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인터넷 커뮤니티

2004-12-12     김용필

세계 곳곳에서 조선족커뮤니티 사이트가 개설되어 운영됨에 따라 인터넷 조선족 전성시대를 맞고 있는 분위기이다.

따라서 조선족네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특히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정체성과 관련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민족역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볼 때 조선족은 세계 곳곳으로 흩어졌지만 결코 해체가 아니라 새로운 결집의 시대를 맞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지난 12월 8일 해외교포문제연구소(이구홍 소장)가 주최한 교포정책포럼에서 참가한 박금해 연변대학 민족연구원 교수는 재중동포사회의 현실을 짚어보고 바람직한 미래상을 제시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박 교수는 “조선족은 인구위기, 민족교육위기, 가치관의 혼동과 정체성의 동요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곧 해체될 것 같은 조선족사회의 위기를 보는 듯했다. 하지만 박교수의 결론은 “조선족은 결코 해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박교수는 “조선족사회는 결코 해체의 원심력만 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결집의 구심력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바로 이런 주장을 인터넷상의 조선족커뮤니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한마디로 최근 몇 년 사이 조선족사이트의 개설 추이를 볼 때 조선족의 인터넷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은 소수민족학교에서 민족역사를 가르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래서 젊은 층의 조선족은 부모의 이야기를 통해 들은 역사가 전부일 수밖에 없다. 할아버지 고향 주소가 전부인 경우도 있다. 또한 중국 주류사회 진출을 바라는 조선족은 조선어를 경시하고 조선어교육마저 빈약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에 인터넷상의 조선족커뮤니티는 조선족네티즌들에겐 무엇보다 좋은 교육의 장소가 되어가고 있다. 한족학교를 다닌 조선족들도 고등학생 정도가 되면 조선족사이트에 접속해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고 민족역사와 관련된 글을 읽음으로써 역사공부도 하고 조선어로 자기 의사를 전달하는데 이르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해체위기에 놓여있는 조선족에게 인터넷은 재결집의 장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높다.

현재 조선족커뮤니티 인터넷사이트는 30여개가 되며 개인 홈페이지를 보면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분명 인터넷은 조선족사회를 해체위기에서 건져주는 유익한 마당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인터넷을 통한 조선족네트워크 구축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