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새로운 총선 체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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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새로운 총선 체제로
  • 김상진
  • 승인 2003.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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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현 집권당은 AKP(정의개발당)으로 지난 2002년 11월 총선으로 집권한 이래 10여개월 동안 터키의 집권여당으로써 국정을 맡아오고 있다.

야당이라고 해도 CHP(공화민주당)의 의석수가 적어서, 절대 다수당인 AKP가 단독정부를 구성하고 모든 법안을 임의(?)대로 처리하고 있어서 일단 터키의 정국은 안정적으로 일관성 있게 운영되어 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임기 5년인 터키의 현 정권이 때아닌 총선거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물론 원해서 자발적으로 하는 아니고, 그럴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 같다.

터키의 선거제도는 특이하다.  
전국 정당만이 선거에 참여 할수 있고, 전국 유효득표의 10% 이상을 획득하지 못한 정당은 모든 득표가 무효가 되어, 당선자를 한명도 낼수 없는 기이한 제도로써
이러한 이상한 제도를 도입하게 된 동기가 터키내의 쿠르드족 정당의 중앙무대 진출을 저지하기 위한 고육책에서 시작 된 것이다.

지난 2002년 11월 총선에서도 언제나 처럼 쿠르드 정당인 DEHAP이 선거에 참여를 했으며, 전국적으로 2백만 표 이상을 획득하는 나름대로의 선전을 했었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도 총 득표의 10% 이상을 넘지 못해 DEHAP은 단 한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지도 못하고 중앙정치 무대의 진출이 좌절 되었었다.

그런데 이번에 그러한 DEHAP의 망령이 터키 정국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것 같다

언급한데로, 터키의 정당이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전국적인 정당의 모습을 갖춰야 하며, 일정수 이상의 지구당을 보유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지구당 설치에 시간적인 무리가 있었던 DEHAP이 채 설치되지 않은 지구당을 있는 것으로 서류를 작성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고, 그런 상태에서 선거가 치뤄진 것인데, 선거 과정에서 DEHAP의 미비사항(허위사항)이 밝혀짐으로써, 선거 직후에 DEHAP의 당수는 구속되었고, 그동안 이 문제를 숙고했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종적으로 지난 선거가 불법적이었음을 공식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아니... 이미 11개월 전에 끝난 선거이며, AKP 입장에서는 절대 다수의석을 차지해서 당당하게 국정을 맡아가고 있는 입장에서 지난 선거가 불법이라면 어쩌나!

결국 이번 사안은 법원으로 이관되었고, 조만간 법원의 최종 결정이 나게되면 현 정부는 다음중 하나를 선택할수 밖에 없을 것 같다.

1. 지난번 선거를 전면 취소하고, 재 선거를 실시한다.
2. DEHAP의 득표만을 무효표로 간주하고 재 검표를 한다.
3. 이미 선거가 10개월 전에 끝난만큼 중앙선관위의 이번 결정(불법선거)을
   무시하고 없었던 것으로 한다.

현재의 터키 정국이 어떻게 대처 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자.

1. 우선 제 3항의 중앙선관위 결정을 무시하는 것은 이번 결정으로 반사 이익을
   보게 될 대부분의 야당들은 물론 국민의 여론을 감안하면 실현 가능성 없음.

2. 제 2항의 결정을 하게되면, 우선 현 집권 여당인 AKP의 당수인 타입 엘도안
   수상부터 국회의원직 및 수상직을 내 놓아야 하는 문제가 생기며, 이미 당선된
   국회의원중 66명이 무효처리 됨과 동시에 전국 10%득표 미달로 정국에 참여를
   못해 당수가 사퇴하였던 DYP(정도당)이 제 3당으로 정국에 참여하게 된다.
   ** 이런 사태는 AKP 당수인 타입 엘도안 수상이 도저히 받아들일수 없다고
      천명을 한 바가 있음.

3. 그렇다면 남은 선택은 제 1항의 전면 재 선거에 들어 가는 방법 밖에 없는데
   이미 집권여당인 AKP의 부수상및 고위 당직자들은 "만일 지금상태에서 다시
   선거를 치루게 된다면, 지난번 보다 더욱 압도적인 지지로 의석수를 확보하고
   집권할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재 총선의 가능성을 시사 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 터키는 경제적으로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이 최근 효과적으로 통제되고 있고
새 정부는 자신감 있는 경제 정책을 발표하고 국민의 신임을 회복해 가고 있으며,
군부와의 경쟁적 관계로 인해 이라크 파병문제에 조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는 있지만 나름대로 향후 정국 운영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입장에서, 이번 재 총선을 통해 국민의 재 신임을 받는다면, 군부의 압력을 극복하고 독자적으로 국정을
운영해 갈수있는 기회가 되는 셈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는 듯도 하다.

어쨌든, 대부분의 야당이 지난번 선거의 실패를 딛고 재 도전할수 있는 재 선거의 기회를 갖길 요구하고 있고, 현 집권 여당이 재 집권의 자신감이 있다면
조만간 터키는 새롭게 총선 체제로 들어 갈 것이 확실시 된다.

현 집권 여당의 재 신임 확보냐, 아니면 지난번 선거 실패를 겪은 야당들에게 새롭게 도전할수 있는 기회의 제공이냐는 선거를 치뤄 봐야만 알수 있을 것이나,
이번에 이런 정국의 변수를 제공한 DEHAP 에게는 이번 재선거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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