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을 알고 한국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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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상을 알고 한국 알았어요.”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0.09.0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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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위스 유망 첼리스트 홍솔메


클래식할 때는 머리를 묶고, 록을 할 때는 머리를 풀러요.” 지난 1일 사당역 근처에 위치한 조그만 피아노 교습학원.

문틈 사이로 감미롭게 흐르는 소리를 좇아 올라가자, 5명의 젊은 클래식 연주자들이 ‘모짜르트 오보에 5중주’를 연습하고 있었다.

강남구 '세라믹팔레스'에서 열리는 '한일 젊은 음악가 교류 콘서트'를 하루 앞두고 있었던 것. 이들 중 한국인은 2명, 일본인은 3명.  독일어와 눈짓으로 손발을 맞추고 있었다.

단원들 중 스위스에서 촉망받는 첼리스트, 홍솔메 씨를 찾았다.

“he is my son.”  옆에서 조용히 연습을 지켜본 일본인, 히토시 노가와씨가 홍솔메씨를 끌어안으며 소개해주었다.

히토시 씨는 스위스에서 아시아 청년 음악가들 키우는 독지가. 그는 “서울, 경기, 도쿄 등에서 총 7차례 실내악 공연을 펼치고 있다”고 서울에서 열리는 공연에 대해 설명한다.

“재팬파운데이션이 함께 주관을 합니다. 음악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문화교류를 확대하자는 것이 취지입니다.”

그가 이번에 구성한 단원들은 총 7명.  이중 홍솔메씨가 유일하게 현지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인격적으로는 요요마를, 음악적 감성으로는 영국 스티븐 이설리스를 가장 존경합니다.” 이렇게 본인을 소개하는 홍솔메 씨는 파독간호사와 독일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동포 2세. 스위스 베른대학 연주자과정을 최우수로 졸업한 수재였다.

“2007년부터 정기적으로 한국에서 공연을 하고 있어요. 부모님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는 "한국에 대해 진심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대 초반부터"라고 말했다.

대학원 논문 주제이기도 했던 작곡가 이상을 알게 되면서였다. “윤희상은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역사상 가장 뛰어난 음악가로 정평이 나있지요. 한국적 선율을 함께 녹여 만든 그의 작품을 모르는 유럽 음악인은 거의 없을 거에요. 우리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은 인생을 알고 감명 받았어요.”

이렇게 말하는 그는 클래식 연주자이지만 “‘deep trip’이라는 5인조 록그룹을 결성해 내년에 'TV and games'라는 음반을 발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년 전부터 록 앨범을 내기 위해 활동하고 있어요. 클래식할 때는 정장을 입지만, 록을 할 때는 머리를 푸르고 거친 모습을 보여주곤 하지요.” 그는 "우리나라들이 쉽게 클래식에 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클래식 음악하면 돈 많이 들고 부자들만이 하는 것으로 알지요. 하지만 음악은 가난하든 부자이든 누구나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어야 해요. 저의 음악을 할 한국에 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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