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비준안 통과… 동포사회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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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비준안 통과… 동포사회 ‘환영’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1.11.2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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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하지만 아쉽다”“결사반대”… “행동 나서겠다” 동포도 적지 않아

뉴욕한인사회 내 상공인단체, 사회단체, 종교단체 등으로 구성된 ‘한미FTA 비준 범동포 뉴욕추진회의’는 22일 성명을 발표해 “미주한인동포의 오랜 숙원인 한미FTA가 드디어 발효될 수 있게 된 데 대해 대환영한다”면서 “한미FTA가 한미양국의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미FTA 비준안 통과에 대한 동포사회 반응은 뜨겁다. 본지가 독자들을 상대로 한미FTA 비준안 통과와 관련한 설문을 요청한 결과 답장을 보내온 재외동포는 162명에 달했다. 이중 140명은 FTA 타결에 대한 “찬성” 혹은 “적극 환영”의 입장을 보였다. 특히 남미를 포함한 미주지역 동포들의 입장은 찬성 일변도를 보였다.

캐나다에서 무역업에 종사하고 있는 류동하씨는 “적극 환영한다”며 “국익을 놓고 본다면 논쟁 자체가 부질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미국 정영관씨 역시 “국가든 개인이든 혼자 살 수 없는 것이 삶의 원리”라며 “나만의 이익을 추구한다면 세상은 아주 강퍅해질 것”이라고 FTA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재미동포들이 한미FTA에 대해 가지는 입장은 국익에 근거한 추상적인 이유보다는 개인적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설문과정에서 한 동포는 “미국은 상대적으로 무역업에 종사하는 동포가 많다. 이번 무역협정을 계기로 국내를 통한 무역 기회가 더 많아지고, 사실상 그런 기회들을 통해 모국과 더 가까워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미국에서 화공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한 동포는 “케미컬을 제조·판매 하고 있다”며 “FTA가 체결되면 한국 제품도 많이 미국으로 수입하고 아울러 미국 제품도 한국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이 EU FTA를 먼저 체결해 한국 EU 간에는 무관세 거래가 많아 미국이 다소 소외됐었다”고 전한 이 동포는 “한미FTA 체결로 EU에 빼았겼던 거래 기회를 한미간의 기회로 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주지역 외의 지역에서도 한미FTA를 환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인도네시아 신재호씨는 “이제 전세계가 문을 활짝 열고 자유무역 시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다국적기업 SUEZ 그룹에 근무하고 있는 박광근씨 역시 “비준에 적극 동의한다”며 “안정적인 발효에 적극 찬성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볼리비아한인회의 이안호 회장은 “국회 비준안 통과 과정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여·야 협상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의 미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라며 “전방위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경쟁력 우위 부문을 심화·발전시키고 경쟁력이 부족한 부분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 재외동포가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월드옥타 필리핀 마닐라의 김영기 지회장, 뉴욕의 강병목 지회장 등 주요 지회장들이 잇따라 FTA 타결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혀온 데 이어 권병하 회장 역시 “기회의 문이 열렸다”는 말로 환영의사를 밝혔다.

권 회장은 “FTA의 통과는 잘된 일이라고 확신한다”며 “다소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사실상 경제여건이 위축돼 있는 미국에 비해 경제성장도가 높은 우리에게는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넓은 시장이 마련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권 회장은 이어 이번 한미FTA 타결이 이후 남아 있는 기타 국가들과의 무역협정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관심이 쏠리고 있는 한중FTA에 대해서만큼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미FTA의 비준과정이 졸속처리됐다는 비판과 함께 이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면서 FTA가 안정적으로 발효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겠다는 응답도 51명이었다.

동포 3명 중 1명 “행동 나서겠다”

이번 설문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FTA 비준에 대한 입장에 따라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힌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에 1/3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설문에 응한 재외동포 51명은 “향후 한미 FTA의 안정적인 발효나 저지를 위한 행동계획을 갖고 있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중 대다수는 FTA를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일부 “절대 반대”를 외치는 이들도 십여명에 달했다. FTA 저지를 위한 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앞서 이달 7일 민주개혁미주연대, 미주동포전국협회, 사람사는세상(워싱턴) 등 개혁성향의 재미동포 단체들은 “한미FTA가 한국민의 주권과 자존심을 심각하게 손상하고 있다 판단한다”며 “강행처리를 중단하고 재협상에 임하라”고 우리 정부에 요구했다.

FTA를 반대하는 동포사회의 목소리는 기존 협상과정에서도 있어 왔다. 이같은 목소리는 이번 국회 비준안 처리과정에서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이영남씨는 “생각이 짧고 대책이 뒤따르는 강행처리 때문”이라며 “서민과 약자에 도움이 되는 FTA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스트리아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은 “기본적으로 한미 FTA 체결에 대해서는 찬성”이라면서도 “몇가지 우리 측에 불리한 부분들에 대헤서는 향후 재협상을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었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FTA를 이끌고 가는 우리사회 지도층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승원홍 시드니 롯데여행사 대표는 “한국 재벌들 모두가 한심하다”며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 비싸게 팔면서 탈세 궁리나 하고 있으니 존경을 받지 못하고 한미FTA에 대한 반대에 부딪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에 대한 불신을 받는 지도층 인사들이 결과적으로 한미FTA 논의를 부정적으로 이끌고 가는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재중국한국인회 정효권 회장은 “FTA 타결에 대해 적극 찬성한다”면서도 “농축산에 대해 우려되는 부분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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