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에 꿈꾸는 '아메리칸 드림'...세탁업에서 성공 호텔 매니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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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에 꿈꾸는 '아메리칸 드림'...세탁업에서 성공 호텔 매니저로
  • 토론토 인터넷 신문
  • 승인 2004.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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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세탁업을 하며 미국 사회에 자리를 잡은 한 재미교포가 환갑의 나이에 미국 굴지의 호텔 체인인 매리엇의 마케팅 매니저로 변신해 '제2의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다.

미국 LA 뉴포트비치 리조트에서 있는 '매리엇 버케이션 클럽 인터내셔널'에서 특별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김무웅(62)씨. 金씨는 지난해 보너스를 합쳐 8만달러의 소득을 올렸고 올해는 연봉 15만달러에 도전하고 있다. 올해는 꼭 아들과 딸보다 연봉을 더 많이 받아 가족 중 소득랭킹 1위를 차지하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 아들 범식(33)씨는 뉴욕에서 사회사업가로, 딸 혜연(32)씨는 시카고의 맥아더재단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에서 단국대 상대를 졸업하고 대학 교직원 생활을 했던 金씨는 서른일곱살에 태평양을 건넜다. 3년 뒤 세탁소를 연 그는 낮에는 세탁 일을 하고 밤에는 빌딩에서 청소를 하는 '투잡스(두가지 직업)' 생활을 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아 기반을 잡았다.

두 남매가 결혼하고 생활도 안정되자 그는 2001년 말 세탁소를 처분하고 은퇴했다.

"일하지 않고 3개월 정도 노니까 처음에는 좋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어요. 일을 하고 싶더라구요. 늦은 나이에 이민 오는 바람에 영어도 신통찮고, 그렇다고 전문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는 처음 이민왔을 때의 각오로 한인 업소록과 전화번호부를 뒤졌다. 그러나 예순살이 다 된 그를 받아줄 직장은 없었다.

2002년 초 가족과 함께 뉴포트비치 리조트에 쉬러갔던 그는 '이런 데서 청소라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무작정 매니저를 찾아갔지요. '나는 아이디어가 많다. 일단 일을 시켜보고 쓸 만하면 월급을 달라고 했지요."

서툰 영어로 한참을 떠드는 金씨에게 매니저는 "판매 전략을 문서로 써오라"고 했다. 보고서를 본 호텔 측은 그를 수습사원으로 입사시켰다. 2백여명의 직원 중 유일한 동양계인 그는 열심히 일했다.

수습생활 5개월 뒤인 2002년 9월. 호텔측은 연봉 4만5천 달러에 계약을 하자고 했다.

"한달에 1천 달러 정도만 벌어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많은 돈을 주겠대요. 두달 뒤 아시아인 고객들을 담당하는 특별 부서를 만들어줄테니 매니저로 일하라는 통보까지 받았지요. 기분이 좋아서 뒤로 자빠질 뻔 했어요."

그는 지난해 1백5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호텔측의 기대에 멋지게 부응했다.

그의 상사인 라일라 자비스(28) 마케팅 디렉터는 "미스터金은 끝없는 아이디어와 노력, 일에 대한 헌신적인 자세로 모든 직원을 감동시키고 있다"고 그를 추켜세웠다. @2004 아이코리안
0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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