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 총영사관은 쉴 틈이 없다!"

<인터뷰> 홍영종 주 상파울루 총영사

2014-09-09     이석재 재외기자

2014년 브라질 월드컵도 이제 막을 내렸다. 비록 한국 팀은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브라질 사회에 한국을 알리는 데 많은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다. 한국의 삼성과 엘지, 현대와 기아를 비롯한 대기업들은 이미 브라질에 진출하여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고, 한국의 크고 작은 많은 기업도 브라질 진출을 원하고 있다.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5만 명의 브라질 교민들을 위해 한국과 브라질 간의 교각 역할을 하는 총영사관이 있기에 우리 한국인의 위상이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작년 10월 말 상파울루에는 홍영종 총영사가 부임했다. 안으로는 5만 교민의 살림을 책임지고 밖으로는 한국의 기업들이 브라질에 진출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자 우리 기업지원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한국문화원을 건립해 한국 문화와 예술을 알리는 데 힘쓰며, 교민들의 치안을 위하여 현지 경찰서를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한국교육원을 통해 교민 2, 3세에게 한국에 대해 교육하고, 현지인에겐 한국어도 가르치고 있다. 브라질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이 성공을 거둘 수 있게 홍영종 총영사는 오늘도 브라질 방방곡곡을 다니며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홍영종 총영사를 만나서 그와 함께하는 브라질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저는 외교부에 입부한 후 독일 Marburg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였으며, 해외에서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아프리카, 런던, 일본 나고야, 미국 워싱턴 등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외교부 총무과장과 여권관리관을 역임하였으며, 공관장으로서는 2010년 주 두바이 총영사를 거쳐 2013년 10월에 이곳에 부임했습니다.

❚ 브라질에 오신 소감과 그동안 느끼신 점은?
- 상파울루에 오기 직전에 무더운 중동에서 근무한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날씨가 좋아 행복합니다. 그리고 우리 교민들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교민사회를 훌륭하게 일구어 놓은 점이 놀랍고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저도 교민사회 발전을 위하여 미력하나마 기여하고 싶은 생각입니다.

❚ 지난 1년간 진행하셨던 업무를 말씀해주십시오.
- 무엇보다도 가장 보람 있는 일로는 2014년 브라질 축구월드컵 개최 기간에 우리 응원단 및 브라질 동포들이 큰 사고 없이 월드컵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월드컵 개최에 앞서 브라질에서는 월드컵 반대시위 및 파업 등으로 치안상태가 극히 불안해 많은 우려를 나았지만, 저희 나름대로 안전대책을 준비했던 것이 효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선 외교부에서 월드컵 취재 기자단 및 응원단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부터 안전 관련 설명회를 개최하였으며, 한국전이 열리는 3개의 도시에 임시영사사무소를 설치ㆍ운영하였고 매 경기마다 외교부 및 경찰청 파견자들과 총영사관 직원들이 경기장 입구에서 직접 안전 리플렛을 배포하기도 하고, SNS를 통해 브라질 현지 치안상황 및 안전지침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이번 월드컵은 우리 국민들의 인명피해 없이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안전 월드컵이 되도록 협조해 주신 브라질 한인회 및 교포 여러분들과 또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현대자동차 등 우리 기업 관계자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둘째로는 현재 이민 50주년 기념 장학재단을 설립 추진 중입니다. 지난해 브라질 이민 50주년 기념행사를 추진하다 남은 정부지원금을 활용해서 브라질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동포 자녀들을 돕기 위해 장학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관 작성을 마무리하였으며 필요한 절차를 거쳐 조만간 브라질 당국에 정식으로 등록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지금 브라질 한국학교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많은 분이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하여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만 한국학교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우리 브라질 교포사회의 자존심인 한국학교를 지켜나갔으면 하는 희망을 품고 저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 한국 기업들이 브라질 진출에 성공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신다면?
- 현재 브라질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하여 불경기를 겪고 있지만, 자원 부국으로서 세계 제7위의 경제대국이고 인구 2억 명을 상회하는 남미 최대의 시장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진출하여 경제활동을 할 필요가 있는 매우 매력적인 나라입니다.

그러나 브라질은 노동, 세제, 통관 및 상관습 등에 있어 복잡하고, 불투명한 요소가 많으므로, 브라질에 진출하고자 하는 중소업체 들은 철저한 사전 준비 및 현장조사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현지 투자 이전에 선발팀 파견 등을 통한 현장 경험(약 6개월 정도)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현지 노동관계법이 매우 엄격하여 현재 이곳에 진출해 있는 관련 업체들이 노동 관련 분쟁으로 많은 애로를 겪고 있는바, 현지 노동관계법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이번 달에 열리는 ‘한국 문화의 날’ 행사 외에도 계획하시는 일이 있는지요?
- 한국문화원이 2013년에 개원을 했지만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로 브라질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국문화원을 알리는 데 힘을 쏟으면서 문화원을 한류 문화 전파의 첨병으로 삼아 K-pop 공연, 태권도 시범, 한국영화 상영, 한식 조리 체험행사 등 한국문화 알리기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 악화된 브라질 경기로 힘들어하는 교민들에게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 올해 브라질은 연초 카니발 기간, 6~7월 브라질 월드컵행사로 일부 호텔, 관광, 외식업계 등에서는 호황을 누렸지만, 브라질의 전반적인 경제는 여전히 불황을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동포들 대부분이 종사하고 있는 의류업계에서도 상당한 침체를 겪고 있으며 10월 브라질 대선을 앞둔 현재의 전망도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중국, 볼리비아인들이 저가 노동력을 무기로 중저가 의류제품분야를 잠식하고 있어 우리 동포들이 더 많은 애로를 겪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경제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는 브라질경제가 조속한 시일 내 회복되어야 하겠지만, 한인사회 내에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디자인 고급화, 자체브랜드 개발, 원단 공동구매 등)을 강구해 나가야 하겠고, 교포 2세, 3세들의 직업 업종을 다변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남은 임기 중에 총영사님의 바람이 있다면?
- 첫 번째로는 한국의 거리로 지정된 Bom Retiro에 한국 상징물을 설치하고 싶으며, 현재 추진하고 있는 이민 50주년 기념 장학재단 설립을 마무리하고,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학교 문제를 수습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 브라질 교포사회는 여러 면에서 훌륭하지만, 아직 교포은행이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우리 교포사회의 발전과 보다 나은 장래를 위하여 은행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은행에 뜻있는 교포들이 관심을 갖고 교포들이 주도하는 은행이 머지않아 이곳 상파울루에 설립되었으면 하고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