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

2006-11-03     신지혜

좐슨 씨가 카메라를 들고 서서
나와 그의 거리를 팽팽히 당긴다
잠시, 적막이 그대로 묵직하게 끼여있다
치-즈
그리고 플래쉬가 터졌다
공간이 터지는 것을, 깨지는 것을,
내가 적나라하게 파열했다
순간이 이렇게도 유리처럼
깨질 수가 있다니.
그때 산산조각 난 유리의 날개를 보았다
날았다
나는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는 얇은 종이속에
온전히 터짐으로써,
비로소 사진 한 장으로 기억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