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음악은 과거의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꿈꾸고 살았는지를 볼 수 있는, 한국의 정신(soul)과 통하는 창문이라고 생각해요.”
한국 전통음악에 대한 사랑과 의견을 거침없이 말하는 이 사람은 재독 한인 도로테아 서(Dorothea Suh·28) 씨다.
서 씨는 16살 때 한국에서 처음 본 풍물 공연에 반해 지금은 대학원에서 민족음악학, 그중에서도 특히 한국 전통음악을 연구하고 있다. 전문 바이올리니스트이기도 한 서 씨는 한국계 독일인이며, 아버지는 태권도 강사이다. 서 씨는 꾸준하게 설 명절을 지켜오고 있으며 어머니가 담근 김치를 먹는 등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와 음식을 경험해왔다.
6월부터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박사과정 연구 조사를 시작한 서 씨의 한국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0년에는 서울대학교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방문했고, 지난해에는 국립국악원에서 외국인 전문음악인, 음악학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 국악연수 참여 차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 전통음악을 배우고 싶다는 열정만으로 벌써 3번이나 고국 땅을 밟은 셈이다.
하지만 서 씨는 20대 젊은이답게 K-Pop도 좋아한다. 지난 한국 방문 때 우연히 가게 된 록 콘서트에서 흥겨운 리듬에 빠지게 됐다는 것. 랩에도 관심이 많다. 서 씨는 개인블로그를 통해 종묘대제나 영산회상 등 전통음악에 관한 글은 물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K-Pop, 떡국 등 한식, 한글을 공부하는 방법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 한국문화를 알리고 있다.
서 씨의 이번 방한은 9월까지 4개월 남짓이다. 연구하기에도 바쁜 일정이지만 시간을 내어 글로벌기자단의 자격으로 2012 여수세계박람회에 참가한다. 서 씨는 “한국에서 개최되는 엑스포이니만큼 한국만의 스타일로 표현된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한국의 음악인들을 인터뷰하고 싶고 무엇보다도 떡을 맛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