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 그대로...곡해석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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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 그대로...곡해석 환상"
  • 캐나다 한국일보
  • 승인 2004.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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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출신의 한인 피아니스트 루실 정(31)의 연주장면이 CBC-TV를 통해 방영된다.

27일 글렌 굴드 스튜디오에서 녹화된 루실 정의 연주는 오는 3월28일 CBC의 「온스테이지(OnStage)」 시리즈의 일부로 방영되며 같은 날 「라디오 투(Radio Two)」에서 오후 2시5분, 「라디오 원(Radio One)」에서는 오후 8시5분부터 방송될 예정이다.

이번 리사이틀은 CBC가 캐나다출신의 젊은 건반연주자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고 여겨지는 네명을 모아 「환상곡(fantasy)」을 주제로 준비한 프로그램. 루실 정 외에도 밴쿠버 출신의 리비 유(Libby Yu), 토론토 출신의 데이빗 루이(David Louie), 몬트리올 출신의 다비드 잘베르(David Jalbert)가 참여했다.

바흐에서 라흐마니노프에 걸친 이 프로그램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연주무대나 레코딩 스튜디오에서는 들어보기 힘든 작품들이 연주됐고, 여러 연주자들을 한데 모아 그들의 각각 다른 개성과 스타일을 좀더 잘 들여다 볼 수 있게 한 특별한 기회이기도 했다.

리사이틀의 맨 마지막에 나와 슈만의 「환상곡(Fantasiestucke)」 작품번호 12를 연주한 루실 정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주자답게 가장 탁월한 음악을 들려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덟개의 소품들로 이뤄진 이 작품은 때로는 성급하게도 들리고 때로는 서정적이게도 느껴지지만, 항상 아름다운 선율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멜로디와 음악적 동기들이 종종 너무 자주 연주 중간에 등장하는 음표의 무리들 안에 묻히기 십상이다. 이는 복잡한 작품을 단순하게 들리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가장 어려운 종류의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음악평론가 존 테러즈는 『루실 정은 이러한 도전에 맞서 이 작품에 대해 평자가 들어본 가운데 가장 설득력있는 해석을 전달했다. 그의 선율구분은 흠잡을 데가 없었고 각 소품의 음악에 대한 명료한 감각을 항상 유지했다』고 말했다. 『루실 정의 연주에서는 우아함이 스며 나왔다. 건반 앞에 앉아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오로지 음악이 명료하게 말하도록 하는데 집중했다.』

현재 미국 댈러스시에 거주중인 루실 정은 지난해 12월15일에는 오타와 한국대사관저에서 한-캐수교 40년만에 처음으로 열린 연방총독초청만찬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리게티·스크리아빈·멘델스존 등의 음반 5장을 녹음하며 호평을 받아온 그는 2월말 중국의 광저우와 상하이 등 주요 8개도시 순회독주회가 예정돼 있고 3월말에는 벨지움 플레미시 라디오 교향악단, 4월부터 5월말까지는 스페인 테네리프 오케스트라·BBC 국립웨일스 오케스트라·이탈리아의 신포니카 시실리아나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하게 되며 7∼8월에는 오타와 실내악축제에 참석하는 등 분주한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Friday, January 3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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