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차세대웅변대회 대상에 영국 최성환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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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차세대웅변대회 대상에 영국 최성환 군
  • 이현아 기자
  • 승인 2011.11.23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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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본선대회 차세대한인 40명 비롯 500명 참석


박종범 회장 “차세대 열정에 감동받았다”

2011 유럽한인차세대 한국어 웅변대회가 지난 19일 오스트리아 빈의 오스트리아센터에서 유럽 각국의 초·중·고등학생 및 다문화가정 자녀 4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올해 처음으로 치러진 이번 웅변대회에서는 중·고등부에 출전한 영국의 최성환 학생이 대상(외교통상부 장관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우수상에는 오스트리아 김다빈 학생, 스페인 주예랜 학생, 스페인 하비엘 탄 포라스 리, 독일 피네 쿨만, 독일 김영일, 독일 김이재 학생 등이 각각 선정됐다.

2011 유럽한인차세대 한국어 웅변대회가 지난 19일 오스트리아 빈의 오스트리아센터에서 유럽 각국의 초·중·고등학생 및 다문화가정 자녀 4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올해 처음으로 치러진 이번 웅변대회에서는 중·고등부에 출전한 영국의 최성환 학생이 대상(외교통상부 장관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우수상에는 오스트리아 김다빈 학생, 스페인 주예랜 학생, 스페인 하비엘 탄 포라스 리, 독일 피네 쿨만, 독일 김영일, 독일 김이재 학생 등이 각각 선정됐다.


재오스트리아한인연합회가 주최하고 재유럽한인총연합회가 주관한 이번 웅변대회에서 유럽의 한인차세대들은 △우리말 우리글 바로 쓰기 △한국전통의 우수성 △자랑스러운 한국, 한국인 △동포 2세 및 다문화가정의 한글과 한국문화교육의 필요성 △유럽 한인 차세대로서 우리가 가야 할 길 등을 주제로 열띤 경연을 펼쳤다.

대상을 수상한 최성환 학생(가운데)

이날 대회의 심사는 이형모 본지 대표를 비롯해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손학순 아일랜드한인회장, 장창기 공주대 교수, 왕길환 연합뉴스 기자 등이 맡았으며, 수상자에게는 대상 3,000유로를 비롯해 총 2만 유로(한화 약 3,100만원)의 상금과 디지털카메라, MP3, 시계 등 푸짐한 상품이 주어졌다.

유럽 전역에서 선발된 한인 차세대 40명과 그 부모, 각국 한글학교 교사와 전·현직 한인회장 등 500여명 동포들이 함께한 이번 행사는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였다.

특히 첫 행사에는 한나라당 재외국민위원회 서병수 위원장과 민주당 세계한인민주회의 정광일 사무총장을 비롯해 주오스트리아대한민국대사관 조현 대사, 재유럽한인총연합회 김다현 회장과 이영창 초대회장, 민주평통북부협의회 서성빈 회장과 박화출 영국협의회장, 고광희 남부 및 아프리카협의회장, 강진중 스웨덴 자문위원, 황성옥 바르셀로나 한글학교장 등이 주요 내빈으로 참석했다.

행사를 주최한 박종범 회장은 “유럽 각국의 한글학교 교장과 교사, 학부모, 그리고 한인회장들의 관심과 참여로 성대하게 첫 웅변대회를 개최하게 돼 감사하다”며 “오늘 한인차세대들이 뿜어낸 꿈과 열정은 우리 모두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회장은 이어 “뜻깊게 치러진 이 대회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후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올 대회는 외교통상부, 주오스트리아대한민국대사관, 재외동포재단, 민주평통자문회위, 전남대, 공주대, 대구가톨릭대, 하나은행, 광주은행, 대한축구협회, 세계한인상공인연합회, 영산그룹, 아카키코 등이 후원했다.

제1회 유럽 한인 차세대 웅변대회 수상자 원고

대상 : 최성환 (중고등부/영국)
여러분!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영국 런던에서 온 최성환입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과 한국인이어서 자랑스러웠던 제 경험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저는 영국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금발머리에 파란 눈을 가진 백인 친구들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국학교 가는 것도 싫어했습니다. 저는 이름 석자도 못쓰던 4살부터 어엿한 중학생이 되기까지 9년 동안 한국학교를 다녔습니다. 한글을 익히고 우리 동화를 읽고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배웠습니다. 그러나, 9년 동안의 한국학교! 항상 즐겁지는 않았습니다. 지루한 적도 많았습니다. 영국에 사는 제가 왜, 한글을 배우고 한국을 알아야 하는지 궁금했고 불만이었습니다. 저만 그랬을까요? 아닐 것입니다. 여기 있는 친구들도 분명 저와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제가, 한국을 다시 보게 되고,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긍지를 갖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이었습니다. 교실이 아수라장이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한 친구를 둘러싸고 서로 뭔가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저도 궁금해 끼어들고 싶었지만 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책상 위로 올라갔습니다. 가운데 있는 친구가 새로 산 스마트폰을 들고 있었습니다.
“ 쳇, 스마트폰이 하나 생긴 모양이군”
저는 별것 아닌 것 가지고 아침부터 흥분하는 아이들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책상에서 막 뛰어내리려는 순간, 그 친구가 큰 목소리로 저를 불렀습니다.
“Hey,성환! Look! It’s a galaxy S 2! It’s made in Korea."
순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흔히 십대들이 열광하는 미국의 스마트폰이라고 짐작했는데, 그 친구가 자랑스레 내보인 휴대폰은 한국 제품이었습니다.
“It's an unmatchable smart phone!”
“Wow, awesome!”
“Korean IT technology is epic! It’s world class!”
여기저기서 한국의 기술이 최고라는 칭찬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반 친구들이 일제히 저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번쩍 치켜세우며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친구들이 마치 저를 칭찬하는 것처럼 기분이 좋았습니다.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한국의 우수성을 알지도 못하고, 한국사람이라는 것조차 잊고 살아왔던 저는 친구들 눈에 분명 한국인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제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친구들이 우리 한국제품을 최고로 인정해준다는 사실에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기뻤습니다. 한국은 더 이상 작은 나라가 아닙니다.
여러분! 저를 보십시오. 제가 어느 나라 사람으로 보입니까? 네, 저는 분명 한국사람입니다. 까만 머리에 까만 눈동자를 한 한국 사람입니다. 누구도 저를 영국인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 혼자만 영국인이라 착각했던 것입니다.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순간 저 자신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내가, 우리가 그들에게 열광했지만, 이제 그들이 우리를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유럽에서 자라나는 한인 차세대, 우리의 몫은 무엇일까요? 저는 우리 한 명 한 명이 한국을 대표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언어로 우리나라 한국이 무엇을 잘하고 어떤 나라인지 바로 알려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어로, 프랑스어로, 독일어로, 스페인어로, 이탈리아어로 한국을 바로 전하는 어린이 외교관, 생각만해도 어깨가 으쓱해지지 않습니까?
저는 이제 한국학교 가는 날이 기다려집니다. 내가 당당하게 설 때, 내 나라의 진정한 가치도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끔 영국학교에서 제 피부색을 갖고 장난치는 친구들이 있곤 합니다.
“Hey yellow!”그러면 저는 “I am not yellow, I am gold. that's why I am so special and shiny!”
기죽고 화내는 대신 이렇게 자신 있게 답해주면 얼굴이 붉어집니다. 제가 왜 그들 사이에서 황금처럼 빛이 나는지 그 이유를 이제 찾았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대한민국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는 빛이 나는 한국 사람입니다. 감사합니다.


다문화부 최우수상 : 하비엘 찬 포라스 리(스페인)

안녕하십니까? 저는 마드리드 고등부 1학년에 재학중인 하비엘 찬이라고 합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한국의 우수한 전통에 관해서입니다.
저는 몇 차례나 한국을 방문한 적도 있고, 한글학교에 다니면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공부도 했습니다. 한국은 여러분야에서 우수한 전통을 가진 나라입니다. 한국 음식은 바야흐로 세계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김치, 불고기, 막걸리, 잡채 등은 세계인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침이 저절로 넘어가는 마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고려청자의 뛰어남도 세계가 알아주고 있습니다. 어느곳에서도 흉내를 낼 수 없는 색상으로 그 빼어남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한지공예는 또 어떠한가요? 소박하며 친근감을 주는 전통예술은 우리들이 지금까지 배우며 이어오는 예술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온돌에 대해서도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한 우리조상이 만들어낸 지극히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난방방법입니다. 게다가 방도 따뜻하게 하면서 밥도 할 수 있다니, 정말 1석2조의 획기적인 발명품이라 하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전통 기술들은 우리 조상들에서 받은 것 이지만, 점차로 세계로 알려지면서 후손들의 외화획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 이 연사 감히 주장하고 싶은 것은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렸던 물리적인 전통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전통의 훌륭함에 대한 것입니다. 그것은 세계 어느 곳보다도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과 부모에 대한 효가 지극한 전통입니다. 제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일은 할아버지, 할머니를 뵙는 것입니다.
삼촌이나 이모들이 처음에 묻는 말도 “할아버지에게 인사는 드렸느냐?”라는 질문입니다.
지금은 두 분 다 돌아가셔서, 한국에 가서 제일 먼저 하는 것은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를 찾는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부모님을 섬기고 모시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나라입니다.
저는 한국의 이러한 전통이 매우 인간적이고, 잃지 말고 이어져가야 할 전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몰지각한 젊은이들의 노인 무시의 행동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물질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지금, 이 사회에서 이러한 정신적인 전통이야 말로 무엇보다 우리가 자부를 가지며 지켜야 할 전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이 사회가 정신을 추구하는 세상이 올 때는 한국의 이러한 전통이야 말로 빛을 보리라 생각합니다. 그 때 우리는 진정한 리더로서 세계에 우뚝 설 것이라고 이 연사는 여러분께 소리 높여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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