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 애환 서린 ‘서울속 옌볜’

재개발 확정… 내년 상반기부터 철거 쪽방 절반 텅 비어…식당·상가 썰렁

2005-04-20     조선일보

[조선일보 2005-04-19 19:20]     

‘성공 신화’도 있다. 청과시장 입구에서 중국식 만두집을 꾸려가는 오순일(여·53)씨는 1995년 무단장(木丹江)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후 강남의 고깃집에서 7년을 일해 모은 퇴직금으로 지금 가게를 차렸다. 고향의 맛을 살린 덕에 저녁이면 중국 동포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유명한 가게가 됐다. 김씨는 “열심히 일한 덕분에 중국에 살고 있는 자녀들도 다 키우고 교사로 일하던 남편도 한국으로 건너와 국적을 취득했다”며 “이 모든 일이 대한민국 덕분에 가능했다”고 했다.

현재 주민과 상인들이 개발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할 뿐이다. 일부에서는 중국 동포들이 모여살 수 있는 소형주택촌 구상도 나온다.그러나 구로구 관계자는 “현재 디지털 1∼3단지에서 외국인 바이어를 상담하거나 생산품을 전시할 공간도 제대로 없어 개발이 시급한 형편”이라며 “차이나타운 일대는 이미 슬럼화돼 보존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최규민기자 [ min4sall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