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서 ‘2019 광복절 축제’ 성황리 개최

몬트리올 한인들 모두 참여하는 스포츠 문화 행사로 자리매김

2019-08-29     서정필 기자

몬트리올한인회가 주최한 ‘2019 광복절 축제’가 8월 17일 햄스테드 공원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현지 한인사회 10개 종교 단체 소속원들과 100여 명의 현지인들을 포함해 1,000여 명이 참석해 성항을 이뤘다.

과거 오랫동안 대형교회들의 친선 체육대회 성격으로 치러지던 이 행사는 얼마 전부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몬트리올 한인 모두가 즐기는 몬트리올 한인들의 대표적인 문화스포츠 축제로 자리잡았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참여해 12가지 게임을 즐기는 ‘어린이 운동회’는 지난 2017년 시작돼 이제는 축제의 주요행사로 자리잡았다.

이날 행사의 시작은 아침 8시 우렁찬 징소리가 알렸다. 개회선언과 함께 어린이운동회와 구기종목 경기에 돌입했다. 행사를 총괄 진행한 한인회 경제부의 김종민 이사는 축제 개회식에서 “오늘 이렇게 많이 광복절 행사에 참가해주신 한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모두에게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74주년 광복절 기념식은 11시 20분 경 시작됐다. 이날 기념식은 ▲국민의례 ▲애국가, 캐나다 국가 제창 ▲묵념 ▲대통령 경축사 대독 ▲만세삼창 순서로 진행됐다.

전관병 전 국가유공자회장은 큰 소리로 “대한독립 만세! 대한민국 건국 만세! 몬트리올 동포사회 만세!”를 외쳤다. 이 날 기념식에 참석한 한인들은 공원 언덕에 놓인 대형 태극기를 바라보며 독립운동에 앞장선 열사들을 추모하고 조국의 평화통일을 기원했다.

특별히 이번 기념식에는 마크 가노 캐나다 연방 교통부장관이 참가해 축사를 했다. 해군대령 출신으로 캐나다 최초의 우주인이기도 한 가노 장관은 올해 몬트리올 한인회가 연방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도록 큰 도움을 준 친한파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축제가 임기 중 마지막 일정인 김영권 몬트리올한인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각자의 울타리를 넘어 서로 돕고 사랑하는 한인사회를 만들자”고 당부하고 “그간 성원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차기 33대 한인회장에 입후보한 남기임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몬트리올 지부장을 소개했다. 소개받은 남 지부장은 간단한 인사를 통해 차기 한인회장으로서의 각오와 당부를 전했다.

그는 이번 축제를 준비한 한인사회 5개 단체에게 캐나다 국회가 수여하는 사회봉사단체 인증서(Parliamentary Certificate)를 전달하며 한인사회가 캐나다 사회와 잘 융합하고 협력하며 동반성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인증서는 퀘벡한민족재단,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몬트리올 지부, 몬트리올한인청년회, 맥길대학교 한인학생학회, 몬트리올한인축구협회가 받았다.

다음으로 ‘몬트리올 한인상’ 수여식이 있었다. 올해 한인상 주인공은 지난 40여 년 간 몬트리올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애써 온 정희수 박사였다. 김영권 한인회장은 정 박사에게 상을 전달하며 “한인상은 몬트리올 한인사회 발전에 헌신한 큰 인물에게 1만 2천 전체 한인의 이름으로 수여하는 가장 영광스럽고 가치 있는 상”이라고 상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으로 광복절기념식을 마치고 점심시간 직전에는 ‘박 터트리기’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아이들은 모두 운동장으로 뛰어 나와 신나게 공을 던졌다. 부모들은 추억에 젖은 듯 흐뭇한 미소와 함께 아이들을 지켜봤다.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햄스테드 공원의 각 장소에서 구기종목과 여러가지 행사가 진행됐는데 한인회는 “올해는 참여팀 수에서 모든 종목이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7팀이 참여한 축구 경기에서는 호산나교회와 연합교회가 치열한 경기를 펼친 끝에 승부차기에서 연합 교회가 승리했다.

족구는 영사관팀을 포함해 사상 최고인 총 12개 팀이 참가해 가장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졌으며 역대 족구강자인 호산나교회가 그 명성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9팀이 참가한 발야구는 여성들로만 구성된 유일한 단체경기다. 그만큼 ‘한국 여성들의 파워와 열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올해는 오랜 연습으로 팀워크가 좋은 연합교회가 우승했다. 특별히 이번 발야구경기에선 ‘몬트리올세종학당’팀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몬트리올세종학당’은 대한민국정부 소속의 한국어학교로 만16세 이상 비한인으로 구성된 학교다. 9팀이 참가한 배구는 전통적으로 강팀이었던 성당이 우승했고 7팀이 함께한 이어달리기는 각각 4명의 주자가 열정적으로 뛰는 모습에 한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호산나교회의 우승으로 마지막 단체경기를 장식했다.

2시부터 시작된 가족프로그램(진행 박주연)은 이 날 가장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었다. 케이팝을 배경으로 한 장기자랑은 8팀이 참가했으며 우승은 가장 높은 호응을 받았던 유다인 양에게 돌아갔다. 장기자랑에 참가한 모든 학생들이 길게는 두 달 전부터 맹연습을 하며 준비한 내용을 뽐내며 매우 치열한 경쟁을 했고 시상에 매우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학생들의 춤솜씨는 아마추어 이상으로 뛰어났다.

팔씨름도 한인 남자들의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드는 프로그램이었지만 올해 여자 팔씨름 또한 대단한 경기였다. 간단히 진행될 줄 알았던 여자팔씨름의 신청자가 밀려들어 구경을 위해 모여든 한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행사 후 한인회 관계자들은 “올해 축제에서도 일등 공신은 역시 ‘자원봉사자’들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인회 측은 “올해는 작년보다 월등히 많은 한인들이 참가해 기존보다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젊은 청년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올해에도 성인과 학생 등 9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지원했으며 매길대 학생봉사단체인 메카(MECA) 홍세훈 회장과 일반자원봉사 팀장인 황지민양의 지휘 하에 축제에서 매 순간마다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