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동포사회 민족문화 계승 노력에 지원 늘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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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동포사회 민족문화 계승 노력에 지원 늘리자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07.08.23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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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언어의 조건이며, 동시에 그 산물이다. 문화에는 민족성이 내포돼 있다. 한민족의 한(恨)의 문화처럼, 결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는 것이 문화의 진정성이다.

겸허와 존엄, 낙천과 향유 등 민족문화에는 그 민족의 얼과 자연사상이 담겨 있다. 따라서 진정한 문화의 아름다움은 그 민족의 생명력에서 발원한다. 생명력이 살아있을 때 그 문화의 빛깔은 찬란하다. 그런 독창성 때문에 민족문화는 늘 아름답고 신성한 것으로 기록되고, 자자손손 계승된다.

최근 재외동포신문에서 주목한 대목이 바로 동포사회의 민족문화 얼 계승 노력이다. 각국 동포들이 펼치고 있는 행사의 면면은 민족문화의 중요성과 그 가치를 새삼 일깨워준다.

지난 8월15일 일본 가나가와현 민단은 광복절 62주년 행사를 요코하마 간내홀에서 무려 5시간 동안 치렀다. 민단은 기념식에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지방참정권 실현을 촉구하기도 했지만, 행사의 5분의 1을 전통문화공연에 할애했다.

요코하마 간내홀 2층 대극장은 2천여 동포들로 가득 찼다. 특히 가나가와현 본부는 재일 민단 중 유일하게 지난 97년부터 민단 건물 2층에 청소년을 위한 전통문화 도량을 만들어 후손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양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행사 주최 측은 이번 광복절 기념행사를 동포 2세와 국내 전통예술단을 초청해 협연행사로 연출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와 볼고그라드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도 지난 18일 러시아 볼고그라드에서 제6회 고려인문화축제를 개최했다.

강제이주 70년째 무국적으로 고통 받으면서도, 동포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통무용, 민요, 전래 민속놀이 등 다양한 전통문화예술을 즐기면서 동포애를 다진 것이다.

지난달 28일 러시아 사할린주 노워알렉산드롭스크 제31호중학교 운동장에서 유즈노사할린스크시한인회와 노인회 주최로 열린 전통 들놀이 행사 역시 같은 맥락일 터다. 삭풍 속에 진행된 행사였음에도 동포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흥에 겨워 즐거운 시간을 향유했고, 이 행사 중심에도‘사할린 한인예술단’이라는 문화예술이 함께 했다.

타국에서 잠시 버거운 삶을 접어두고 우리문화와 호흡을 통해 하나가 되고,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이국 재외동포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대한민국이 세계 최빈국에서 13대 경제 강국으로 우뚝 서기까지 조국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그럼에도 모국은 때로 시련과 아픔의 세월을 외면하기도 했고, 재외동포문제와 관련해 여전히 풀어야할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국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드높이고, 동포들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는 동포의 끈끈한 유대감과 그 매개 역할로써 ‘민족문화의 강물’이 도도히 흐르고 있음에 머리 숙이지 않을 수 없다.

700만 동포들은 그간 유량과 차별 속에서 남몰래 흘렸을 피눈물을 버리고 비우면서 삶을 여과하고, 내일의 태양을 꿈꾸었을 터이다. 그 삶들이 한(恨)의 문화로 승화되고, 굳건한 민족정신으로 자리 잡아 예까지 달려온 것이다.

문화는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힘을 동반하지 않는 문화는 곧 사멸한다. 동포들의 삶 속에서 지키고 보존한 우리의 민족문화는 오늘의 한국문화를 더욱 빛을 발휘토록 하는 힘이 되고 있고, 과 내일의 희망을 가꾸고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민족문화 계승과 발전에 매진해온 동포들의 발자취에 다시금 경의를 표한다. 아울러 차제에 정부와 관련 기관, 기업들이 이들에 대해 보다 더 적극적인 격려와 지원에 나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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