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포기하는 삼성

다국적 기업과 무국적 기업

2005-10-23     김상진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국적 기업들이 많다.

IBM, NIKE, COCA-COLA 등.... 이름을 다 말하기도 힘이 들 정도로 이젠 세계가 하나의 시장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이고, 시장이 있는 곳에서 생산한다는 사고도 싼 재료와 노동력이 있는 곳에서 생산 하고 세금이나 규제가 약한 곳에 본사를 두고 세금과 규제를 피해가는 노력과 재주도 대단한 것 같다.

그들은 자신들을 어떻게 부르고 있는가.

세계기업, 글로벌 기업 등... 새로운 기업 경영 형태의 하나라고 하면서 여러 나라를 다니며 막강한 자본력과 브랜드 파워를 활용하며 현지에서는 로칼 기업으로 자처 하면서 로칼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밖에서는 세계를 상대로 냉정하고 치밀하게 가장 알차고 필요한 부분들만 취사선택하는 힘있는 기업들... 우리는 이들을 다국적 기업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에도 다국적 기업이라 할수 있는 기업이 있을까
"삼성"을 필두로 우리나라도 재벌 기업들이 서서히 다국적화 해 나가는 모습들이 보인다.
이는 치열한 세계 경쟁 체제 속에서 기업을 경영해 가며, 비교 우위를 통해 시장에서 살아남고 더 나아가서 보유하고 있는 모든 자산들을 잘 활용해서 상호 시너지를 최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기업의 자체 행위인 만큼 우리가 개인적으로 반가와 하거나 우려할 일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최근 "삼성" 측 인사들을 통해 들어본 내용이 못내 머릿속과 가슴속에서 잘 소화가 되지 않는 것은 왜 일까.

이른바 한국 최대의 기업이요, 국내에서는 경쟁할 적수가 없다고 까지 표현되는 삼성이 그들의 막대한 자본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세계시장에서 맹 활약을 하고 있고 한국의 대표 기업으로써 해외를 여행하며 만나는 광고판을 볼때마다 많은 분들이 한국인으로써 자부심을 느끼고 한국의 위상을 세계속에서 확인할수 있었다는 말들을 하곤 한다.

그러나 최근에 삼성측 인사를 통해 들은 그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조금은 충격이었다.
한마디로 삼성은 더이상 한국기업이 아니라는 것이며 (법적으로), 한국 기업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기위해 (의식적으로)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삼성의 전시장 또는 행사장, 심지어는 일반 대리점에 이르기 까지 삼성안에 한국을 상징하거나 한국의 이미지를 줄수 있는 장식이나 물건은 아예 부착을 하지 않거나, 차후에 알게되면 즉시 철거 한다고 한다. 일 예로 외국에서 삼성 대리점을 개업하는 대리점 사장이 한국인 지사장을 초청하여 개업 축하식을 하는 자리에서 자국기와 태극기를 함께 설치해 놓은 것을 보고, 한국인 지사장은 즉시 태극기를 치울 것과 함께 앞으로도 절대 태극기를 비롯한 한국적인 것을 비치하지 말것을 강하게 요청 했다고 한다. 대리점 사장은 이런 상황을 아직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삼성측 인사의 설명은, 삼성은 더이상 한국기업으로 인식 되거나, 한국과 연계되는 어떤 일도 하지 않는 것이 회사측의 방침이라는 것이다. "삼성은 본사만 한국에 있다 뿐이지 한국 기업이 아니라는 것이며, 본사도 필요하면 언제든지 해외로 옮겨 나갈 수 있다. 그러면 삼성은 한국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기업이다." 라는 설명은 한국인이라면 듣는 이로 하여금 뭔가 가슴속을 웅어리 지게 하는 뭔가 얼른 이해되지 않는 논리가 아닐까.

글로벌 시대에 기업의 경영 이념이나 마켓팅 전략을 놓고 국가관과 애국심을 따지자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국 내외에서 일고있는 "반 삼성 정서" 가 왜 생겨나고 있는지를 조금은 이해가 갈 것 같은 이야기 이며, 삼성의 이런 사고 방식과 전략이 다국적 기업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무국적 기업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IBM, NIKE, MICORSOFT, COCA-COLA 등이 우리는 미국 기업이라고 생각을 한다.
물론 법적으로 그들의 본사가 미국에 있는지, 그들의 공장이 미국에 있는지 우리는 잘 모른다. 하지만 일반 인들은 그들은 보며 미국을 떠 올리고 미국과 그들은 떼내서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의 SONY의 경우도 마찬가지라 여겨진다. 중국에서 생산하던 미국에서 생산하던 그들은 MADE IN SONY를 제창했고, 그것은 일본 SONY를 연상하며 세계속에서 판매되어 간 것이다.
이들 모두가 다국적 기업이다. 그래도 그들은 대 놓고 국적을 포기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병역 문제로 국적을 포기하는 사태가 사회적인 논란이 되었다.
그렇다면 세금과 규제 문제로 국적을 포기하는 기업의 문제도 사회적으로 논란이 될 것이다.
그동안 한국에 뿌리를 두고, 한국 국민의 도움과 정서 그리고 한국 정부와의 애증 속에서 오늘날 까지 성장 해온 삼성이라는 기업이 이제 한국 국적을 포기 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하는가.

아무리 국내외 적으로 "반 삼성" 정서가 있다고 하더라도, 삼성은 한국의 기업으로 남아 있어야 할 것이며, 지금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여, 한국민 으로 부터 인정받고 존경받으며 세계속에서 우뚝 선 자랑스런 세계속의 "다국적 기업"이 되어 주길 바란다.
한국에서 태어 났다가 한국민들의 원망과 질시 속에서 국적을 포기하고 "무국적 기업"으로 세계속에 떠도는 그런 삼성의 모습을 보기 원하는 이들은 없지 않겠는가.

우리가 외국으로 시집을 가던, 심지어 입양이 되어 간 경우라 해도, 어느정도 세월이 흐르고 성숙해 지면 고향과 정체성을 찾아 한국으로 오는 분들이 많은 것을 어느 방송국 프로그램을 보면서 새삼 느끼게 된다. 한 기업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세계속에서 글로벌 화 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세계화요 다국적 기업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삼성의 거듭나기, 삼성의 새로운 변화가 ,삼성의 광고 문구처럼, 국내외 한인들의 마음과 정서에도 따뜻하게 감동으로 와 닿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