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의 하늘에, 성조기와 인공기(人共旗)는 불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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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의 하늘에, 성조기와 인공기(人共旗)는 불타고 있는가?
  • dongpo
  • 승인 2003.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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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8월 29일에는 남. 북한의 운명을 가늠할 수 있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남한. 북한.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이 베이징에서 진행되며, 세계대학스포츠 축제-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가 대구에서 열리고 있었다. 전 세계 174개국의 젊은이들이 참가해 ‘하나가 되는 꿈(Dream for
unity)’을 기원하며 ‘벽을 넘어 하나로, 꿈을 펼쳐 미래로’라는 슬로건
으로 우정과 화합을 다지는 스포츠 축제에 남한의 반미급진세력의 ‘성조기
태우기’에 맞서 보수 쪽의 ‘인공기 태우기’가 표출되며 남한의 대구에,
광화문의 하늘에 성조기와 인공기는 불타고 있었다.

일제에 의해 국권을 강탈당한 후 조선인들은 일제에 순응하면서 민족의 실
력을 길러야 한다는 현실주의적 ‘친일파’들과 소련이 이끄는 반제국주의
동맹인 코민테른(Comintern)과 연계해 조선의 독립을 꾀해야 한다는 ‘빨갱
이’들로 나뉘게 된다. 그리고 해방 이후 한민족에게 있어 비극의 역사점
(歷史點)이었던 한국전쟁(6.25 전쟁:1950-53년)은 북위 38°를 경계로 남
(南)으로는 대한민국이, 북(北)으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고착되
어 현재까지 인류 유일의 분단국가로 존재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남한에서는 ‘친일파’와 새로이 등장한 ‘친미파’들이 주도하는 정권이
세워지면서 일본경제를 모델로 삼아 경이로운 성공을 거뒀다. 정치적으로는
체제 저항세력이 민주화의 동력으로 작용하며 경제발전과 자유주의에 기반
한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할 수 있었다. 반면 북한에서는 ‘빨갱이’들이 소
련의 모델을 받아들이면서 공산화의 길을 걸었다. 1955년 이래 김일성의 주
체사상을 공식적인 정치이념으로 (생산수단의 사회화. 중앙집권적 계획· 통
제경제. 폐쇄적 자력갱생의 경제체제를 지속하며) 사회주의화를 완료하였다. 약 반 세기가 지난 오늘, 통계청(2002년)자료에 의하면, 북한의 경제규모는 국내총생산은 남한의 30분의 1이며 1인당 국민소득은 13분의 1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95년 이후 현재까지 심화된 식량난으로 전체 국민의 9%인 약 2백 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대량아사라는 참사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비극적인 현실 앞에서, 통신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통합의 상징
인 망(網:web)의 시대. 정보지식사회로 진입한 오늘날에도 우(右)의 오만한
‘자유’와 좌(左)의 부식된 ‘평등’ 이데올로기 결투를 하고 있는 지구
유일의 분단국가 남한과 북한을 본다.

한반도는 유라시아의 대륙세력과 태평양의 해양세력이 마주치는 전략적인
요충에 자리 잡고 있다.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7억의 인구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을 합친 인구보다도 많으며 경제 규모는 세계 경제의 5분의 1
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한반도의 분단은 민족의 분단을 넘어 반도문화의
분단이기도 한 것이다.

21세기의 새로운 시대는 중심’의 세기에서 복합’의 세기로, 자주’의 세
기에서‘공주(共主)’의 세기로 전환되며 다중심의 그물망화로 재구성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 군사적 안정없이 경제번영은 불가능하며, 문화
의 정체성 형성 없이는 평화. 번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통계로 본 세계 속의 한국(통계청, 2002년)’ 을 보면, 한국인은 7천1백
만명(남한:4710만 명, 북한:2400만 명)이 한반도에 거주하며 700여만 명이
전세계 129개국에서 살고 있다. 세계 국가별 인구비율로 볼 때, 남한의 인
구는 26번째이며 남. 북한을 합친 인구는 14번째이다. 남한의 경제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은 4천7백66억 달러로 세계 12위이며 1인당 GDP는 1만13달
러로 26위이다. 선박 건조량은 세계 1위(6백82CG/T(표준화물선환산t))로 세
계시장 점유율 31.9%이며, 조강 생산량은 4천3백10만7천 톤으로 세계 6위이
다. 자동차는 3백14만8천대를 생산해 세계 총 생산량의 5.3%로 세계 6위이
다. 쌀 생산량은 세계 총생산의 1.2%인 7백19만7천 톤으로 세계 12위이며
인터넷이나 컴퓨터 등 정보기술(IT)분야는 세계 최고수준이다.
인구규모나 경제력. 공업화 등을 볼 때 영토는 작지만 큰 나라(强小國)인
것이다.

필자는 쓰레기 하치장이었던 불모지 난지도(蘭芝島)에서 세계인의 축제-월
드컵운동장으로 변신한 이 놀라운 현장에서 ‘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가슴
벅차 했던 2002년의 여름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붉은 악마의 상징이었
던 치우천왕(蚩尤天王:BC 2700년 전후의 전설적인 한민족의 영웅으로서 도
깨비대왕으로 전해온다)의 깃발이 물결칠 때, ‘하나가 되는 꿈’의 희망을
보았다. 우리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어울릴 수 있는 ‘화(和)’라는 문화
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안으로는 남과 북. 해외 700백만의 해외동포들을,
밖으로는 세계의 망을 엮어 그물망함으로써 한민족의 하늘에 희망의 깃발이
펄럭이는 날을 준비하자.
                     신영성 (현대미술가, 경희대 국제교육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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