집인이자 국내 최초로 종이접기강사 지도서를 발간했던 노 이사장은 오래전부터 생겨나 지금까지 이어져 온 한국종이문화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우리 민족은 유난히 종이와 인연이 깊다. 고구려 유민 고선지장군에 의해 서유럽으로, 고구려 담징스님에 의해 동쪽 일본으로 종이를 전파하기 시작한 우리 민족은 일찍이 삼국시대부터 닥나무 한지를 만들어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사용해왔다. 당시 종이는 인간과 신을 연결해주는 매개체로, 각종 경조사나 종교의식 때 한지와 같은 종이는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것이었다.

노 이사장은 “문과 벽, 천장 등에 종이를 사용한 나라는 있지만 방바닥에 종이를 사용한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의식주를 중심으로 밀접하게 이용해온 종이문화는 전통놀이에서도 엿볼 수 있을 만큼 생활 속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종이문화재단은 한국 고유의 종이문화 보존과 확산을 위해 국내에서 열심히 활동 중이다. 노 이사장은 지난 2007년 전주한지문화축제 조직위원으로 활동하며 한지 및 한지공예 홍보를 위해 힘썼고 충무공 탄생 462주년 기념행사, 원주 어린이날 큰잔치, 하이서울 페스티벌 등을 후원하며 행사 참자가들에게 우리 종이문화를 적극 알렸다.

또한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종이문화재단 빌딩에 종이나라박물관을 열어 한국종이문화 전시실 및 체험교실 등을 마련, 관람객들이 종이문화를 잘 이해하고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09년 임권택 감독은 노 이사장에게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에 나오는 한지복원에 대한 자문을 얻기 위해 이곳을 직접 방문했으며 MBC다큐멘터리 ‘페이퍼로드’팀 또한 종이의 역사와 우리 종이문화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이곳을 찾기도 했다.

이외에도 종이문화재단은 청소년들의 교육을 위해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 ‘H2O 사랑품앗이운동본부’와 업무협약을 맺어 꿈나무들에게 종이접기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어린이 종이접기 대회 및 이벤트, 꿈과 희망을 담은 종이배띄우기 행사 등 국내 종이접기 활성화에 큰 기여를 했다.

종이접기 세계화에 한민족네트워크 활용

종이문화재단은 현재 한국종이문화를 세계에 널리 전파하는 ‘종이문화 세계화’에 큰 중점을 두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우리의 종이문화를 적극 홍보하겠다는 종이문화재단의 의지가 나타나는 부분이다.

노 이사장은 “일본의 종이접기인 ‘오리가미’와 우리의 종이접기를 차별화하면서 한국 종이접기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전파하는 것이 목표”라며 세계 각국에 있는 태권도 도장이 우리 종이접기 문화를 전파하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이문화재단은 지난 2010년 11월 11일 종이문화의 날이자 종이문화재단 창립 5주년을 기념해 ‘종이접기 세계화 선포식’을 열었다. 선포식에서 재단은 종이접기를 통해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한국의 우수한 문화와 역사를 세계로 더욱 펼쳐나갈 것을 다짐했다.

재단은 같은 해에 한국·몽골 수교 20주년 기념 제1회 종이접기 문화 세계화 세미나를 열고 2009년 파라과이 기독교예술학교에 ‘종이접기강사 자격 취득과정’이 필수과목으로 선정되게 하는 등 종이접기 세계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아울러 재단은 종이접기 세계화를 위해 한민족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 재단은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와 업무 협약을 맺고 이곳에서 열리는 한국학 학술대회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국제협력단 ‘코이카’(KOICA) 해외봉사단과 한국자유총연맹 대학생 글로벌봉사단에게 종이접기를 가르쳐 미국, 독일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 한국종이문화를 전수하는 데 힘쓰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케냐의 동부 아메리카 장로대학교 관계자들이 재단을 방문해 노 이사장에게 직접 종이접기 강사를 파견해달라고 요청한 일은 종이접기 세계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종이문화재단은 국내를 비롯해 해외 여러 곳에 종이접기 및 종이문화예술을 배울 수 있는 배움터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뉴욕, 워싱턴, LA지회부터 영국 런던, 러시아 모스크바, 중국 상해지회까지 전 세계 한인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거주국에서 고국의 종이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종이문화재단은 한국종이문화 관련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평생교육원을 운영, 종이문화 연구 개발과 발전을 위한 지도자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평생교육원에서는 종이접기강사, 종이접기영재, 영어종이접기, 종이미술심리지도, 닥종이, 클레이아트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종이문화의 장기적인 발전과 세계화에 이바지할 인재들을 발굴할 계획이다.

노 이사장은 “우리나라 종이문화가 종이문화의 새로운 흐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다른 선진국들처럼 종이접기의 과학성을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앞으로 재단활동을 통해 한국종이접기 발전과 세계화를 위한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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