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유럽연대 유럽 동포운동의 역사를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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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유럽연대 유럽 동포운동의 역사를 잇는다
  • 장광열
  • 승인 2004.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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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이면 독일의 빌레펠트에 아이들부터 칠순의 노인들까지 한 무리의 한국인들이 모인다. 이들은 한적한 자연의 집에서5.18 광주항쟁과 갑오농민전쟁을 기념하는 ‘5월 민중제’ 행사를 시끌벅적하게 치른다. 이들을 불러 모으는 것은 7~80년대 박정희 유신독재에 항거하고, 80년대 광주항쟁의 비극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며 쌓아온 동지로서의 끈끈한 정이다.

60년대 서독으로 나갔던 광부, 간호사, 유학생들은 이제 6~70대 노년에 접어들었지만, 그들이 함께 꿈꿨던 민주화된 조국, 통일된 조국이 아직 현실화 되지 않은 까닭에 그들은 매년 그렇게 모여 보다 나은 조국의 미래를 위해 토론하고, 노래하고, 웃고, 즐긴다. 여기에 8~90년대 한국 땅에서 민주화와 자주, 통일을 꿈꾸다 공부를 위해 유럽에 온 유학생들도 한 몫 하고, 부모를 따라 모인 동포 2세들도 갈고 닦은 사물놀이, 민속춤 실력을 뽐낸다.  

한민족 유럽연대는 이들 모두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 민주화건설협의회 설립 이후부터 이어져온 유럽동포 연대조직의 명맥을 잇고 동포 2세들이 성장하는 와중에 그들에게 민족의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민족 유럽연대는 2001년 5월 19일 독일의 빌레펠트에서 창립되었다. 우리의 상식을 깨뜨린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나자, 동포사회는 다시 활기를 찾고 통일의 기대를 안고 다시 모이게 되었고, 그런 기운에서 제각기 활동하던 동포들이 하나의 단체로 모인 것이 한민족 유럽연대의 기원이 되었다. 동포사회의 틀이 잡힌 독일을 중심으로, 프랑스, 이태리, 네덜란드, 덴마크, 스위스 등에서 44명의 발기인으로 한민족 유럽연대는 출발한 것이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 최대 관심사

유럽연대 회원들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보다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다. 부시 정권의 집권 이후로 유럽연대 회원들은 2001년 7월 G8 정상회담이 열렸던 이태리 제노바로 달려가 부시가 북의 위협을 부풀리며 미사일방어계획을 추진하는 것을 규탄하고, 작년에는 11월에는 프랑스 파리로, 재작년 11월에는 이태리 피렌체로 달려가 유럽사회포럼에 참석해 부시의 전쟁을 규탄하고 유럽의 반전평화 운동단체들과 함께 어깨를 걸었다. 유럽연대는 이런 국제 시위에서 특유의 풍물패를 앞세워 시선을 집중시키고, 한반도에 드리운 전쟁의 위기를 한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풀겠다는 의지를 유럽인들에게 과시해왔다.

유럽연대의 이런 왕성한 활동력은 경험 많은 노장 회원들과 젊은 유학생, 신세대 동포들의 결합에서 나온다. 부모와 자식 만큼 나이차가 나지만 이들은 같은 회원으로서 한자리에서 결정하고 함께 실천한다. 유럽이라는 대륙에 서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자주 만날 수는 없지만 이들은 젊은 회원들의 도움을 받아 이메일과 인터넷을 이용해 발 빠르게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동포2세, 유럽 운동화, 한반도 평화 문제의 국제화

유럽연대는 장기적으로 교포2세들의 민족문화와 교육사업을 중요시한다. 유럽현지에서 태어나 현지어가 더 익숙한 이들에게 민족의 정체성을 심어주지 못할 경우 더 이상 매년 빌레펠트에서 모이는 축제는 이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유럽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날로 성장하는 인종주의,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맞서 싸우기 위해 유럽의 단체들과 보다 안정적인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이다.그리고  매년 11월 열리게 될 유럽사회포럼에 매년 참가단을 조직해서 국제적인 시야를 넓히고 한반도 문제를 국제 토론장으로 끌어내려고 하고 있다. 유럽연대는 위의 중점사업 외에도 할 일이 많다. 당장에도 30년에 이르는 유럽동포운동사의 정리를 위한 조사작업, 5월 민중제 준비, 유럽사회포럼 준비, 조직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홍보사업 동포단체와의 지속적인 교류 등을 처리하느라 바쁘다.

올해는 6.15 공동선언 4주년 행사에 역점

유럽연대는 올해 특별히 동포 사회전체를 통틀어6.15 공동선언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개최하는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지금처럼 국제정세가 불안정한 때에는 우리 민족이 내부에서 협력을 돈독히 해야만 외세의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은 남북관계를 잘 아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러하기에 해외동포들도 과거의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와 통일이라는 대의로 뭉치려는 것이다. 송두율 교수의 재판에서 보듯이 분단 반세기의 대립과 반목은 유럽의 동포사회에도 여전히 남아있다. 이 문제를 극복하고 민족의 단결을 이뤄낼 수 있을까? 유럽연대는 그것을 하려고 한다.

한민족 유럽연대 임원진: 의장 이종현, 부의장 최영숙, 총무 서의옥, 회계 석순자 통일연대 김진향, 윤운섭, 채명수 국제연대 장광열
홈페이지: http://europe.jinbo.net
대표연락처: Ritterstr.45, 47137 Duisburg Germany
Tel: +49-203-44 69 48

임원진 소개:
이종현 의장(67)은 65년대 광부로 서독으로 와서 평생을 유럽동포운동에 헌신했다. 주요경력:
1970년대 재독한국인노동자연맹 2대의장.
1980년대 초반 민주민족통일한국인연합 유럽본부(의장 윤이상) 사무국장.
1980년대 말 재유럽민족민주운동협의회 의장 역임.
1990년 범민족대회 당시 해외 대표로 한국을 방문.
2001년 5월 이후한민족 유럽연대 초대의장을 맡은 이후 계속 의장직 역임.
2001~3년 재독 한국인과 독일인이 함께 고국의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서 활동해온 코리아협의회 의장(2001~3년)도 역임  
최영숙 부의장은 66년대 간호사로 독일에 와서 줄곧 유럽동포운동에 주도적으로 활동해왔다.
주요경력:
1978년 창립된 재독한인여성모임에 참여하면서 87년 총무 역임.
1987~92 재유럽민족민주운동협의회 활동, 92년 민협 대표 역임.
1990~95년 범민련 국제부 문화부 활동.
1994~현재 재독한인 2세 문화패 천둥소리 단장 활동중.
1998~현재 한독 문화협회 회장 활동중.
2001~현재 한민족 유럽연대 문화연대위원장, 현재 부의장 활동 중.

서의옥 총무는 74년대 간호사로 독일에 와서 1978년부터 재독한인여성모임과 재독한국인노동자연맹에서 활동했고, 1997년 재독한인여성모임 총무를 역임했다. 그리고 2002년부터 한민족 유럽연대 총무로 활동중이다.
필자인 장광열(33)은 2000년 네덜란드로 온 신세대 동포입니다. 한민족 유럽연대에 창립 당시부터 참여하여, 2002년 민중연대담당을 맡았고, 현재 국제연대담당으로 활동중입니다.
2002년 9월 정기총회 당시 찍은 사진. 아랫 줄 가운데 있는 분이 이종현 의장님, 오른쪽 옆이 장광열, 윗줄 왼쪽 두번째 앉은 분이 서의옥 총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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