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덕-박주원 합동공연, 베를린 관객 사로잡다

재즈 하모니카와 집시 기타가 함께 만든 최고의 무대

2017-10-03     김복녀 재외기자


주독일한국문화원(원장 권세훈)은 9월 30일 한국 최고의 재즈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과 집시 기타의 1인자 박주원을 초청해 베를린 국제문화센터, 우파파블릭에서 둘의 합동 공연을 열었다. 이 공연에는 300여 명이 청중이 함께 했다.

최근 한국 음악계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두 사람이 한 무대에 오르는 것은 한국에서도 드문 일이다. 그래서 독일 현지에서 ‘100분의 매직타임, 전제덕 ‧ 박주원 공연’ 이라는 제목으로 펼쳐진 이번 공연은 여러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기에 충분했다.


공연이 시작되자 두 사람은 각자 레퍼토리 연주를 보여준 뒤 독일 팬들을 위한 특별한 협연 무대를 연출했다.

시각장애를 지녔지만 한 뼘 하모니카 하나로 한국음악계 스타가 된 입지전적인 연주자 전제덕은 베이스 기타리스트와 함께 무대로 나와 자신을 영어로 소개하며 “이 공연장이 나의 집이며, 청중들이 나의 손님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레퍼토리를 들려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첫 곡으로 연주한 스팅의 잉글리쉬맨 인 뉴욕부터 마지막 곡 파레스의 ‘키싸스,키싸스’까지 최선은 다한 연주로 청중들의 환호와 갈채를 받았다.

이어서 박주원 집시 기타리스트와 보컬이 무대 위에 등장하면서 자신들만의 환상의 무대를 만들었다. 특히 ‘슬픔의 피에스타’ 연주에는 관객들이 음악을 통하여 집시들의 참 모습을 연상하게 하는 엄청난 속도와 깨끗한 소리로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그는 “다음 공연 때는 제가 영어실력이 훨씬 향상돼 있을 것” 이라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뒤 축구스타 박지성에서 헌사한 노래 ‘캡틴 No. 7’을 소개하며 독일 축구팀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두 음악가와 보컬 팀들이 합동연주로 마음껏 예술적 역량을 펼쳐 청중들을 열광하게 했다. 속사포처럼 터지는 전제덕의 하모니카와 불꽃 같은 박주원의 기타 속주가 어우러진 이번 무대는 음악 언어로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의 감동을 선사했다. 모든 연주를 마친 뒤 첫 번째 앵콜곡까지 끝났지만, 청중들이 자리를 뜨지 않아 두 번째 앵콜곡 ‘써니’까지 연주된 뒤에야 공연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

공연을 지켜본 한 교민은 “가을밤에 그것도 가만히 거기에 서 있기만 해도 뭔가 나도 예술가처럼 느껴지는 멋진 공연 장소에서 말로 표현할 수도 없을 만큼 펼쳐진 멋진 공연을 즐겼다”며 “6명의 젊은 한국 청년들이 뿜어내는 음악 에너지에 타향살이의 버거움이 해소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한 현지인 관객도 “한국인 음악가들이 상당한 능력자들인지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 재즈 팬이 아닌 나같은 사람도 연주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아 정말 대단하고 감동적인 연주였음이 틀림없다” 며 “오래 오래 기억될 연주일 것 같다”고 찬사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