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고용허가 한국어시험에 4만명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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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고용허가 한국어시험에 4만명 몰려
  • 박정연 재외기자
  • 승인 2013.10.1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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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드림' 꿈꾸는 캄보디아 젊은이들 뜨거운 시험 현장을 가다

▲ 지난 12일부터 양일간 고용허가제 한국어시험(EPS-TOPIK)이 치러진 캄보디아 다케오주 시험장은 이른 아침부터 수백 여 명의 응시생들로 교문 앞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
지난 12일(현지시간)부터 양일간 고용허가제 한국어시험(EPS-TOPIK)이 치러진 캄보디아 다케오주 시험장은 이른 아침부터 수백 여 명의 응시생들로 교문 앞부터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긴 장마와 홍수로 100명이 사망할 만큼 수해피해로 전국이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시험이 치러질 이 곳도 이른 아침부터 어김없이 굵은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응시생들의 진지한 눈빛은 동남아 무더위 만큼이나 뜨겁게 이글거리고 있었다.

한국어능력시험장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린 시골고등학교 교문 밖은 이미 시험 3~4시간 전 부터 형형색색의 비닐우비를 뒤집어 쓴 채 조금이라도 빨리 들어가려는 수험생들과 이를 제지하려는 감독직원들간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잡상인들도 때를 놓칠 새라 아침을 거른 응시생들을 상대로 놈빵(바케트빵의 일종)같은 간식거리를 팔고 있었다.

우리나라 노동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HRD KOREA)이 주관하는 고용허가제 한국어능력시험(EPS-TOPIK)은 올해로 벌써 10회 째를 맞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금년에 무려 3만 8,829명이나 되는 인원이 대거 응시했다. 해마다 응시인원들이 늘어 작년 2만 여 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7월 총선 직후 정국의 불안 때문에 수도 프놈펜 대신 전국 4개 주 9곳으로 급작스럽게 분산되어 치러진 이번 한국어능력시험은 읽기와 듣기 시험으로 70분간 치러졌다.

각 교실마다 24명씩 50개 교실로 나눠 시험이 치러진 타케오주 훈센고등학교는 이른 아침부터 주 캄보디아 대사관 김한수 대사와 노동부차관 등 정부관계자들이 전격 방문, 산업인력공단 이춘복 국제인력본부장으로부터 시험 현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고, 직접 시험장을 들러 응시생을 격려했다. 이날 시험장에는 재캄보디아한인회 양성모 한인회장도 격려차 참석했다.

응시생들은 대부분 젊은 20대 남성들이었으나, 교실마다 20대 초반 앳된 여성응시자들과 30대 중반을 넘어선 늦깎이 응시자들도 간혹 눈에 띄었다. 긴장된 분위기속에서 시험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응시생들은 저마다 떨리는 손으로 한 문제씩 풀어나기기 시작했다. 한달 최저임금이 고작 70불도 채 안되는 가난한 나라의 젊은이들에게 미래를 위한 유일한 희망이자, 기회라는 사실 때문인지, 답안지에 답을 옮기는 손끝에서 조차 긴장감이 묻어났다.

한국산업인력공단 박동준 캄보디아 지사장은 “그 동안 송출된 캄보디아 산업인력들이 한국기업주들로 부터 업무능력과 성실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고, 불법체류 등의 문제 역시 다른 송출국가들에 비해 현저히 낮아 앞으로도 캄보디아 출신 송출인력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용허가제 한국어시험에 합격한 후 지금까지 송출된 캄보디아 인력은 약 2만 6,000 여 명에 달한다. 태국, 베트남 등 이웃나라에 비해 인력송출사업이 늦게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누적집계 수치로는 캄보디아가 현재 1위다. 또한 금년 초부터 9월 현재까지 송출된 인원은 약 7,000 여 명 가까이 되며, 내년에도 비슷한 인원이 선발돼 한국에서 일하게 될 예정이라고 양진이 한국산업인력공단소속 시험감독관이 밝혔다.

독일로 간 광부와 간호사들이 70년대 대한민국 조국 근대화에 이바지했듯이, 이들 캄보디아 젊은이들의 땀과 미래에 대한 열정이 부디 결실을 맺어 가난한 조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함을 물론, 각자 ‘코리안 드림’을 꼭 이루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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