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관계자 만나 반드시 보상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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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관계자 만나 반드시 보상받겠다"
  • 김경삼 기자
  • 승인 2014.01.1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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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포 이봉진 씨 서울 STX본사 앞에서 1인시위

▲ 서울 'STX'본사 앞에서 '한국대기업 STX가 동포 돈 다 말아먹었다. 먹튀기업 STX의 횡포를 한국정부 막아주라'는 피켓을 내걸고 1인시위를 하고 있는 중국동포 이봉진 씨는 STX 관계자를 꼭 만난 뒤 중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반드시 그들을 만나고 중국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때마침 찾아온 한파로 칼바람까지 불었던 9일, 중국동포 이봉진(51) 씨는 매우 억울한 듯 격앙된 목소리였다.추위를 피해 두터운 방한복과 목도리로 몸을 싸맨 이봉진 씨는 오전 11시40분 경 서울역 근처 'STX'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이봉진 씨가 한국에 온 것은 지난 12월 23일이다. 이 씨는 중국에서 사무용품 납품업체 ‘석봉’의 사장이었다. 그는 중국 LG산전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2007년 STX가 중국 대련시 장흥도에 조선해양 종합생산기지인 ‘STX대련’을 세우면서 처음 개인 회사를 차렸다. 이후 그는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 약 1년6개월 동안 STX대련에 사무용품을 납품했다. 이 씨는 “하지만 여태까지 STX대련 측이 3억2000만원에 달하는 납품 대금을 치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는 “중국 STX대련 사무실에 사람이 없어 한국으로 온 뒤 일주일간 STX 관계자를 만나려고 했지만 아무도 만나주지 않았다”며 “다시 중국으로 가 있다가 지난 7일 다시 한국으로 왔지만 그들을 만나지 못하는 건 여전하다”고 말했다.

매일 오전 8시 10분부터 오후 7시까지 STX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이 씨는 이날부터 행인들에게 직접 만든 전단지를 배포하기로 했다. 그는 ‘먹튀STX-포스텍-대승 이 연결고리는 뭐냐?’는 제목의 전단지에서 STX가 현지에서 그동안 회사명을 STX포스텍, STX대승으로 바꾼 것을 예로 들며 현재 중국에서 돌고 있는 STX 부도설이 이와 관련 있음을 주장했다.

지난 12월 한국 업체, 조선족 업체 등으로 구성된 STX대련 조선소 49개 협력업체 대표들은 서울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업체들이 1년이 넘도록 약 1000억원의 납품대금을 받지 못해 부도 상황에 놓일 처지다" 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후 STX는 법정관리 고비를 넘기고 다음주 초 자율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STX대련 조선소는 재가동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 씨는 “STX 관계자와 하루 빨리 대화를 나눈 뒤 물건 값을 받아 중국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라면서 “지금 중국에 있는 집에선 부인과 아이들이 빚쟁이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제적 사정도 여의지 않다. 한국에 온 뒤 그는 5만원을 들여 KTX를 타고 STX조선해양 본사가 있는 경남 창원까지 내려갔지만 헛수고였다. 현재 중국에도 봉급을 받지 못한 직원들이 수두룩하다. 이 씨 말고도 피해를 입은 회사들도 많지만 소송은 꿈도 꾸지 못한다. 중국에서는 소송을 한다고 하더라도 변호사 선임비용 등 소송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 씨는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몸으로 버티는 것 뿐”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해서라도 STX 관계자들을 만나 꼭 보상을 받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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