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언어 적응에 최소 12개월 필요
“‘외래어 적응’…언어동화 어렵게 한다” 답해
2007-03-19 이석호 기자
국립국어원 의뢰로 문금현 교수팀이 설문조사한 ‘새터민 언어실태 조사 연구’에 따르면, 남북의 언어 차이로 소통에 불편을 느끼는 사람(21%)이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43%)보다 많지는 않았지만, ‘남한에 살면서 언어차이를 느끼지 않게 되기까지의 기간’에 대한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가‘최소 12개월(30%)정도가 걸린다’고 답했다.
또한, 새터민들이 남한의 언어에 동화되기 어려운 원인으로 ‘외래어 대한 적응’이 가장 큰 것으로 밝혀졌다.
문금현 교수팀이 실시한 어휘력 테스트 결과를 보면, 702개 조사 어휘 중 정확도가 60점 이하인 외래어가 전체에 8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테스트의 어휘정확도와 남한어 학습 불편도의 상관관계는 오히려 정반대로 나오는 흥미로운 결과를 나았다.
문 교수는 “남북한의 언어 차이를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어휘정확도가 높음을 알려주는 증거”라고 전했다. 하지만 새터민들은 ‘남한사람처럼 말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질문에 69%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답하며, 자신들의 언어에 대해 높은 애착을 가지고 있음을 보였다. ‘자녀들이 북한어를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50%가 ‘그렇지 않다’고 답해 북한어에 대한 애착을 보여 주었다.
한편, 새터민들이 남한사람들의 표현에 대해 빈 인사, 감사, 사과 표현 등이 많다고 느끼고 있었다. 남한 사람들의 의례적으로 “술 한 잔 해요, 전화할게요”라고 하는 경우 그 말을 그대로 믿은 경험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사례들이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