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말 잠적 北외교관 리성대씨 "토론토 거주...난민심사 임박"
상태바
2001년말 잠적 北외교관 리성대씨 "토론토 거주...난민심사 임박"
  • 토론토한국일보
  • 승인 2003.01.1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001년 12월17일 4살짜리 아들과 함께 토론토에서 잠적한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공관의 무역관리 출신 리성대(일명 리병훈)씨가 토론토에서 계속 살아왔으며 그동안 난민자격으로 영주권을 신청한 사실이 밝혀졌다.

   청문회를 앞둔 이씨가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영주가 허락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만일 캐나다 체류가 허가된다면 앞으로 많은 북한탈출 난민들도 비슷한 대우를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본보 등의 도움으로 리씨건을 취재한 국영방송 CBC는 8일 방송된 라디오프로그램을 통해 『리씨가 난민지위 심사를 위한 청문회에 출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난민지위 신청자들의 1차 서류심사가 통과된 자에 한해 2차로 청문회 일정이 잡히므로 CBC의 보도는 리씨가 독자적으로 난민을 신청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리씨의 난민신청이 수락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급속하게 진전될 것으로 예상됐던 캐-북 외교관계가 최근 북한의 핵문제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하는 바람에 예측을 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

   원래 지난해 11월1일 본보 자료실의 협조로 리씨 관련기사를 수집한 CBC측도 8일 방송에서 빌 그래햄 연방외무장관의 말을 인용, 『오타와에 북한대사관을 개설하는 작업이 북한의 핵무기위협 등으로 지연되고 있는 등 캐나다-북한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북한의 내부사정을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양국관계가 진전되지 않는 이유다』고 보도하고 리씨건이 북한을 자극할 수도 있으므로 신중하게 대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 돕는 일에 전적으로 나선 민간단체 캐나다-북한협회의 김병권 재무이사도 CBC와의 인터뷰에서 이를 뒷받침, 『그는 생계를 위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므로 북한과 캐나다정부가 리씨건을 정치적인 망명으로 해석할 지는 알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 청문회 결과에 예측이 불가능함을 암시했다.
    
   한국측이나 자유서방국 입장에선 캐나다가 그를 정치망명자로 수용하는 것이 인도적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연방정보국(CSIS) 출신 미셸 쥐노-캣수야씨는 C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반체제인사와 탈북자들에 보복하는 정권으로 악명 높다』며 『북한의 공작원들은 과거에도 탈북자들을 추적, 살해해왔으므로 리씨 부자의 신변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정보국은 신변보호 등의 문제로 리씨와 접촉하려고 했으나 청문회 이후에나 가능하다. CBC 라디오에 따르면 리씨가 난민지위를 부여받을 경우 북한국적 소지자로는 두 번째 케이스가 된다.

   91년 이후 난민지위를 신청한 북한 국적자는 21명이며 이중 단 한 명이 99년 허가됐다. 그가 누군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특별취재반)
Saturday/Sunday, January 11/12, 2003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