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한인 2세들 시애틀 최대 부동산회사 굴복시켜

한미연합회 워싱턴지부(KAC-WA), 억울하게 폐업위기 몰린 한인 델리점 구해내

2014-04-21     재외동포신문


한인 2세들이 힘을 합쳐 시애틀 최대 부동산 회사를 굴복시켜 건물주의 일방적인 횡포로 폐업 위기에 놓인 한인 델리점을 살려냈다.

시애틀 다운타운 1가와 2가 사이 매리언 St에 위치한 익스체인지 빌딩에서 ‘오리지널 델리’를 운영했던 방성규(57)씨와 방은영(53)씨 부부는 19일 열린 한미연합회 워싱턴지부(KAC-WA) 2014년 출범식 행사를 참석, 그 동안 진척된 델리점 문제를 자세하게 전했다.
 
방씨 부부는 이 자리에서 “익스체인지 건물주는 보스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비콘 캐피털 파티너스라는 회사이며 시애틀에서 가장 높은 76층 짜리 컬럼비아 센터도 소유하고 있는 미국 최대의 부동산 회사 가운데 하나”라며 “결국 컬럼비아 센터 1층에 ‘오리지널 델리’를 대신해 다른 음식점으로 다시 문을 열기로 18일 최종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컬럼비아 센터에는 기존 델리점이 있어 불가피하게 다른 음식을 메뉴로 하는 식당을 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컬럼비아 센터에서 식당 공사가 조만간 시작돼 6~8주 정도 공사를 거치면 6월 정도에 컬럼비아 센터에 방씨가 운영하게 될 새로운 음식점이 문을 열게 된다.
 
이에 따라 건물주 측의 일방적인 요구에 따라 2월 초 익스체인지 빌딩에서 7년간 운영 해오던 ‘오리지널 델리’ 문을 닫아야 했던 방씨는 4개월여 만에 근무 인력만 4,000여명에 달하고 하루 유동 인구가 1만명이 넘는 컬럼비아 센터에서 음식점을 다시 운영하게 됐다.

 
건물주는 방씨에게 5개월 동안 렌트비를 받지 않기로 했고, 4만~5만 달러가 들어가는 음식점 셋업 비용도 자신들이 부담 하겠다는 좋은 조건을 주기로 했다고 방씨 부부는 설명했다.
 
방씨 부부는 “미국 굴지의 부동산 회사가 한 개인에게 이처럼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시애틀 최고 빌딩에 가게를 열 수 있도록 해준 것은 순전히 KAC-WA 덕분”이라며 “앞으로 KAC-WA의 홍보대사가 되겠다”고 감사해했다.
 
1985년 미국으로 이민 온 방씨는 7년 전 은행 대출을 받아 22층짜리 건물인 익스체인지 빌딩 1층에 있던 ‘오리지널 델리’를 20만8,000달러에 구입해 부인 방씨와 함께 새벽부터 오후 늦게까지 일하며 운영 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 이 빌딩을 6,600만달러에 매입한 비콘 캐피털 파트너스는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를 이유로 지난 1월 방씨 부부에게 2월7일까지 비워 달라고 통보했다. 건물주는 2015년 가을까지 리스계약이 돼있지만 필요할 경우 30일전에 퇴거 통보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을 들어 이 같은 결정을 했다.
 
방씨는 불황으로 장사가 안돼 월 5,300달러의 렌트를 감당할 수 없어 2~3년 전 렌트를 4,000달러 수준으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계약서에 이 같은 불합리한 규정이 들어 있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사인을 했었다.
 
이 같은 안타까운 소식을 듣게 된 KAC-WA는 시애틀지역 TV방송국인 King-5 멜리사 한 기자에게 방씨의 억울한 사연을 보도 하도록 했으며 현재 워싱턴대학(UW) 로스쿨에 재학중인 이승영 회장과 서영민∙이준우∙앤젤리 정 등 변호사들이 주축이 돼 건물주 측과 담판에 나섰다.
 
물론 시애틀지역 한인 언론들도 대대적인 보도를 하며 건물주 측을 압박했다.
 
결국 건물주는 KAC-WA소속 전문인들이 압박을 가하고 언론까지 횡포를 지적하고 나서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자신들의 처사가 비도덕적이며 횡포라는 여론을 막아내기 위해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상상도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며 방 씨에게 음식점을 다시 열도록 해준 것이다.
 
한편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방씨와 함께 익스체인지 빌딩에서 쫓겨나게 된 한인 폴라 김씨가 운영하는 선물 가게점 ‘구디 박스’도 공사를 마친 뒤 그 자리에 그대로 있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건물주 측은 공사 기간 동안 손해를 보는 비용도 보전해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한인 지도자들은 “이번 사례는 한인 1세대와 2세대들이 서로 소통하며 힘을 합칠 경우 미 주류사회에서 이처럼 엄청난 파워를 과시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기사제공 시애틀N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