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도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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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도 할 수 있다! ”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1.12.16 20: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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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 성공한 멜리사 리, 인터뷰서 소감 밝혀

뉴질랜드 첫 한인 국회의원인 국민당 멜리사 리 의원이 지난 달 26일 실시된 뉴질랜드 총선 마운트 앨버트 지역구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해 당선됐다. 당선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를 들어보았다.


뉴질랜드 첫 한인국회의원으로서 재선에 성공했는데 소감과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재선이 돼 너무 기쁩니다. 교민들의 엄청난 성원과 지원이 뒷받침 됐던 덕분입니다.
65년 노동당의 텃밭 마운트앨버트 지역구에서 역대 최대 9,000표 차이가 났던 정당투표(Party Vote)를 100표 차이까지 줄인 것은 교민들을 포함한 지역구 주민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특히 캠페인 기간 동안 160명의 교민자원봉사자의 도움이 컸습니다.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실 2008년에는 첫선거여서 조금 얼떨떨했습니다. 국민당에서 비례대표순번을 잘 받았던 것도 있지만 뚜렷하게 무언가를 해냈다는 생각은 솔직히 없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선거는 시작부터 당내경선에서 다른 후보들을 물리치고 당당하게 지역후보가 됐고 선거캠페인팀을 조직하고 자원봉사자도 모으는 등 조직적인 선거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역구는 물론이고 교민들의 많은 지원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어깨가 무거워요. 예전보다 책임감을 더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뉴질랜드에서 한인정치인으로 활동한다는 것은 한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우선 한국인이 뉴질랜드의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이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교민들의 시각에서는 자녀들의 미래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인데요. 자라나는 뉴질랜드의 1.5, 2세대들에게 국회의원으로서 ‘역할모델(Role Model)’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아가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는 교민들의 자존심으로서, 어렵고 힘든 이민생활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정활동 중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 저는 한인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국민 모두의 권익증진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의 본분이 법을 제정하는 것인만큼 상임위 활동을 통해 뉴질랜드의 밝은 미래를 위한 정책을 만들고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 지금까지의 의정활동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상임위 중 상무위원회(Commerce Committee)와 법질서위원회(Law and Order Committee)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그동안 법사위에서만 18개 법안을 통과시켰어요.

또 김치클럽을 통해 이민 1.5, 2세대의 정체성을 살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것도 언급하고 싶습니다.

정치적으로는 국민당 내에 한국인 지부인 ‘코리언그룹(Korean Group)’을 만들었습니다. 지역구 못지 않게 당내에서 투표권이 있는 조직으로 성장해 뿌듯함을 느낍니다.

이밖에 당내 소수민족팀(Ethnic Caucus Committee) 의회장으로서 전국을 누비며 소수민족의 권익향상을 위해 뛰었던 점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뉴질랜드에서 한인사회, 특히 젊은 한인들과 상당히 활발한 교류를 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열린 국회의원’, ‘접촉면이 넓은 국회의원’이라는 인상을 받는다는 한인들의 전언이 많이 있었는데요.

- 한국과 달리 뉴질랜드에서는 집집마다 유권자들을 찾아다니는 ‘호별방문(Door Knocking)’ 선거운동이 가능합니다. 3개월의 캠페인 기간 동안 수천가구를 일일이 방문하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호별방문은 주민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선거운동기간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었습니다.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으니까요.

또한 웹사이트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온라인을 통해서도 지역구주민은 물론 교민들과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구행사는 물론 교민행사에 빠짐없이 참여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행사가 주말에 몰려있다보니 평일보다 더 바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밖에 오클랜드와 웰링턴 등에서 한달에 한번씩 열리는 김치클럽 모임과 코리언그룹 미팅, 주말마다 실시하는 교회민원 상담 등 국민들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좋은 평가의 밑바탕이 된 것 같습니다.


세계적으로 한인정치인들의 입지가 점점 더 넓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 등지의 한인정치인들과도 교류를 하시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 세계적으로 주정부의원이 아닌 연방정부의원과 국회의원은 저와 연아마틴 캐나다 2명뿐인 것 같습니다. 연아마틴과는 지난 2009년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한 세계한인차세대대회에서 처음 만났어요. 사실 동갑내기거든요. 캐나다를 방문하면 서로 연락해서 만나거나 페이스북이나 이메일을 통해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해외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인정치인은 한인유권자 뿐 아니라 아시아계 유권자들과도 폭넓게 소통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의원님께서는 아시아계 유권자들을 위해 어떤 정책방향을 갖고 계시는지요.

- 뉴질랜드 정부의 정책은 하나의 소수민족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입니다. 하지만 아시아계를 비롯한 소수민족들이 인종차별, 여성차별 없이 뉴질랜드에 뿌리내리고 뉴질랜드의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사실 뉴질랜드에서는 부족한 제가 국회의원이 된 것 자체가 아시아인을 알리는 활동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당내에서 지역구 후보로 발탁되고 국회의원으로 당선됨으로써 아시아인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고 이를 통해 아시아계 유권자를 위한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다가오는 2012년 재외동포참정권 재개와 관련해 모국의 정치와 거주국의 정치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차세대동포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조언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 해외에 체류하면서 본국의 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큰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뉴질랜드도 해외체류자의 선거자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는 시민권자의 경우 최근 3년 동안 뉴질랜드를 방문한 적이 있어야하고 영주권자의 경우 최근 12개월 동안 뉴질랜드를 방문한 적이 있어야 투표할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으로서 차세대 교민들이 뉴질랜드 정치와 정부의 정책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연말연시를 맞아 전하고자 하시는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 저의 재선소식을 듣고 전세계 동포들께서 축하메시지를 보내주셨습니다. 너무 감사드리고 전세계에서 모든 동포들께 항상 힘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제 후배들에게 “아줌마인 나도 하는데 너희들은 더 잘할 수 있다”고 얘기하곤 합니다. 저의 재선소식이 다른 나라의 동포들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성실히 일하는 멜리사 리가 되겠습니다. 새해를 맞아 전세계 해외동포들 모두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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