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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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부끄럽다
  • 코리아나뉴스
  • 승인 2003.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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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부끄럽다

한인타운 「헤브론 장로교회」의 분쟁이 갈수록 가관(可觀)이다.
분쟁의 당사자인 교회 담임 강영석 목사와 일부 교인들간의 갈등은 이제 거리에까지 뛰쳐나
와 가두시위를 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9월 10일(화) 오후 4시부터 시작된 가두시위는 강영석 목사의 사임을 요구하며 피켓을
들고 성도 일부는 가면을 쓰고 상징적으로 위선을 폭로하기도 했다.
왜 이렇게까지 갔을까? 그리고 대화를 통한 화합의 길은 도무지 없는가? 교회가 이제 사회
에 무엇으로 답을 할 것인가? 하는 물음에서 출발하여 작년 9월부터 본보는 이 교회사태를
보도해 왔다.
지난 209호(2002. 9. 30일자 헤브론 교회의 갈등), 210호(2002. 10. 14일자 쿼바디스 헤브론
교회), 또 2003년으로 넘어와서 224호(2003. 2월 3일자 교회? 아니면 요새?), 232호(2003. 4
월 7일자 전쟁은 이곳에도)로 4차례 보도를 한 것이다.
물론 양측에 대한 의견을 충분히 물었지만 강영석 목사 측에선 별로 답을 하지 않았고 신문
이 배부되고 나면 전화로 언짢은 표시를 하거나 심지어 욕을 하기도 했다. 그 때마다 정확
히 성명을 밝히고 흥분하지 말고 천천히 말을 하라고 하였으나 일방적이었다.
최근에도 이름을 정확히 밝히지 않고 「헤브론 교회」에 다녀가는 목사라면서 "왜 바그다드
와 헤브론"이냐며 본보의 기사내용을 힐난하기도 했다.
너무나 오래 계속되는 이 분쟁은 이미 법정으로도 비화되어 있다. 양측에서 전력투구하는
이 분쟁을 하나님은 어떻게 보고 계실까?
<편집자 주>

◎ 헤사모는 거리로
「헤브론 교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약칭인 '헤사모'는 결국 거리로 뛰쳐나와 가
두시위로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했다.
제임스 안 집사를 비롯한 이들은 "헤브론 교회분규의 조속한 해결과 오랫동안 분규의 지속
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각종 역기능들로부터의 회복을 위하여, 뜻을 같이 하는 여러 동역자
들은 뼈를 깎는 통한의 심정으로 이 행사에 동참합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자신을 위해 행동하면서 하나님의 이름을 팔고 하나님의 이름으로 미화하는 악행
을 차마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며 이번 시위가 일시적인 충동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긴 시
간 기도하며 인내하고 있다가 더 이상 참는 것이 오히려 죄악이라고 판단되어 나섰다는 것
이다.
인도의 성인 간디도 "신앙은 이성을 초월한다. 그러나 이성에 반대되지 않는다(Faith
Transcends Reason, But is not Opposite to It)라고 말했다. 신앙적인 것은 이성의 판단을
넘어서 있는 것이긴 해도 또 비이성적인 미신과는 다르다는 의미일 것이다.
시위에 동참한 교인들도 모두 비슷한 생각이었다. 하나님의 교회가 이렇게 되기까지의 과정
을 설명하면서 "과거 12년 전, 악몽과도 같았던 교회분규에 이어 10주년 주기로 같은 교회
에서, 같은 목회자에 의한, 똑같은 내용의 교회분규가 재발되었다는 것은 전동포들에게 크리
스천으로서 아주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종'이라는 명목으로 또 목회자의 권
위를 앞세워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이상 저희들은 침묵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동안 시도한 대화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되었고 강단에서 마이크를 쥔 목회
자의 일방통행적인 목소리만 교인들에게 전달되어 왔습니다. 그런 탓에 혹자는 아직도 사건
의 진실을 모르고 저희들을 이상하게 보기도 할 것입니다. 그래서 은혜나 사랑이란 이름으
로 덮어둘 수가 없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덮어두기엔 그 악취가 너무 심했고 또 '은혜'나
'사랑'과 같은 좋은 단어를 망칠까 오히려 두렵기도 하였습니다."라며 실정법과 교회법 위반
사례를 열거하여 보여주기도 했다.

◎ 권사가 원로장로를 교회재판에 고소하기도
이렇게 교회가 분쟁을 거듭하자 교인들은 강영석 목사를 지지하는 편과 또 이를 비판하는
편으로 자연 나뉘어지게 되었고 교인 모두가 상대편의 약점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
다. 아무 것도 아닌 사소한 일도 침소봉대(針小棒大)하여 목사 편에 있는 사람들은 목사에게
고자질하고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서로에게  타전하며 전의를 불태운 것이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교회에 가서 은혜를 받고 하나님을 섬기러 가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결
정적인 약점을 찾으러 다닌 시간들이 더 많았던 셈이다. 결국 이런 약점 찾기 끝에 교회의
정창화, 강복순, 정영숙 권사 세분은 이 교회에 가장 오래 시무한 장로 중의 한사람인 김철
인 장로를 교회에 고소하였다.
교회에서 미리 서로 의논을 하였겠지만 그래도 형식은 갖추어야겠기에 세분 권사의 청을 받
는 명분으로 교회는 강영석 목사와 이효영 서기 장로 명의로 〈피고 소환장〉이란 거창한
공문을 발송하는 것이다.
이 소환장은 아주 엄격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유의사항에는 ① 귀하는 귀하의 무죄를 증거
하기 위하여 증인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② 귀하는 원고측 증인에 대하여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거부하는 신청을 제출할 수가 있습니다. ③ 귀하는 대리인이나 변호인을 신청
할 수 있습니다. 하며 매우 우호적인 사항을 첨가하기도 했다. 그럼 무슨 이유로 권사들이
장로를 고소하였을까?

◎ 김 장로는 교회를 혼란케 하였오
문호 톨스토이는 "사람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 것보다 하나님 아닌 것을 하나님으로 섬기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라고 했다. 즉 잘못된 맹신의 역효과가 무척 크다는 의미이다. 한국의
대형교회에서도 이런 맹신의 악영향은 많이 있었다.
최근 JMC의 정명석 목사의 여성신도들의 성폭행 문제와 만민교회 이재록 목사의 횡포 등
도 바로 그런 것의 일종이다. 신도들은 목사의 일거수 일투족에 그만 혼을 빼앗겨 재물과
몸을 바치고도 아직 비몽사몽의 상태에 놓여 있었다. 이들은 목사가 어떤 일을 시켜도 모두
하나님의 일로 알고 죽을둥 살둥 해내는 것이다. 그리고 "순종은 제사보다 낫다"고 확신하
며 외치는 것이다. 맹목적 신앙은 이처럼 위험한 것이기에 일찍 톨스토이는 이를 간파한 것
이다.
그러면 김철인 장로의 고소장을 보자 우선 '죄상'이라는 제목에 열거한 것을 간단하게 살펴
보면 ① 제직회 석상에 나와 거짓 발언함으로서 당회의 권위와 신뢰를 추락시키고 제직회를
혼란시켰다. ② 교회의 화평과 일치를 깨는 발언을 하여 영어부 학생들의 순수한 신앙을 혼
란시킨 모임에 동조했다. ③ 자기 담당이 아닌 타 목장을 방문하여 목원들의 신앙을 혼란시
키는데 동조했다. ④ 당회장 목사와 교회를 비난하고 성토하는 불법집회에 동조했다. ⑤ 새
벽기도 후에 담임목사에게 "왜 기도를 못하는 거예요. 목회 똑바로 하시오"라고 큰소리치며
소란을 야기 시켰다. ⑥ 새벽기도회의 설교시간에 담임목사를 조롱하는 투로 "전할 말씀만
그대로 전하시오"라며 성토했다. ⑦ 타인을 모함하고 거짓 증거했다.⑧ 당회에서 허락하지
않는 불법집회에 동조하여 교회질서를 문란케 하며 교회 분리 책동에 적극 동조했다. 등이
다.
물론 위와 같은 사실이 틀린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장로가 이렇게까지 나오게 된 동기
는 과연 없었는가? 하는 문제이다. 그 이유와 근원적인 물음에는 과연 누가 답을 할 것인지
모르겠다. 장년시절 전부를 교회에 봉사한 장로가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했다면
그에 대한 대처가 소환이어야 할 것인가?
아무튼 이런 소환장이 김철인 장로에게 배달되었고 2003년 9월 11일 오후 1시에 헤브론교회
당에선 이 사건의 심리가 있었다.
반면 김철인 장로는 이런 소환장에 대한 충분한 반박을 하고 나서 분쟁은 더 얽히어 가기만
하고 있다.
※ 김철인 장로의 반박과 노회에 대한 기사는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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