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한인 이중징용 광부 피해자비 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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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한인 이중징용 광부 피해자비 제막
  • 사할린 새고려신문
  • 승인 2007.07.1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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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한인 이중징용 광부 피해자비 제막식이 지난 4일 오전 11시 러시아 사할린 한인문화센터 앞마당에서 100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치러졌다.

이중 징용돼 돌아오지 못한 부친을 늘 그리워하는 사할린한인이중징용광부유가족회 서진길 회장의 발기에 의해 피해자비가 완공돼 이날 제막한 행사에서는 서진길 회장,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대한민국 총영사관 전대완 총영사, 주식회사 '코르웰' 박동원 사장, 사할린주한인협회 박해룡 회장을 비롯한 내외빈이 피해자비를 제막했다.

제막식 참가자들은 일본제국주의자들로부터 피해를 입고 부모형제·처·자식과 재회 못하고 돌아가신 1세 노인들을 위해 1분간 묵도했다. 사위는 일시에 고요해졌다. 제막식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눈 사할린한인이중징용광부유가족회 서 회장은 "… 오늘 나의 소원이 이루어졌다"며 "나의 부친도 이중징용되어 생사불명으로 제2차세계대전이 끝난지도 반세기 이상이 지났으나 우리의 심장은 일본제국주의자들의 만행에 아직도 치를 떨고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1939부터 1943년 사이 수 천명의 한인 젊은이들이 탄광에 강제징용되었고, 3천여명의 광부들이 일본으로 이중징용된 사할린 한인의 역사를 언급했다. 뒤를 이어 사할린주행정부 행정관리 오 나모코노브씨는 "오늘 기념비를 제막한 것은 일본군국주의 희생자들을 잊지 않고 추모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허용된 과오에서 교훈을 찾는 의미이다"며 "유감스럽게도 오늘도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억압하는 사실을 목격할 수 있으나 누구를 억압하면서 복리를 누리려는 자들의 교훈으로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대한민국 총영사관 전대완 총영사, 유즈노사할린스크 주재 일본 총영사관 나쯔이 시게오 총영사, 한국 '코르웰' 박동원 사장, 나가사와 시게루 재일·러한인문제연구원(일본 도쿄), 사할린주문화폰드 웨 벨로노소브 이사, 사할린주한인협회 박해룡 회장, 우글레고르스크 한인이중징용광부유가족대표 김원진씨, 사할린주한인협회 고문 아 쿠진 향토연구원, 워스토크한인노인회 정용송 회장, 몽산 스님 등이 참석해 1세 한인들의 뼈저리는 과거사를 회상하고 앞으로 이런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할 것을 다짐했다.

'코르웰' 박동원 사장은 추도사를 통해 "오늘의 이 위령비는 이중징역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을 위로하면서 또한 일부 인간들과 국가들의 분별없는 욕망과 사악한 행위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한 시대의 뼈아픈 사태를 고발하고, 후손들에게는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지구상에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주는 뜻깊은 행사이다"고 유가족회 일동의 노고를 치하했다.

한국불교집행위원장 몽산 스님(대홍사 주지)은 "한국 국회에서 사할린동포지원특별법안이 금년에 제정되지 않으면 또 몇 년이 걸릴까 모른다"면서 "이곳 동포들이 보다 더 활동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말했다.

서진길 회장은 비제막식과 관련해 "한국·일본·미국·중국·베트남 등 외국에서 축전이 보내오고 있다"고 전하며 위령비를 완공하는데 협찬한 사할린주 시행정부와 한·러 스폰서들에게 깊은 사의를 표하였다.
공식 행사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위령제를 지내고, 비 앞에 꽃다발을 증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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