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업소 5년을 못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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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업소 5년을 못 버틴다
  • LA 중앙일보
  • 승인 2004.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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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를 시작한뒤 5년 이상 버티는 한인 사업체가 전체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중앙일보를 이용해 사업체를 등록(Ficticious name)한 한인업소 현황을 살펴보면 재등록 비율은 신규사업체 등록을 포함한 전체 사업체 등록의 7.6%에 불과했다. 사업체 재등록은 매 5년마다 하도록 돼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5년이상 한 사업체를 지속하고 있는 곳은 전체 한인 사업체의 최고 38%(7.6x5년)로 추산할 수 있다. 이는 결국 해마다 전체 한인 사업체의 절반 이상이 업주교체, 상호변경, 업종전환 등으로 물갈이가 된다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같이 사업체 ‘단명’비율이 높은 것에 대해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한인들의 창업이 워낙 많은 탓도 있지만 유행만 좇는 사업체 선정의 비전문성과 불성실한 세금보고가 그 원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 위험도가 높은 업종으로 한인들이 몰리는 현상은 ‘단명’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은행리서치 기관인 ‘콜맨리포트’의 1990∼2000년 자료에 따르면 한인 선호업종인 마켓은 SBA론 부실률이 19.6%로 의류소매점(19.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한인 선호업종인 식당의 부실률도 13.4%에 달하고 있다.

이에대해 부동산협회 정인기 회장은 “한인들의 사업체 평균 보유기간은 3년이라는 게 통설”이라며 “남이 잘되면 나도 한다는 식의 사업체 선정으로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많은 한인들이 전문지식 없이 사업을 시작했다 수익이 예상에 못미치면 바로 그만둔다”며 “비즈니스가 갈수록 세분화 됨에 따라 사업 시작전 보다 세심한 조사와 분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국세청(IRS)의 소득세 감사를 피하기 위해 상호명을 주기적으로 바꾸는 일부 비즈니스 행태가 단명하는 한인 사업체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는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IRS 감사가 수년간 누적된 세금보고 추세를 바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아예 상호명을 바꿔 추적을 피하자는 의도인 것이다.

이와관련, 퍼시픽 비즈니스 컨설팅의 이상빈 대표는 “어떤 비즈니스든 노하우가 쌓여야 위기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며 “유행을 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을 내다보는 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정 기자

〈kijungkim@joongangusa.com〉

입력시간 :2004. 02. 13   2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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