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 지경까지
상태바
어쩌다 이 지경까지
  • 코리아나뉴스
  • 승인 2004.03.1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정치의견을 표방하게 된다. 대립과 반목도 필수적이다. 이런 긴장관계에서 진정한 발전도 나온다. 서로 경쟁하다보면 이겨야하는 방법을 골똘히 생각하게 되는데 이것이 또 다른 에너지를 창출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런 힘들이 사회저변에 깔리면서 전체적으로 균형을 갖춘 상승작용을 불러오는 것이다.
언뜻 보면 필요 없는 정쟁 같고 소모적인 다툼 같지만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큰 장점이 있다. 능률과 경제성을 강조하는 일사천리와 만장일치는 오히려 비효율적이다. 박정희의 유신정권이 그랬다. 도무지 반대가 없어 무척 효율적일 것 같았지만 정치는 식물처럼 전락하고 만 것이다. 여당 국회의원들은 그저 고개만 끄떡였고 의안 통과 시에 손만 들어주면 되었다. 그러니 국민들은 볼거리가 없어졌다. 자신들의 입장을 대신해주는 시원한 정치싸움을 구경하지 못하고 늘 갈증상태에서 살아야만 했다.

◎ 정치는 잘 싸우는 싸움
스포츠 관람에 열광하는 것도 잘 싸우자는 것을 보자는 것이다. 자신이 편을 드는 팀이 이겨주면 그야말로 스트레스가 풀리고 살맛이 난다. 그러나 만약 지게 되면 아주 기분이 나쁘다. 이런 심리는 스포츠를 게임으로 즐긴다는 것보다는 대리만족을 얻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로마 시대에도 빵과 경기는 통치권자가 반드시 보장해 주어야 했다고 한다. 만약 이것을 잘못하면 여론이 악화되어 국가경영이 아주 어렵게 돌아가는 것이었다.
특히 요즘은 스포츠 시장이 무척 다양해지고 넓어졌다. 축구는 월드컵을 계기로 여성들도 좋아하게 되었고 야구, 농구, 골프 등 세계적인 한국선수들이 많아져서 아주 볼만하다. 정확한 룰에 의거하여 싸우는 선수들의 모습은 참으로 멋지다.
헌데 만약 룰을 지키고 않고 편법을 쓰거나 꼼수를 부린다면 아무리 우승을 한다해도 그 선수는 질타를 받을 것이며 경기도 재미가 없을 것이다. 정치라는 것도 이해관계의 싸움이다. 국민들이 위임한 권력을 누가 가져가느냐 하는 것을 놓고 여당이 있고 야당이 존재한다. 여당은 집행을 하고 야당은 견제와 감시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도 재미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정해진 룰을 지키며 정정당당한 싸움을 하면 유권자도 신바람이 나고 어렵고 힘든 세상 그래도 견딜 만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싸움은 너무 졸렬하고 치사해서 보고 있노라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쌓이고 만다.

◎ 어떻게 탄핵발의 까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안이 결국 발의되었다. 민주당의 조순형 대표가 탄핵을 한다고 말할 때만해도 설마 했을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가 노 대통령의 발언이 선거법 위반이라고 했지만 YS, DJ 모두 지원을 한 전례도 있는데 하면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문제는 탄핵투표가 실시되는 것도 그렇지만 국론이 끝간 데 없이 갈라지는 현 시국이다. 좌파, 우파로 갈린 단체들은 여의도에 집결하여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치 목숨걸고 싸울 태세로 진지하다. 정국이 탄핵발의까지 갔으니 밀리면 끝장이라고 그냥 죽기살기이다. 페어 플레이는 이미 물 건너갔고 뻘탕 밭에 개싸움만 남았으니 이거 참으로 낭패 아닌가. 오호통재라. 어찌 이 모양새까지 가고 말았는가?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