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담 파문’ 뒤숭숭한 한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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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담 파문’ 뒤숭숭한 한인사회
  • 중앙일보 워싱턴
  • 승인 2004.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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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담 밀거래 혐의로 한인들이 대거 체포 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인사회에는 ‘웅담괴담’이 나도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입건된 상당수 한인들이 2~3년전에 웅담·산삼을 구입한 혐의인데다 수사당국이 앞으로 1백명 이상을 기소할 것이라고 밝혀 워싱턴 한인사회의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구속된 20여명중 페어팩스 거주 한인 17명은 미국인 변호사를 고용, 공동대응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 웅담·산삼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한인들은 “나도 체포되는 것 아닌가” 불안해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인은 “최근 몇 년 사이 주변에서 웅담을 샀다거나 먹었다는 얘기를 듣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불똥이 커질 것을 우려했다.

 보석으로 풀려난 일부 한인들 중에는 중앙일보에 전화를 걸어 억울함을 하소연 하기도 했다.이들중에는 “친구가 웅담을 구해 달라고 부탁해 당국의 위장업소인 딕시 엠포리엄에서 2~3년전 웅담을 샀는데 난데 없이 경찰이 집으로 찾아와 구치소에 갇혔다
가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호소한 사람도 있었고 영어를 못하는 부모를 위해 자녀가 웅담을 구입했다가 낭패를 본 경우도 있었다.
또 암투병 중인 아내나 연로하신 부모, 한국에 있는 가족을 위해 웅담·산삼을 산 경우도 많았다. 위장업소인 딕시 엠포리엄
근처 해리슨버그에 거주하는 어떤 사람은 북버지아에 사는 친구의 부탁으로 웅담을 구입해주다가 기소되기도 했다.친구와 함께 위장업소를 방문했다가 기소된 사람도 있었다.

 일부 한인들은 “수사당국이 한인들을 대상으로 표적수사를 했다”며 한글광고로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당국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인들은 “이제는 잘못된 보신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꼬집고 “이번 문제로 한인사회의 이미지가 나빠질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웅담·산삼 파문은 좀체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월부터 재판이 진행될 뿐만 아니라 시민권이 없는 한인들이 유죄판결시 추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3년전 웅담 밀거래로 기소된 한인 중에는 추방된 사람도 있었다. 워싱턴 한인연합회는 웅담파문과 관련, 16일 변호사와 함께 대응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박성균 기자




입력시간 :2004. 01. 15   14: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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