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학자가 바라본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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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학자가 바라본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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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0.3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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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관계 확대 및 남북관계 개선 물꼬 틀 지도자 기대"

[김영웅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산하 극동연구소 한국담당 선임연구원/ 번역 조현용 기자]

대한민국은 2012년 12월 치러질 18대 대선을 한창 준비 중이다. 이제 대선까지 2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어느 후보가 차기 한국을 이끌어 갈 지도자가 될지 전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한민국의 대선에 관심을 갖는 것은 비단 4대 강국 뿐만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멀러 떨어진 외국 여러 나라의 정치 분석가들도 차기 대한민국의 수장이 누가될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의 대선에 대한 러시아 정치인들이 갖는 관심은 특별하다. 

이를 세가지로 나눠 살펴보면, 첫째, 구소련 붕괴 이후 한국과 러시아간의 외교관계가 수립된 22년 간 양국은 실상 현재까지도 우호적인 관계를 잘 유지해 오고 있다. 상호간 경제무역량은 증대됐고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관계는 크게 발전했다.

양국 정부관계자들은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정기적인 회동을 진행 중이다. 국제사회에서도 APEC, G20, 동아시아정상회담 등을 비롯해 최근 북경에서 개최된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과 같은 교섭을 통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향후 양국의 국제협력관계의 성장과 발전은 올해 말에 치러질 한국의 대선결과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의 새 대통령 당선자와 그 주변의 정치, 경제, 사회 엘리트 집단들에 의해 국가의 정책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하거나 좌우할 수 없으며, 대통령은 단지 사회에서 그를 지지하는 여러 계층의 관심과 그들이 표출하고자 하는 욕구를 올바르게 사회에 반영해 주는 이일 뿐이라고 말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성향은 물론 정당의 성격에 따라 국정이 운영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을 대표하는 정부의 수장이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관심이 가는 것이다. 대한민국에 있어 러시아는 정치, 안보분야는 물론 경제, 무역, 문화 분야에 있어서도 최우선국은 아니다. 그렇다고 제2의, 제3의 협력국가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새 대통령 당선자가 러시아와의 협력분야를 강화하고 확장하는 방안을 구현할 수 있고 구축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또한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양국 간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이러한 상호 협력관계가 단지 정상회담에서의 정상들 간 주고받는 미사여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대한민국과 러시아가 실질적으로 양국 발전을 도모하는 다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를 희망한다.

둘째, 러시아를 비롯한 구소련 국가들은 대부분 거의 같은 시기에 독재체제에서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됐다. 구소련 내 각 국가들의 상황이 다른 만큼 민주주의 체제로의 전환 역시 각 국가마다 그 모습이 천태만상이다. 가령 한국의 경우 민주주의로의 변화가 하나의 사회 및 경제체제의 시장경제원칙의 범위에서 이루어졌다면 러시아의 경우 이와 같은 변화가 사회경제체제 내에서만 실행된 것이 아니라 정치 및 법률체제 등에서도 수반됐으며, 이는 실질적인 경제적 붕괴를 초래했다고 하겠다.

이는 육군을 기본으로 한 군사력의 급격한 악화 그리고 방위산업과 국민경제의 최첨단기술분야의 급격한 쇠퇴, 시민들의 일상생활수준의 급락, 내전상황 등을 야기시켰다. 아울러, 러시아는 구소련시대부터 여러 형태의 시민에 대한 사회보장 규정들이 잔존해 있었고, 사실 이러한 사회보장시스템은 시장경제 환경 하에서는 존재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시스템들이 경제효과의 하락을 초래했으며, 아울러 러시아 민주주의의 성장속도와 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러시아는 2009년~2010년에 이르러서야 다시금 자국의 경제성장 잠재력을 복구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는 사회 정치적 측면에서나 경제적 측면에서의 한국의 민주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은 복잡하게 얽인 세계문제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남북관계다. 한반도 내 문제 상황은 지금까지 세계 대부분의 정치, 경제, 군사정책에 영향을 받아 왔다.

반면, 이제는 한반도 문제에 영향을 끼치는 이들이 무엇보다도 한반도 내 남북의 지도자가 되는 시기를 맞게 된 것이라 하겠다. 한반도 내 남북정상의 외교능력에 따라 합리적인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며, 서로간의 협력관계의 발전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경제, 국제무역, 과학과 같은 분야의 교류부터 시작해서 그 이후에는 문화, 관광, 안보, 외교적 관계 등으로까지 나아 갈 수 있도록 향후 10년간의 남북관계의 물고를 터는 과제가 차기 한반도의 양 정상에게 달려있다 할 것이다.

러시아에게 있어서 한반도 문제는 지리학적 이유로 인한 러시아의 국가안보 문제(러시아는 내부의 군사력 약화나 지역 간 갈등에 의한 내전 발발가능성에 대해 항상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 해외무역, 해외수송 등의 문제에 있어서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러시아가 한반도를 거치는 수출입 루트를 구축하게 될 경우 현재에 비해 향후 몇십억 달러 이상의 이익을 볼 것이라는 점 또한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는 차기 한국대통령 당선자가 향후 어떤 식으로 남북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지대한 관심을 갖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18대 대선의 대통령 당선자는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3명의 대통령 후보자들 가운데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이들은 모두 의심할 여지없이 각자 개성이 강하며, 책임감도 크며, 국가에 대한 애국심 또한 크며, 각자 대선에서 당선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정도로 이미 상당한 지지자들도 확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대선 후보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확약했다. 이쯤에서 러시아와 관련해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라면,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절대 다른 국가들의 선거과정에 간섭하려 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또한, 러시아는 다른 국가의 대선에 있어서 가능성이 점쳐지는 당선 후보자가 있다 하더라도 절대 섣불리 언급하는 경우가 없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항상 다른 국가에 있어서도 선거에 참가하는 국민들의 의견과 그들의 선택을 존중한다. 이와 더불어 블라디미르 푸틴 현 러시아 대통령의 외교정책 중 하나에 대해 설명을 하자면, 푸틴대통령의 국가정책이념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타국가의 대통령이라면 그가 세계적으로 어떤 평판을 가졌던 간에 언제나 함께 일할 자세가 돼있다'라는 원칙이다. 즉, 이는 '그가 어떤 외국 대통령과도 좋은 관계를 만들고 유지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라는 말이다.

이와 같은 푸틴대통령의 정치철학을 잘 설명하는 일련의 사건을 말해 보겠다. 모두가 알다시피, 현 미국대선후보자인 미트 롬니는 과거 여러 번에 걸쳐 공식석상에서 러시아를 미국의 제1의 원수국가라 칭했으며, 실질적으로 국가정책에 있어서도 항상 러시아와 대립하는 정책노선을 걸었다. 푸틴대통령은 2012년 9월 6일 미국방송인 '러시아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미국의 차기 대통령에 미트 롬니가 당선된다 하더라도 그와 협력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물론, 당연히 협력할 것이며, 미국국민이 뽑는 대통령이라면 어느 누가 됐던 간에 협력 할 의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덧붙여 '또한 그 협력관계가 러시아가 원해서 이뤄지는 협력이 아니라 미국정부가 자진해서 러시아와의 협력을 원할 정도로 효과적인 협력국가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푸틴대통령은 러시아 내에서도 현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에게 러시아 국가의 이익을 위해 정부 고위직을 제안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한 야당세력 중 현정부에 있는 이들의 예를 들자면, 드미트리 로고지나 부총리(방위산업부문 책임자), 올가 골로데쯔(사회문제부문 책임자), 러시아 비독점위원회 위원장이자 야당의 두 지역의 주지사인 이고리 아르테미예브 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푸틴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은 제1위원장과 한국의 차기 대통령 당선자와도 국가 이익 차원에서 한반도의 양 정상이 러시아와 협력하고 싶어 하는 그 이상 그들과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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