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문호는 확대하면서 한국계 호주 아이는 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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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문호는 확대하면서 한국계 호주 아이는 추방?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14.03.2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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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 행, 현지인과 동거,딸 출산 후 헤어지자 추방령

최근 8년 동안 브리즈번에 거주하면서 호주인 남성과의 사이에 네살둥이 딸을 둔 한국인 여성 박 모 씨(31)가 동거남과 헤어진 후 신청한 영주권이 기각돼 추방위기에 몰리자 퀸슬랜드 유력 매체들이 "한국 입양 문호는 확대하면서, 한국계 호주 아기는 추방하려 한다"며 호주 이민부에 돌직구를 던졌다.

당초 이민부는 한국인 여성 박 모 씨에게 3월 24일까지 자진 출국할 것을 명령했으나, 이 여성의 딸 아라 양의 친할아버지 마크 윌링워스 씨의 지혜로 일단 6월까지 체류 연장 허가를 받아냈다.

박 모 씨의 딸 아리 일링워스 양은 호주 시민권을 취득한 상태지만, 박 씨가 추방되면 아리 양은 자칫 친부 및 친조부등과 생이별을 하게 된 상황에 직면했던 것.

이같은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아리 양의 호주인 할아버지는 언론을 통해 "정부의 비인도적 처사"라며 이를 맹렬히 비난하는 한편 호주 국적자인 손녀 딸의 보호자 자격으로 전 며느리의 접근권을 가정법원에 신청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가정법원이 박 씨에게 딸에 대한 접근권을 인정하자, 결국 이민부는 박 씨에게 브리징 비자 기간을 연장키로 한 것.

박 씨는 호주인 남성 브렛트 일링워스 씨를 만나 약혼녀 비자(fiancée visa)를 소지한 상태였으나 지난 2010년 이 남성과 결별하면서 그의 비자가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씨는 영주권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박씨는 “이민부의 조치를 도무지 믿을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민장관 재량권, 크리스 보원 전 장관은 “OK”, 스콧트 모리슨 장관 “NO”

이민부가 발송한 공문에 따르면 신청인(박은실 씨)의 상황은 공익과 무관한 문제이며 이로 인해 영주권을 발급할 수 없다는 점이 명시됐다. 이민부는 또 박씨에게 23일까지 출국용 편도 항공권을 구입해 다음날 출국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스콧트 모리슨 이민부 장관 역시 재량권 발동을 거부했다.

박씨의 딸 애리 일링워스 양의 친할아버지 마크 윌링워스 씨는 “이러한 비인도적 처사는 있을 수 없다”고 격분하며 “내 손녀딸이 한국으로 가는 것에 대해 나는 우려한다”고 ABC와 브리즈번 현지 언론을 통해 호소한 바 있다.

할아버지 윌링워스 씨는 “많은 사람들에게 늘 얘기한 사실이지만, 어린아이의 권리는 이 땅에서 찾을 수 없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좀더 인도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다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토니 아봇트 연방총리가 한국 등지로부터의 입양 문호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이런 비인도적 조치를 취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민부가 외국인들에 대해서는 모든 권한을 행사하면서 어린아이의 신변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분개했다.

한편, 일부에서 “막판에 추방 통보가 나올 때까지 박 모씨가 지나치게 안이하게 대처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할아버지 윌링워스 씨는 “(박 씨의) 문화적 요소와 자존심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 뿐”이라고 항변했다.

호주 언론, 한국의 다문화 가정 자녀 왕따 문화 제기

ABC 와 브리즈번 현지의 일간지들은 “이민법의 흠결로 인해 호주에서 호주시민으로 태어난 어린아이가 생조부 및 생부와 생이별을 한다는 것은 비윤리적이며, 뿐만 아니라 4살된 아이를 생소한 환경과 문화에 갑자기 적응토록 하는 것도 상식에 어긋난다”며 이민부를 비난했다.

일부 언론은 “한국 사회 일각에서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가 따돌림이나 괴롭힘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퀸슬랜드 유력 일간지 『쿠리어 메일』은 “한국여성 박 씨에 대해 전임 노동당 정부의 크리스 보원 (당시) 이민장관은 장관 재량권으로 영주권을 발급토록 내부적으로 재가가 났으나 정권이 교체되면서 이민부가 강경 자세로 급선회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민부는 ABC와 여타 언론의 보도 내용에 대해 논평을 유보했다.

아리 양의 친부이자 박 씨의 전 동거인 브렛트 윌링워스 씨는 현재 베트남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모 씨는 지난 2006년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입국한 지 11개월이 되던 시점에 브렛트 윌링워스 씨를 만나 동거에 들어가 자녀를 출산했으나 지난 2010년 결별했다.

<기사제공 호주 TOP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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