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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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사건
  • 코리아나뉴스
  • 승인 2003.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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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사건

송두율 교수는 서슬 퍼런
유신 독재의 희생양이 되어
30년이 넘게 조국에 못 오고
아버지의 장례식도 참석 못하는
억울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김일성 수령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사진을 찍을 정도로 높은 사람이었다
분단의 희생자이겠지만
학자의 양심이라면 쇼는 하지 말았어야지

오랜 기간 감옥생활을 하다 출감한 사람들이 펴낸 책들이 대중들에게 인기도 좋지만 내용도 읽을 가치가 있는 양서들이었다. 우선 「서준식 옥중서한」은 서울 법대 3학년 재학중 소위 '유학생 간첩단'의 일원으로 체포되어 1971년부터 1988년까지 17년이란 세월을 감옥살이를 하며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를 모아 출판한 것이다.
그리고 현재 성공회 대학 신영복 교수가 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신 교수가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20년 20일을 복역하면서 쓴 사색의 내용이다. 주로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들이다.
또 생태연구가 황대권씨가 쓴 「야생초 편지」라는 책도 있다. 이 책은 조선일보 선정 이 달의 책으로 2002년 10월에 선정되기도 했는데 작자가 1985년부터 1998년까지 13년 2개월을 감옥생활을 하면서 감옥에 있는 작은 밭에서 자신의 건강을 위해 야생초를 가꾸는 생활을 잔잔히 기록한 내용이다.
모두가 깊은 감명을 주고 있다. 참으로 암울한 시대의 희생자들로 긴 세월과 청춘을 온통 감옥에서 보내고 말았는데 얼마나 억울하고 원통한 일인가?

◎ 그럼 송두율 교수는?
이른바 송두율 독일 뮌스터 대학 교수가 한국이나 이곳에서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우선 송 교수는 학문적으로 매우 탁월한 경지에 서 있는 사람이고 세계적인 석학 하버마스의 제자이기도 한 탓이다. 그리고 북한의 황장엽 비서가 이미 폭로한 바와 같이 김철수라는 가명을 가지고 있었는데 송 교수는 그동안 이 사실을 적극 부인하고 있었다.
그는 2001년 1월호 진보적인 잡지인 '말'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사실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 문제는 이미 1998년 10월 국내 법원에 황장엽씨를 상대로 소송을 해놓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어떤 연유에서인지 2년이 지나도록 재판이 한번도 열리지 않고 있어요. 국정원은 그 무슨 결정적인 증거라도 있는 것처럼 언론에다 흘리지만 말고 정식으로 이 문제가 법정에서 다뤄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도대체 왜 국정원과 황씨가 이토록 나를 집요하게 음해하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나의 귀국을 막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사면초가에 빠진 황씨가 통제불능의 상태에서 막말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군요."라며 전혀 상관이 없다는 투로 말했다. 그리고 "네겐 독일사회에서 얻은 학문적 명성보다 고국 땅에서 얻는 한명의 후학이 더욱 중요합니다. 고국으로 돌아가 후학들을 지도하는 데 남은 일생을 바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 길이 아직도 멀게 느껴지는군요."라며 착잡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한 것이다.
이런 말을 들어보면 정말 근 40년이 되도록 그리운 조국에도 못 오고 부친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하는 너무나 비정한 조국의 분단현실이 안타깝게만 여겨져서 무척 동정이 갔다.

◎ 이거 속은 것인가?
그런데 최근 발표를 보면 송 교수가 1973년도에 형식적이던 어쨌든 북한 노동당에 가입하였고 북한에 18 차례 다니면서 여행경비를 비롯 돈도 받았고 그 높으신 김일성 수령과 사진도 찍었으니 남한의 실정법 위반은 명백하다. 그러나 그동안 송 교수에 대한 일반인들의 견해는 억울하게 당하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 당시 서슬 퍼런 유신의 희생자가 되어 조국에 돌아오지 못하는 양심적인 학자로만 생각을 한 것이다.
또한 송 교수는 1998년엔 한겨레신문에 고정칼럼인 '가리사니'에 칼럼 기고도 계속하였다. 최근에는 KBS가 아예 특집프로로 송 교수를 미화시키기도 했다. 이 모두가 그를 독재권력의 희생자로 간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모두가 속은 기분이다. 배신감도 든다. 물론 조국의 분단 상황이 지성인의 사상과 철학을 죄인으로 몰아가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그래도 학자라면 쇼는 하지 말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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