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계 파동'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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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계 파동' 많아
  • 아틀란타 한국일보
  • 승인 2004.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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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타로 전입하는 한인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계로 인한 피해사례가 늘고 있다. 신분이 불안정하거나 세금관계가 명확치 않은 한인들이 은행융자보다 쉽게 목돈을 만질 수 있는 계를 선호해 마구잡이로 계가 생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호간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계는 미국에 갓 이민 온 한인들 사이에서 언제나 최고의 자금회전 수단이 되어 왔다. 중국의 '무진'처럼 동포애를 발휘할 수 있다는 감정적 이유에서도 계는 기대고픈 친숙한 시스템이 되어 왔다. 그러나 법적 안전망이 없는 금융거래이기 때문에 늘 문제의 소지가 돼왔고 피해자들 역시 피해 사실을 숨기려고 할 뿐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못했다.

결국 여기저기 소문만 무성할 뿐 계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금회전방법이 안정단계로 들어선 대도시 한인사회에 비해 아틀란타 한인 경제 시스템이 그만큼 낙후됐다는 증거로 계를 들기도 한다.

비즈니스 셋업 시기와 맞물려 대형 계조직들이 형성되고 깨지는 기복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뉴욕의 경우 6~7년전에 이미 계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슈화 된 바 있다. 이에 비해 갓 이주한 한인이 넘쳐나는 아틀란타는 한인 은행이 하나밖에 없을 정도로 한인 자금력이 열악해 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자연히 대형 사건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피해 유형으로는 계주가 제3자의 이름으로 여러개의 계좌를 구성해 세 네번 회원들의 돈을 받아낸 후 잠적하거나 한 사람이 4~5개의 계에 참여한 뒤 목돈을 만들어 도주하기, 2~3년간 인간적인 관계를 다진 후 대형 계를 조직하는 방법 등이 있었다.

정찬섭 변호사는 "최근 계에 대한 문의전화가 늘어났다"며 "계는 명백하게 합의하에 성립된 것이므로 구두약속일지라도 민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대다수 한인들은 체류신분과 세금문제 등을 고려해 피해를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우려한 계주들이 개별 계원들과 접촉해 원금보상이나 물품대체를 약속하며 사건을 무마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재원 기자>
입력시간 : 200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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