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들, ‘보팅 파워’ 키우자”

김길남 국제한민족연구재단 이사장, ‘나도 유권자’ 세미나서

2013-05-09     고영민 기자

“중국동포들이 생업으로 바쁜 가운데 최근 유권자연맹을 창립한 목적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똑같은 투표권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는 집단화된 보팅 파워(voting power: 투표력)를 키우면서, 요구사항을 어떠한 방식으로 정치권에 전달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김길남(사진) 국제한민족연구재단 이사장은 중국동포유권자연맹이 9일 오후, 서울 당산동 영등포구의회 3층 회의실에서 개최한 ‘5·10유권자의 날 기념세미나: 나도 유권자’에서 재한중국동포들의 권익신장과 관련해, “물질적 지원이 아니더라도 구청 등 지자체가 기술·취업교육 형태의 다양한 적응프로그램을 지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김 이사장은 “한국정부는 사할린에서 온 어르신들은 물론, 북한이탈주민도 정착금 등을 통해 지원한다”며, “이러한 점에서 재한중국동포들도 ‘귀국동포지원법’ 제정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이를 반대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정치인들에 대해선 낙선운동 등을 펼치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고 제안했다.

김 이사장은 하버드대 법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시카고에서 소수민족 및 저소득층 유권자 등록운동 등을 펼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수많은 지지자로부터 소액의 정치후원금을 모금 받아 지난 1996년 일리노이 주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과정을 설명하며, “중국동포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관련정책을 제도권에서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대표(국회의원)를 만드는 노력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영등포구 지역의 경우, 소속 정당에 상관없이 구청장 후보자에 대해 ‘귀국동포지원센터 설립’ 등의 공약을 제시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며, “유권자 파워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선거에서 표가 필요한 사람에게 압력을 넣는 것이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김 이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인종차별이 심한 곳은 다름 아닌 한국이며, 우리 역사에서 고조선, 고구려, 발해를 제외하고 다민족사회를 경험한 적이 별로 없다”며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 내에서 인식의 전환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영민 기자]