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세계화, 해외동포들과 함께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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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세계화, 해외동포들과 함께 해야"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3.06.1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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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상철 전주전통문화관장

"한식, 오감으로 체감해야 진정한 매력 느껴"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프랑크푸르트 로스마르크트(Rossmarkt)에서 진행된 '제1회 한국문화축제' 개막식을 장식한 '통일비빔밥'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멀리 전주에서 온 전주전통문화관 안상철 관장은 정부 주도의 한식 세계화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안 관장은 "단발성이 아닌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인 계획을 짜야한다"며, "단순히 레시피 도록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오감'을 통해 직접 체험해야만 한식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식이 자장면이나 일본의 스시처럼 생활·문화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한식이 갖고 있는 본질성과 대중화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 급변하는 트렌드에 부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식세계화가 이벤트에만 치중돼 있으며, 해외에 한식당을 많이 만든다고 세계화가 되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음식보다 중요한 게 없으며 하루 세끼 먹는다고 치면 10년이면 1만끼를 먹는 셈이다"며, 일상에서 외국인들이 한식을 즐기며 생활화 할 수 있도록 보다 치밀한 로드맵 마련을 주문했다.

안 관장은 빅 푸드(Big Food) 이벤트인 대형 비빔밥 행사가 갖는 의미로 다양한 재료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화합'의 차원으로 해석했다. 이번 행사에서 쌀이나 나물 등 재료 측면에서는 썩 만족스럽지는 못했으나 프랑크푸르트인들에게 비빔밥의 위대함을 조금이나 느끼게 했다는 면에서는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독일인들은 짜고 매운 것을 싫어해서 그들의 입맛에 맞도록 약간 변형을 시켰으나 비빔밥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매운맛을 포기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융통성을 발휘하되 한식 고유의 본질마저 잊어선 안된다는 취지일 것이다.

▲ 지난 5일 오전 프랑크푸르트 로스마르크트(Rossmarkt)에서 열린 제1회 한국문화축제 개막식에서 진행된 통일비빔밥 행사.

25년간 연극을 연출했던 그는 전주 지역에서 문화체험, 공연 등의 축제를 오랫동안 기획했고, 전주문화관장으로는 3년째 역임하고 있다. 이번 축제 진행과정이 다소 미흡했지만 교민들이 자부심을 느끼며 전주문화관 한식팀을 격려하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는 안 관장은 전주맛잔치, 비빔밥 축제를 총감독할 정도로 한식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에 많은 동포들이 나가 있고 한식당도 많이 운영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교육과 개발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측면도 꼬집었다. 홍보관 등을 통한 중앙정부 주도의 한식 세계화가 아니라 한식 선봉장 역할을 할 수 있는 해외동포들과 함께할 것을 제안했다. 한식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우리의 무형문화라는 인식 확산 캠페인도 동시에 진행할 것도 잊지 않았다.

[고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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