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한인 유해 봉환사업 시작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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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한인 유해 봉환사업 시작도 못했다”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1.12.2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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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즈노사할린스크 제1공동묘지’ 조사한 배덕호 KIN 대표

“총 1,953기의 한인묘 및 한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묘가 있다”

2011 연례학술대회에 참석한 KIN(지구촌동포연대) 배덕호 대표(사진)는 ‘사할린 한인 유해 귀환 : 현황과 과제’ 발표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이 조사사업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내 유골봉환의 기초자료를 생산할 목적으로 총면적 25만3,668.8㎡에 달하는 유즈노사할린스크 제1공동묘지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한 것이다.

배 대표는 “남사할린 전역에 흩어져 있는 53개의 공동묘지 전반에 대한 한인묘 전수 조사 사업 중 겨우 1기가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제시대 사할린에 강제이주 된 한인들 중 상당수가 이미 이주과정에서 사망했을뿐 아니라, 사할린에 뿌리를 내린 한인들의 수도 급감하고 있다. 사망에 의한 것이다.

배 대표는 “2011년 현재 사할린 전체에는 600여명의 한인 1세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할린 한인들의 사망이 가속화되면서 그들의 모국 송환은 더욱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사할린 한인 1세들의 본국 송환 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미 사망한 한인 1세들의 유해를 대상으로 한 송환 작업은 그 기초작업조차 이뤄져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사할린 현지에 4만명 이상의 한인들이 잠들어 있지만 관련연구가 일절 없기 때문에 묘소를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며 “조사를 시작한다면 그게 누구라고 해도 막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밝혔다.

현장조사의 어려움은 극심했다. 공동묘지 전체를 10번 이상 왔다갔다하며 일일이 묘소를 확인한 번거로움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현지의 높은 물가, 인력난, 공동묘지 자체의 낙후된 시설 등은 자칫 조사의 오차범위를 더 크게 만들 위험이 있다는 것이 배 대표의 설명이다.

1년의 1/3이상이 혹한인 사할린의 기후는 특히 조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하게 거론되고 있는 문제는 예산확충과 사업을 지휘할 주체의 모호함이다.

배 대표는 “내년도 예산이 확정되지 않은 채 18대 국회가 마무리된다면 (해당예산은) 또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업주체인 위원회의 존속기간은 최근 법률안 개정을 통해 2012년 12월까지로 연장됐다. 위원회의 운영기간이 단기로 연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겨우 첫발을 뗐을 뿐인 유해 봉환사업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배 대표는 “묘지 전수사업은 유해봉환사업의 사전 조사사업일 뿐 아직 유해봉환사업은 시작도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IN은 2012년부터 ‘사할린한인 역사기념관’ 건립을 위한 캠페인에 돌입한다.

배덕호 대표는 “2014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1세들의 사망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 한인 역사기념관이라도 빨리 건립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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