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한인연구의 경제적 중요성과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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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한인연구의 경제적 중요성과 방향
  • 임채완
  • 승인 2004.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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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교수 동북아학회 회장

2003년 외교통상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이 미국의 국제경제연구소(IIE)에 의뢰한 자료에 의하면, 6백만명에 이르는 재외한인의 자산가치는 국내총생산액(GDP)의 1/4에 해당하는 1천2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평가되었다. 세계화시대 우리의 재외동포는 이러한 경제적 가치이외에도 정치적, 외교적, 문화적, 학술적 측면에서 그 가치를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중요한 존재이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현재까지 이루어지고 있는 한상(韓商)에 대한 연구는 중국의 화상(華商), 인도의 인상(印商), 유태인상에 비하여 미미하거나 초보적인 수준이다. 지식정보시대에 적합한 민족발전의 실체로서 '세계한민족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한 '한상 네트워크'와 '한민족문화공동체'는 재외한인연구의 매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재외 동포의 정치경제적 역량을 모국의 정치, 경제적 발전과 국가발전에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는 국가들은 중국과 인도, 그리고 이스라엘 등이다. 우리와 정치경제적으로 밀접한 중국은 전세계 화교를 개혁·개방 정책에 끌어들여 경제성장을 이룩하였다. 1978년 이후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의 약 70%가 화교자본일 정도로 화교들은 중국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세계 1백36개국에 거주하고 있는 해외 화교의 수는 약 3천만명(대만 2천1백만명 제외)인데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지역에 집중적으로 거주하며 거대한 경제력으로 동남아 경제를 장악하고 있다. 현재 대중화경제권은 대만의 제조기술, 싱가포르의 마케팅과 서비스, 중국의 노동력, 북미의 전문인력과 기술력이 전세계 화교자본과 결합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세계 70여개국 이상에 약 2천만명의 재외 동포를 보유하고 있는 인도는 1990년 들어 이들 재외 인도인의 정치, 경제적 잠재력을 자국 발전에 활용하려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2001년 현재 재외 인도인의 연간 수입은 인도 국가의 총생산액에 근접한 미화 3천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미국의 실리콘 벨리는 인도인 성공의 대표적 사례인데, 이 지역의 창업기업 10개 중 4개가 인도계의 소유이며 실리콘밸리 엔지니어의 약 1/3이 인도계이고 이곳 첨단기술기업의 7%가 인도계 CEO에 의해 경영되고 있다.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태인 숫자는 1천4백만명으로서, 이 가운데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4백60만명을 제외하면 9백40여만명이 해외에 거주하고 있다. 분포면에서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은 미국으로서 5백만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다. 해외 거주 유태인들은 세계유태인총회(WJC), 세계시오니스트기구(WZO) 유태인협회(JA) 같은 각종 유태인 네트워크를 통해 유태인의 본국 이주 및 본국의 국익을 지원하고 있다. 유태인 공동체 네트워크망을 통해 형성된 전세계 유태경제권은 4조 8천억 달러에 이르며 이는 미국 연간 GDP의 60%, 이스라엘 연간 GDP의 50배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특히 미국에서 유태인 사회는 언론계, 금융계, 문화계를 석권하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렇듯 화상, 인상, 유태인상 들이 모국의 경제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현상을 보면서, 한국도 세계 1백50여 국가에 거주하는 한인들을 한상네트워크로 조직하고 이를 더욱 발전시켜 세계 한민족공동체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세계한민족공동체의 중심 축이 될 세계 한상 네트워크와 한민족문화공동체에 대한 앞으로의 기초조사와 데이터베이스 구축은 기초학문 발전과 함께 한국의 사회경제적 발전과 사회과학분야의 국제경쟁력을 높일 것이며, 한민족 발전을 위한 국가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또한 한민족 정체성과 문화적 우수성을 확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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