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첫 한인 이민자 출신 아르헨 주교 탄생
문한림 신부가 그 주인공, 부에노스아이레스 산마르틴 성당에서 서품식 거행
2014-05-06 계정훈 재외기자
산마르틴 교구장인 기셰르모 로드리게스 멜가레스 주교가 집전한 문한림 주교 서품식에는 마리오 뽈리 추기경을 비롯한 오스까르 오헤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 등 아르헨티나 카톨릭 교회의 수반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인사회와 산마르틴 주민들의 대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서 개최됐다. 이날 서품식은 밀려든 인파로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없자 성당 야외광장에도 두 개의 대형 화면을 설치하고 좌석을 마련했다.
한인사회에서는 한병길 대사 내외를 비롯한 공관직원들, 이병환 한인회장과 단체장들, 문 주교의 어머니 박원일 여사와 가족, 한인성당 신자들, 그리고 많은 지역 주민들이 참석해 기쁨을 함께 나눴다.
문 주교는 "무엇보다 평생을 사랑하고 나의 삶을 주신 주님의 은총 속에 산마르틴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근원으로 보좌주교로서의 사명을 다 해 나갈 것이고, 우선적으로 신자들과의 소통, 교회의 결속에 신경 쓰겠다"면서 "산마르틴과 3 de Febrero 주민들, 그리고 한인사회에 감사드리고, 내가 태어난 조국 대한민국과 나를 성숙하게 만든 조국 아르헨티나에 무한한 긍지를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주교는 이어"예수님은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않고 홀로 남지만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하셨다"면서 "저도 이 같은 주님의 말씀과 희망 속에 살고 싶고, 예수님이 부활해서 행복과 영생을 위해 우리를 동반하고, 우리에게 길을 비춰 주시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신다는 것을 항상 마음 속에 간직하고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문 주교가 입은 제의는 한국의 장익 주교가 보내 온 것으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4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5월 4일 여의도에서 103위 순교선열을 시성했을 당시 입었던 교황 제의를 만들고 남은 천으로 또 하나를 만들어 보관했던 것이다. 문 주교의 제의 문양은 임금들이 용포에 사용된 구름 문양이다.
서품식이 절정에 달하자 신자들은 합동 기도를 올리는 한편 마리오 뽈리 추기경이 문 주교에서 '성모경'을 한국말로 낭송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이를 이행했다.
문 주교는 가톨릭대 신학부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76년 가족과 함께 아르헨티나로 이민해 1984년 현지에서 사제품을 받았고 주교로 임명되기 전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의 코스마와 다미아노 성인성당의 주임 신부로 사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