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瓦臺? 靑蛙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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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瓦臺? 靑蛙臺?
  • 코리아나뉴스
  • 승인 2003.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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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瓦臺? 靑蛙臺?

귀는 둘이고 입은 하나이니 듣는 것을 말하는 것의 두배로 하라고 흔히들 말한다. 그런데
그런 말을 하는 사람도 이 말은 잘 지키지 못한다. 자고로 침묵은 금이다라고 하면서 과묵
함을 칭송하는가하면 자기PR 시대이니 자신을 적당히 홍보하며 떠들지 않으면 바보가 된다
고도 한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고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는 속담도 있다. 입(口)은 화
(禍)의 원천이라는 무시무시한 경고도 있고 작자 미상의 시조엔 「말하기 좋다하고 남의 말
을 말을 것이 남의 말 내가하면 남도 내 말하는 것이 말로서 말이 많으니 말을 말까 하노
라」하며 '말'자가 많이 들어간 시조도 있다.
하여간 말은 함부로 해서는 안되는 것인줄 알고 있고 모든 사고는 말로서 비롯된다는 것도
사실이다. 또 반드시 해야 할 말을 못하는 것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독재정권이 횡포를 부
릴 땐 모두가 겁이 나서 침묵하는데 이 때는 용기 있는 자만이 말을 한다. 그래서 말이 절
대적으로 필요하다.
박정희의 유신이 한창 기승일 때 서남동, 함석헌, 리영희, 고은 씨 등은 아예 「누군가 말해
야 한다」는 책자를 펴면서 침묵하는 서민들의 속가슴을 뚫어 주었고 당시 언론의 족쇄를
보도지침이라는 제도로 묶고 있을 때 아예 이 자체를 보도한 「말」이란 잡지도 있었다. 얼
마나 말을 못했으면 그랬을까?

◎ 특히 말 사고가 많다
그러나 말을 못하면 사고는 일단 없다. 한국엔 고위 공직자가 말로서 사고를 낸 경우가 아
주 많다. 간단하게 흘린 말이 결정적인 치명타를 안겨 자신이 상처를 입거나 정권에 부담을
준 경우가 허다하다.
가까운 예로 YS 정권 시절에 서석재씨는 동해사건에 연루되어 공직을 잃었다가 간신히 장
관자리를 얻었는데 노태우 비자금 문제를 기자들과 폭탄주를 돌리면서 비공개 조건으로 발
설하였다가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고 장관자리를 물러난다.
DJ 정권 시에도 진형구 대검공안부장이 점심을 먹으면서 폭탄주를 돌리고 조폐공사 파업을
자신들이 유도했다는 비공개 발언을 하였다가 정국까지 흔들리는 큰 파장을 불러왔다. 그런
데 이제 이런 정도는 비교가 안될 만큼 말 사고가 많아진 참여정부가 되었다.
우선 노무현 대통령부터 시작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말을 비교적 논리적으로 잘 하는 편이
다. 토론의 대가라고도 하고 5공 청문회 때에는 TV에 방영되면서 일약 전국구 인물로 떠오
른 것이다. 오늘 날 대통령이 된 것도 바로 청문회 스타에서 비롯된 그의 이미지 때문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된 후에는 자주 말 사고를 친다.
대통령이 그래서 그런지 주요 참모들도 내가 질세라하고 말 사고를 내고 있다. 그것도 앞뒤
도 맞지 않고 뒤죽박죽으로 제 마음대로 말하는 바람에 이게 무슨 정부인가 하는 의문이 갈
정도로 떠들고 앉았다.

◎ 모두 술 먹고 사고 친다
유인태 정무수석도 그 중 하나이다. 미국이 원하는 한국군 이라크 파병을 반대한다고 말했
다. 그리고 나중엔 술 먹고 한 소리라고 슬쩍 빠지고 있다. 술 먹으면 엉뚱한 소리를 해도
된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그러면 밥 먹고는 무슨 소리하려나? 고위 공직자라고 술 먹지 말
라는 법이 없다. 그러나 술을 마셔도 할 말 아니할 말을 가려야 되는 것 아닌가? 특히 파병
과 같은 민감한 문제에 있어선 더욱 그렇고 정무수석이란 자리가 바로 그렇다. 함부로 떠들
고 나중에 술 먹고 한 소리다라고 오리발 내면 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 일개 서민
도 그렇게 처신하지 않는다. 모두 그런 식으로 코드를 맞춘 사람들인지 모르겠으나 청와대
가 청개구리의 산실인 청와대(靑蛙臺)가 되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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