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공중파 방송 "한인아파트 연쇄 절도행각 배후에 한인청년들" 보도

상파울루 한인촌 절도용의자로 동포청년들 연루 의혹 제기..총영사관 사태 예의주시, 경찰 공조에 나서

2015-01-25     허겸ㆍ이석재 기자


   지난해 잇달아 불거졌던 상파울루 한인 아파트 연쇄 절도사건의 배후에 한인 동포청년들이 연루된 정황이 포착됐다고 브라질 공중파 방송이 보도, 파문이 일고 있다.

  주상파울루한국총영사관(총영사 홍영종)은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치안당국과 공조에 나섰다.

  브라질 최대 공중파 방송 글로보(Rede Globo)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한인 동포청년들이 아파트 절도사건에 가담한 정황을 잡고 경찰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상파울루 8개 지역에서 총 50여 건의 아파트 절도 사건이 있었으며 이 가운데 한인 청년들이 용의자로 가담한 정황이 경찰의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처음으로 드러났다.

  방송은 모자이크 처리 없이 용의자들의 인상착의가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하고, 범행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동양인으로 보이는 이들이 등장한다.

 영상 속 용의자들은 CCTV는 아랑곳하지 않고 백주에 간 큰 절도행각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은 이들이 대담하게 뜯거나 파손시킨 출입문도 영상에 담았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동양인이라는 점을 이용해 아파트 경비의 눈을 쉽게 속이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용의자들이 범행 장소를 사전에 물색한 단서도 확보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홍영종 총영사는 이날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인아파트 절도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수사진행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경찰 당국에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그 동안 빈발하는 한인아파트 연쇄 절도사건의 배후에 한인 범죄조직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은 오래 전부터 현지에서 나돌았다. 하지만 경찰의 늑장 수사와 미흡한 초동 대처로 범인 검거율이 극히 낮아 범죄조직 소탕까지 이르진 못했다.

  특히 한인들이 밀집해 살고 있는 봉헤찌로, 아끌리마썽, 깜부시 등이 범죄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된 데다 한인들의 아파트가 집중적으로 피해를 당하면서 동포들의 불안감은 나날이 가중되고 있다.

  신고 되지 않은 사례를 포함하면 한인들의 피해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도난 사실을 신고하기 위해 경찰서에 갔다가 도리어 금품의 출처에 대해 집요하게 질문을 받거나 장시간 기다리는 일이 빚어지면서 한인들이 피해 신고를 꺼리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범인 검거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에 앞서 지난해 연말 이제노뽈리스 지역에서 한인아파트를 침입해 금품을 털고 달아나다 붙잡힌 용의자가 20대 초반의 한인청년 조모씨라는 사실이 밝혀져 동포사회가 충격에 휩싸이기도 했다.


  조씨는 돈을 빌리기 위해 삼촌의 집에 온 것이라며 아파트 경비에게 거주자의 이름과 아파트 번호를 버젓이 전달, 아무런 의심을 받지 않고 마치 제집 드나들듯 아파트를 출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시 밖으로 나온 조씨가 열쇠공과 함께 올라가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경비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조씨의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연쇄 절도사건과의 연관성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주정부 공안국은 지난 2013년부터 총 47건의 동양인 집중 거주 아파트 절도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 사건과 관련, 피의자 6명을 구속해 재판에 넘기고 용의선상에 오른 4명을 검거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정부는 범행에 가담한 동양인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할 뜻을 밝혔다고 방송은 전했다.


  서울=허겸 기자 khur@dongpo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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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파울루(브라질)=이석재 재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