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배려 그리고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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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배려 그리고 기다림”
  • 오재범 기자
  • 승인 2011.05.09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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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황중계]세계한상포럼 7탄 -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63)은 부동산 투자전문회사, 금융회사를 미국 6개 주에서 12개를 운영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유전항만개발을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넥센 히어로즈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또 백남준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개인이며, 회사에 빚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현재 그의 회사는 자산규모 7천억원 대로 평가받고 있다.

홍 회장은 지난 5월 4일 전남대학교에서 열린 세계한상포럼이 시작하자마자 노사연의 ‘만남’을 부르기 시작했다. ‘우리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어젯밤 늦게 한국에 도착해 이 자리에 서기까지 여러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고민했습니다. 제가 회사를 운영하는 이야기와 인연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설명해볼까 합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잔잔한 어조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우선 돈빚, 말빚 그리고 가슴의 빚 3가지를 지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일을 잘 할려면 사람과 사람사이에 약속이 잘 지켜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여러차례 강조했다.

△인연이 부동산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

“저는 79년 아주 서툰영어로 미국에 갔습니다. 당시 저희집은 시애틀에서 아이스크림, 빵을 파는 ‘델리퀸’ 가게를 했습니다. 당시 가게를 매일 오는 은행원 하나가 있었는데. 그 직원은 은행에서 부실 부동산을 정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 직원은 어느날 “델링턴에 작은 호텔이 있는데, 운영을 해보지 않겠느냐”고 저에게 제안했습니다.

쉽지 않았지만 저는 그 제안을 수락하고 관리를 맡았습니다. 운이 좋았는지 불과 3개월 만에 호텔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성과를 냈다고.

“우리는 성공적으로 관리해서 은행에 돌려줬습니다. 그랬더니 계속 일이 들어왔습니다. 몇 차례 일이 돌고나자 나중에 훨씬 좋은 부동산(할리데이인 호텔)을 인수하라는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그 은행이름이 ‘레이니어 은행’이었다. 인연이라 생각한 홍 회장은 ‘레이니어’라는 단어를 회사명으로 삼아 30년 넘게 고수하고 있다. 레이니어라는 명칭은 고유명사로 미국 서부 시애틀에 있는 만년설이라 한다.

홍 회장의 사업이 확장되면서 디트로이트 힐튼 호텔을 인수할 때도 비행기 옆좌석의 사람과 대화를 잘 나눴던 탓에 일이 잘 풀렸다고 한다.

결국 홍 회장의 사업은 점차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미국 동부에서 가장 큰 리조트인 타미먼트 리조트를 인수해 다시 성공시키면서 거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타미먼트 리조트의 경우 보스톤 오케스트라와 MOU를 맺고 문화중심지로 개발하면서 성공했고,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맞은편 건물 경우에도 모두가 말렸지만 인수해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넥센 히어로즈 대주주가 되다.

“4년전 현대야구단이 공중분해 될 상황에 처했을 때 저는 투자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미국친구들은 모두 말렸습니다. 한국야구가 어떤 곳인데... 하지만 저는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시작했습니다.”

홍 회장은 먼저 히어로즈 운영을 100% 미국식으로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갖은 우여곡절 끝에 여러 체질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그중 하나가 2군 선수단 운영이었다.

“그동안 서울 목동구장에서 연습하던 저희 야구단 2군을 모두 전남 강진으로 옮겼습니다. 모두가 반대했지만 선수들이 아침에 목동에 출근해서 저녁 6시까지 운동하는 것 가지고는 실력이 개선되지 않았기에 취한 조치였습니다.”

올해 넥센 히어로즈는 초반이지만 5위로 중위권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를 두고도 홍 회장은 이를 감독과 구단주 그리고 선수 모두가 잘해낸 덕택이라고 공을 돌렸다.

“한때 국내 한 언론에서 저에게 최대주주가 아니냐는 질문을 했을 때, 아니라고 부인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장섭 대표가 운영하는데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함 이었습니다.”

그의 사업원칙을 물었다.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고위험 고수익의 원칙을 가지고 한다는 것이다. 그의 주특기는 어려워진 사업장을 인수해 회생시킨 뒤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능력보다는 인간성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해외인턴십 이야기를 꺼냈다. 그 자리에 모인 250여 학생들이 꼭 들어야 할 말이 있다고 했다.

몇 년전 충북도지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도내 대학학생들을 위해 인턴십을 제안했고 그는 이를 받아들여 실시했다고.

인턴십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이었고, 끝난 뒤에는 미국여행을 다닐 수 있도록 배려 해줬다고 한다.

“그 중 충북 모 대학에서 선발된 2명이 왔는데. 한명은 영어는 잘하고, 한명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영어 잘하는 친구 한명이 혼자 뉴욕 구경을 갔다가 김치하고 고추장 사가지고 가서 혼자 먹었던 것입니다. 아무리 영어를 잘해도, 인간적인 것이 없다면 문제가 있습니다.”

홍 회장은 그 친구를 다음날 바로 한국에 돌려보내는 강수를 썼다. 그렇지만 홍 회장이 애정을 가지고 진행했던 인턴십 프로그램은 애석하게도 오래가지 못했다고 한다.

학생 1명이 미국 출국날짜를 지키지 않은 채 미국여행을 다녔고, 그 이유 때문에 인턴십 프로그램 자체가 미 국무부에서 취소됐다는 것이다.

“결국 그 학생 한명 때문에 수많은 충북도의 다른 후배들이 혜택을 다시는 못보게 된 것입니다. 이기심 때문이지요.”

홍 회장은 학교에서 잘하는 천재보다는 다른 구성원과 조화를 잘 이루는 ‘사회천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는 한국에서 야간대학을 나왔고, 68년 월남에 자원해서 갔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을 비롯해 부동산, 사람은 모두 인연이 있습니다. 학생 여러분 절대 서두르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무엇이든 다 해낼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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