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순·미선 1주기 추모 동경집회

2003-06-23     ONEKOREA

제국주의의 야심이 부른 어이없는 살인 사건에 대한 분노와 두 어린 영혼에 대한 추모의 행렬은 국경을 넘어 서울에서 동경으로 그리고 다시 세계로 퍼져나갔다.

한반도에 평화를 !

6 · 13 반전 액션 실행위원회가 주최한 '미군 장갑차에 의한 효순 · 미선양 살인 사건 1주기 추모 집회'는 약 1000여 명의 일본 시민들과 재일코리안들이 참가한 가운데 아카사카(赤坂) 구민 센터를 추모와 자주 · 평화의 열기로 뜨겁게 달구었다.

두 여자 중학생 사망 사건에 관한 비디오 상영을 시작으로 진행된 오늘 집회는 국경을 넘어 평화를 향한 한 · 일 양국 국민들의 의지와 뜻을 하나로 모으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으며, 비디오 상영 도중 두 어린 소녀의 참혹한 죽음 앞에 눈시울을 붉혀가며 흐느껴 우는 그 울음들 속에서 민족을 뛰어 넘은 인간애에 대한 진한 동지감을 느낄 수 있었음은 나의 감성 탓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와다나베 ‘일 · 한 민중연대 전국 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인사말을 통해서 1년 전 한국에서 일어난 두 여중생 사망 사건과 몇일 전 일본 오끼나와에서 있었던 미군 병사에 의한 부녀자 강간 폭행사건을 거론하며 “사회적으로 비슷한 환경에 있는 일본과 한국 양국 민중들의 공고한 연대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동북아시아의 평화 더 나아가서 세계 평화를 담보해 내자”고 강조해 큰 박수를 받았으며, “추후 일 · 한 양국 민중연대의 적극적인 네트워크화를 이루어 동북아시아 평화 실현에 기여하자”며 한 · 일 민중 네트워크에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이번 추모 집회의 한국측 초청자로 방일 한 ‘6 · 13  1주기 추모대회 국민 준비위원회’ 조직위원장 김성란씨는 특별 강연을 통해 “6 · 15 남북 공동성명 발표로 인해 자주 통일에 대한 의지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던 시점에서 두 여중생 사망 사건이 일어났다”며 “ 이 사건을 계기로 한국 국민들이 미국을 보는 시각이 숭미주의에서 자주로 바뀌었고 이는 곧 SOFA 개정, 과거의 양민 학살, 미군기지, 주한 미군 문제 등에 대한 총체적인 변화와 재 개정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라며 두 소녀의 사망 사건이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 언급했다.

이어 벌어진 촛불시위에서는 1000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손에 들고 주일 미국 대사관 앞을 지나 히비야 공원까지 가두 행진을 하였으며, 이때 거리의 시민들이 손을 흔들거나 박수를 보내는 등 직접 참가하지 않은 많은 일반 시민들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동경의 밤거리를 환하게 밝힌 하나 하나의 촛불들은 향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물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공생에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우리의 희망은 작지만 소중하게 열매를 맺어가고 있었다.

바로 오늘 이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