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국가연금, 더 오래 일하고 더 많이 받는다

수령연령 68세로 단계 상승… 연금저축제 추가 도입

2006-05-31     코리안위클리

영국정부가 25일 지난 60년간 영국 연금제 사상 최대의 개혁안을 발표했다.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를 68세로 올리고, 수령액을 물가가 아닌 소득에 연동시켜 생활수준을 높인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는 새 개혁안은 인구 노령화와 저출산으로 국가연금(SP) 재정이 파탄 위기에 처한 현실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국가연금 수령연령을 높인다는 얘기는 근로자의 정년퇴직 시기를 늦춘다는 의미다. 현재 남자 65세, 여자 60세인 연금수령 가능연령은 2024년에 66세, 2034년 67세, 2044년 68세로 일괄적으로 올라간다. 대신 수령액을 물가가 아닌 소득에 연동시키는 방법으로 늘렸다.

2012년부터 적용될 이 제도는 퇴직후 소득이 60%까지 줄어드는 영국인들에게 최저임금 수준의 삶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물가에 비해 소득이 빠른 속도로 올라 연금 수령자들은 “근로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난하다”고 불평해 왔다. 즉 은퇴 연령을 늦춰 더 많이 일하게 되는 데 대한 보상으로 더 많은 연금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사람들은 ‘빨리 은퇴해서 연금으로 편한 노후를 즐기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번 개혁안이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이런 정서에 정면으로 맞서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이런 개혁에도 불구하고 국가연금 재정이 크게 좋아지기는 어렵다고 판단, 국가연금과 별도로 전국연금저축제도(NPSS)를 2012년부터 새로 도입할 예정이다.

근로자가 급여의 4%, 고용주가 3%, 정부는 세금공제 형태로 1%를 분담한다. 모든 영 국민이 자동가입되지만 희망자에 한해 탈퇴가 가능하도록 했다. 기업 자체적으로 NPSS보다 조건이 좋은 직장연금저축을 실시하는 경우에는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개혁안은 현재 47세 이상인 근로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 개혁안에 대해 노동계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영국 최대 일반직 노조인 아미커스 관계자는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승리”라고 밝혔다. 야당인 보수당도 기본 골격에 지지를 표명했으나 2012년 연금인상액을 소득에 연동시키기로 한 부분이 제대로 실행될 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